[닥터차🚙] 출근 71일 차

블로그를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3일이나 지났다니. 내가 그렇게 바빴나? 🤔

지난 주 금요일에는 망원동의 독립서점을 6군데 정도 돌아다니며 읽어볼 책을 골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유명하지 않은 책을 읽길 원하면서, 인터넷에 아예 리뷰가 없는 책은 꺼리게 된다. 어느 정도 사람들이 괜찮다고 평가했으면서도 대중적이지 않은 책을 원하지 않는 것.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근래 관심있는 주제는 제로웨이스트, 식물, 인생 그리고 돈이다.

• 제로웨이스트는 원래 관심은 있었지만 회사 다니면서 잠시 잊고 살았는데 독립서점에 진열된 책을 보고 "아, 나 이거 좋아했지?"라며 떠올렸다. 관심 있던 책은 알고 보니 예전에 구독했던 유뷰버가 냈던 책이었다. 역시 나의 취향은 바뀌지 않는 것인가. 책을 사지 않고 유튜브를 다시 보기로 했다.
• 4종류의 식물을 키우고 있다. 스킨답서스, 홍콩야자, 아이비 그리고 브뭐시기 고사리다. 종류를 더 늘리고 싶기보단, 내가 모르는 식물들에 대해 은연중에라도 기억하고 싶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것은 식물학자의 노트. 어렸을 때 식물 관련된 일을 하는 게 꿈이었는데 커서도 이런 잔상으로 남아있다.
•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는 이번 주말 6시간 내에 다 읽은 책으로, 60세 넘으신 분의 고된 취준 생활과 가정 이야기를 보여준다. 나이 들면서 어떤 모습으로 나를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실 내가 40대까지 살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 어제 황현희 유튜브를 구독해서 몇 개 보고 앞으로 돈과 관련된 책을 읽겠다 다짐했다. 등기부등본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20대라는 말에 '나다~ 내가 계약할 때 몰라서 유튜브로 다 찾아봤는데^^' 혼자 중얼거렸다. 새마을금고 3.7% 이자율에 눈 돌아서 당장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 세대에는 예금 이자율이 20%였다고 한다. 지금 이 수치에 내가 좋다고 박수칠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돈 공부하자.

근래에는 타이어 스쿼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원래 목표는 이번 주까지 작업하고 마무리 짓기로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지, 아니면 연장하게 될지 궁금하다. 처음 들어온 나는 뭐가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 (릴리리야)

한 번 작업하면 예상한 만큼은 남기고 가고 싶어서 한 주에 1~2번은 자발적 야근을 한다. 작업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퇴근 이후의 삶이 없다. 나는 아무리 늦게 퇴근해도 30분 이상 산책하는 건 하는 편인데, 이러고 씻으면 자야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역동적인 운동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이번 주에는 퇴근 시간을 스스로 조정해 보면서 나의 밤을 떠올릴 수 있도록 나를 길들이려 한다.

어제 프로젝트같이 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회사에서 개발하는 것과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장 큰 차이를 '사용자 경험을 통해 개선하는 작업의 유무'라고 했다. 모든 회사가 그렇진 않겠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표를 추적하여 이탈률을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UI나 비즈니스 로직을 바꾼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해서 이걸 끝났다고 할지 참 궁금하다. 어디까지가 목표일까?

이와 다르게 또 다른 것은 마케팅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때는 따로 마케터가 붙는 것도 아니고 개발자가 대중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는다. 보통은 개발자들에게 '나 이거 만들었어!'하고 끝나니까. 결국 우리의 대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세상에 보여지기까진 정말 운이 따르거나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이드 프로젝트 할 땐 돈이 없으니까 광고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에는 내가 이제까지 작업한 것에 대해 정리하고 신입으로서 실수했던 것들에 대해 글로 작성하며 혼자 반성하고 많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예정이다. 하하하하하하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