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업돼지는 진행중
항해에 들어와서 두 번의 개인 프로젝트를 했고, 네 번째 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그 중 팀 프로젝트의 회의들을 기억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1주차 미니 프로젝트(jQuery, python(jinja활용))
→ 다들 아는 것이 없어서 회의할 것이 없었다.
제일 시간을 많이 쏟았던 건 github conflict 해결하기..
주특기 이후 프론트-백 협업 미니 프로젝트
→ 첫 날 아이디어 회의 및 API를 정할 때는 하루 종일을 쓰긴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버그가 나거나 API에 문제가 없다면 일정 공유 정도였다.
클론코딩 프로젝트
→ 어떤 곳을 클론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한 번 정하면 기능이나 UI 모두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정 외에는 회의할 주제가 그다지 없었다.
같은 프론트엔드 분들과는 역할 분담이나 질문을 많이 주고받긴 했지만 잡담도 많아서 구분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 실전 프로젝트는 정말 회의부터 남다르다.
6주라서 그런지 회사에서 회의 들어가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들어간다.
1. 기획 회의
팀장님의 간단한 기획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한 회의들이다. 초반의 아이디어가 엎어지면서 새롭게 기능들을 생각해내야 했는데, 이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
프론트, 백에서 모두 실현 가능하면서 적당히 도전적인 것들을 골라야 했다.
각자의 아이디어를 모두가 알아듣게 설명하고, 예시를 찾아 보여줬다.
게다가 와이어프레임을 프론트엔드에서 도맡아서 하다보니 VSC보다 figma를 보는 시간이 길었던 날도 있다.
기획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끼며 모든 기획자 분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너무 어렵다😅
2. API 회의
기능을 정했으면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주고 받을지 결정해야 한다.
여태까지는 단순 CRUD여서 API를 정하는 데 어렵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확실히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가 크다 보니 CRUD도 단순하지 않았다.
데이터 양도 굉장히 방대해서 이 모든 API를 한 번에 머리 속에서 꺼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만들 기능을 정하고 API도 그 때 회의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비교적 회의가 짧아졌긴 하지만 나뉜 API 회의도 몇 시간 하고나면 키보드에 손을 올릴 힘도 없어진다.
24시간 코딩보다 2시간 회의가 더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분🤦🏻♀️
그래도 한 번 잘 해두면 며칠이 편하니 집중해서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3. 디자인 회의
이번엔 디자이너 분들까지 한 팀이니 당연히 디자인 회의도 있다.
디자이너님께 외주를 맡긴게 아니기 때문에,
디자이너님들께도 우리가 기능을 어떻게 바꿨고 어떤 식으로 하고 싶다는 설명을 일단 드린다.
그리고 디자이너 분들의 UX/UI 적인 피드백을 받고 방향을 조금 수정하기도 한다.
또, 디자인 진행상황을 공유하면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이 회의를 일주일에 3번 정도 한 것 같다.
뿌듯하기도 하지만 역시나 너무 힘들다.
4. 프론트 회의
위의 모든 회의들이 끝나면 프론트끼리 모여서 또 이야기를 한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았거나, 잘 이해가 안되는 점을 문답하는 시간이다.
사실 프론트끼리는 원래도 말을 자주해서 회의인지 수다인지 구분이 잘 안되기는 한다.
수다를 떨다가도 갑자기 회의 분위기가 되고, 회의를 하다가도 수다로 빠진다.
힘든데 뿌듯하다.
하지만 개발만 하고싶다 격하게.
진짜 회사로 돌아간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 때는 개발자가 아니긴 했지만 뭔가 조금 내 일을 하다보면 회의가 있고, 또 회의가 있고, 회의가 있었다.
어느 날은 그러다보면 하루가 다 가버리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가끔 회의가 애매하게 끝나버려서 다들 '끝난건가..?' 라는 의문이 들 때 그냥 "회의 끝!"을 외쳐버리기도 한다.
안건이 있으면 빨리 하고 안건이 없으면 빨리 헤어지자 우리(?)
조금 손이 오그라드는 표현이다.
그래도 한 주 동안 느낀 점을 쓰자면 저 표현이 딱인데.
그 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하면서 항상 긴장상태였다.
이 걸 잘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내가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부담감.
팀장이라서일 때도, 나를 너무 신뢰하는 것이 느껴져서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주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팀장도 아니고, 팀원들은 모두 믿음직스럽다.
내가 제일 못미덥다.
그 간의 긴장이 풀려서인지 이번 주에는 머리만 대면 최소 10분씩은 잠들었다.
그래서 팀원들이 '쟤는 왜 자꾸 자고 왔다는 거지?' 하고 생각하진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기능 분배를 해두면 그냥 다들 척척 해오고 github도 confilct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다보니 무슨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자고 해도 우리라면 될 것도 같은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솟아난다.
이런 팀원들과 함께해서 새삼 재밌고 행복하다.
다음 주에는 나도 믿음직스러운 팀원이 되겠다고 다짐 또 다짐😘
여러모로 팀 프로젝트는 순항중이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기록이다.
TIL, 회의록, 개발 단계에서의 문제 및 해결 등을 잘 정리해놓았다면 좋았을텐데, 마음이 급해서 모두 놓쳐버렸다.
정해진 시간에 개발을 최대한 마치고 늦은 시간에는 기록을 해놓을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