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럭스🦾] 52일 차

hotbreakb·2023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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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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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헬렌입니다. 이번엔 말투 좀 바꿔보려고요. 어떤 게 더 잘 읽히는지 느껴보세요.

그들의 칭찬

여느 때와 같이 회사에서 하루 10번 넘게 웃다 퇴근합니다. 다른 분들의 리액션 하나하나가 알차거든요.

0~10점까지 리액션의 수준을 점수로 매기자면, 팀장님은 10점 선생님(다른 사수님)은 1점입니다. 저는 7점 같고, 새로 오신 분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르겠어요. 얼마 전에 G 프로젝트에 들어갈 웹을 간단하게 만들 일이 필요해서 레포를 만들어 작업하고 AWS S3로 배포하는 일을 했습니다. 어려운 건 없었으나, 다른 부서에서 전해준 docx 문서의 내용에 html 태그를 하나씩 달아야 하는 게 지루했고, Bitbucket을 제 이름으로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비밀번호 설정하는 게 오래 걸렸습니다. S3 배포는 해본 적이 있어서 금방 했습니다. Bitbucket에서는 Github Action과 같이 파이프라인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브랜치에 push하면 자동으로 S3에 배포하는 걸 선생님의 도움으로 성공해서 머리에 폭죽 터진 기분이었습니다. 입사하기 전 혼자 해보았을 때는 Github Action 중 하나의 액션이 버전이 맞지 않아서 에러가 많아 실패한 경험이 있었거든요. 이걸 가져다 쓰신 팀장님께서 "OO양, 진짜 너~~무 잘했다. 진짜 짱이야!"라고 말해주셨을 때 팀장님께 쌍따봉을 날렸습니다. 사소한 거 하나에도 칭찬을 격하게 해주시는 팀장님 덕분에 일할 맛이 납니다.

더 알갱이 같은 일도 있었습니다. 근래는 설이 다가오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 시즌이었습니다. W 프로젝트의 코드를 보면서 예전에 적용되었던 inline styling을 export 하는 방식으로 변환하였다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 "잘했네"라고 해주셨습니다. 반응도 1점인 선생님께서 내뱉으시는 말씀은 귀를 쫑긋 세워 듣고 싶을 정도로 달달합니다. "끼얏"하고 소리를 내었고 마치 1초 피카츄 같았습니다.

다른 색상의 알갱이도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지도하시다 질문을 하셨는데 당장 자신있게 답변할 자신이 없었고,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몰라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모른다고 하는 것도 잘하는 거예요"라고 하시며 찾아봐주셨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뉴런이 연결 짓지 못했나봅니다. 모른다고 말해도 칭찬받는 저는 1.5개월 아이 같습니다.

경력이 길지 않아 아직은 지금처럼 회사에서 어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책임감 없이 지내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싶습니다. 칭찬이든 조언이든 부드럽게 들을수록 코에 스치는 옷의 향기처럼 저에게도 스며드는 거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검은 토끼의 복을 다 받아서 좋은 분들을 만나 뵙게 되었나 싶네요.

개발자의 출근 복장

어제는 설 연휴 전날이었습니다. 월요일에 "금요일에 일찍 끝난대! 좋지!"라고 팀장님께서 크게 외쳐주셔서 저도 앉아서 깡총깡총 몸을 흔들었습니다. 오후의 시간을 온전히 나의 개인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복입니다. 점심시간에는 회사분들과 소파와 의자에 모여 앉아서 훈화 말씀을 듣고 명절 선물을 받고 점심을 배 터지게 먹은 뒤에 팀원분들과 1층 카페에서 개발에 대한 담소를 나눈 뒤 2시 즈음에 퇴근하였습니다.

퇴근한 이후에는 평일 낮에 하면 좋을 일을 찾아서 했습니다. 옷 구경을 했거든요. 저에게 자극을 준 사람은 유튜버가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할수록 옆 사람의 취미를 따라 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팀장님께서는 요즘 코틀린, 리액트 네이티브 그리고 네스트에 관심이 많으신데, 저는 RN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입사하기 전에도 할 기회가 있긴 했지만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들여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은 팀장님께서 팀원들에게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해 주시고 같이 하면 된다는 의지를 심어주셔서 자발적으로 나서고 싶습니다. 하게 되면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코딩도 잘하시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사실 그분의 옷차림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브이로그나 블로그 보면 그 사람이 뭐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이제는 점차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옷의 색상도 팔레트로 찍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영감을 받아 대학생 때도 하지 않던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양갈래를 하고 크롭티도 입었습니다. 염색에도 관심이 생겼고, 이왕이면 피부가 좋아지면 좋을 거 같아서 마사지도 하고 있고 더 나아서 옷핏을 개선하고 싶어서 운동도 꾸준히 나가고 있습니다. 모두들 저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고 계십니다. 새로 오신 분은 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회사에서 뭐라고 하진 않을지 궁금하실 거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다른 사람에게 악영향을 주는, 회사의 이미지를 해치는 옷차림이 아니면 내버려뒀으면 합니다. 제가 이 회사의 면접에 갔을 때 검은 티에 하얀 후드 집업을 입고 갔는데, 만약 그때 옷차림 때문에 지적을 받았으면 안 다닐 생각이었습니다. 저의 영역은 지킬 겁니다.

교복을 입을 때는 사복을 입는 게 싫었습니다. 굳이 아침에 시간을 내어서 고민해야 하는 게 귀찮았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옷의 소재를 만져보는, 어울리는 색상과 옷을 찾는 시도가 부족했다는 걸 20살 넘어서 알았습니다. 이제서야 시도하려 하니 지나간 세월이 아깝지만, 지금이라도 놓치지 않고 시도하려 합니다. 지금 관심있는 건 검은색 숏 자켓입니다. 참고로 상의는 제가 긴 맨투맨을 수선한 옷입니다.

혹시 옷차림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으신가요? 반응해 주시면 5일 치를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설이 끝난 뒤에는 회사가 불타오를 예정이라 야근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지금 흐느적흐느적 본가에서 쉬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편안한 연휴 보내셨으면 합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남겨주세요. 하루 중 10분의 집중력을 끌어모아 답변하겠습니다.

다음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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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프론트 개발자, 헬렌입니다.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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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5일

5일 치를 올리세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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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9일

뭔가.. 글의 어투는 딱딱하지만 이전 글들과 비교했을 때 더 활기차다고 해야하나?
그런게 뿜뿜 느껴집니다.

글은 친근하지 않지만 글쓴이가 정말 자기의 색깔에 맞는 팀을 만나서 잘 해나가고 있구나, 본인도 만족하고 팀원들도 본인을 잘 봐주고 있구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옷은.. 살이 찔수록 어두운 색을 찾아입게되고.
살이 빠질수록 밝은 옷을 찾아 입게됩니다.
살이 빠지면 빠질수록 밝은 색감의 옷이 정말 잘 어울려요

아이고 많이 늦게 왔네요.
변명을 좀 하자면.. 설 끝나고 방 알아보러 다니느라고 바빴습니다.. 헬렌님의 글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좀 급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방 온도 9도..

2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