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매우 많다. (CAC, CTR, ROAS, DAU, MAU, ARPU, LTV 등..) 이렇게 많은 지표를 측정하고 모니터링 하는 것이 과연 지표를 잘 활용하는 것일까?
지표를 잘 활용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지금 가장 중요한 지표’를 찾는 것이다. 지표간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서비스의 방향성을 정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A팀은 결제 비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B팀은 ARPPU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 상태에서 각자의 목표만 바라보고 일한다면 어떻게 될까?
A팀은 결제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낮추거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다. 반면 ARPPU를 높이는 것이 목표인 B팀은 제품의 가격을 높일 것이다.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 주장을 한다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이처럼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지표가 의사결정이나 방향 제시의 역할을 할 수가 없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외부 환경이나 서비스의 성장 단계, 사용자들의 서비스 이용 패턴 등을 고려했을 때 매번 집중해야 하는 지표가 다를 수 있는데, 그로스 해킹에서는 ‘지금 가장 중요한 지표’를 지칭하는 용어로 OMTM(One Metric That Matters)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하나의 서비스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같은 OMTM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에 유의하자. OMTM의 가치는 모든 구성원들이 바라보는 방향성을 일치 시키고 자원을 집중하는 데서 나온다. 즉, 부서별로 서로 다른 OMTM을 정의하는 것은 OMTM의 목적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다.
그렇다면 OMTM을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OMTM을 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 서비스의 상태와 목표, 서비스 성장 단계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OMTM을 설정할 때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매출을 OMTM으로 정하는 것이다. 매출을 OMTM으로 정하면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매출은 서비스의 핵심 가치가 잘 전달됐는지와 비레해서 증가하지 않는다.
물론 핵심 가치를 잘 이해한 경우 매출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매출은 일시적인 이벤트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다. 반대로 사용자들이 서비스에 굉장히 만족하더라도 일시적으로 매출이 정체되거나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매출은 완벽한 후행지표라는 점이다.
매출은 어떤 원인에 의해 결과적으로 드러나는 성적표에 가깝다. 즉, 단순히 매출이 오르거나 떨어졌다는 것만으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결정할 수 없다.
우리가 평균 성적이 70점이라고 했을 때, 각 과목의 점수를 알려주지 않으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하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비즈니스에서 강조하는 지표로 널리 알려진 KPI(Key Performance Index)라는 지표가 있다. 채용 공고에서도 KPI라는 지표는 자주 볼 수 있다. OMTM과 KPI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둘의 가장 큰 차이는 OMTM은 성장을 목표로 하는 지표이고, 반면 KPI는 평가를 위해 활용하는 지표라는 점이다.
OMTM은 이를 바탕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하고 리소스를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것이라면 KPI는 달성 여부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그 자체가 목표에 가까운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OMTM은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목표인 데 반해 KPI는 팀이나 부서별로 다르게 설정된다는 점도 큰 차이점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KPI는 자칫 부서 간 경쟁을 유도할 수도 있다. 부서 간 KPI가 서로 연관이 없는 경우도 많고, 나쁜 경우에는 서로의 KPI가 충돌하기도 한다. 개발팀의 KPI는 출시일을 앞당기는 것이고 QA팀의 KPI는 출시 시점의 버그를 최소화 하는 것이라면, 이는 두 팀의 KPI가 서로 충돌하는 것이다.
KPI는 성과 측정을 위한 지표이기 때문에 한 번 정해지면 평가할 때까지는 거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OMTM은 성장을 위한 목표이므로 환경이나 성장 속도에 따라 변경될 수 있기에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KPI는 서비스의 성장과 연결돼 있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OMTM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이는 명확하게 그 서비스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OMTM은 그 자체로 서비스가 잘 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OKR(Objectives & Key Results)은 OMTM과 어떤 유사점이나 차이점이 있을까?
OKR은 구글이 도입한 목표 관리 체계로, 3~5개의 목표와 목표당 3~5개의 핵심 결과로 구성된다.
이 때 목표는 매우 도전적이고 크고 담대하게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달성하고자 하는 큰 목표와 방향성을 염두에 두며 개개인의 업무 목표와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게 된다.
또한 OKR은 정렬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각 부서가 독자적으로 OKR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고 전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가 정해지면 그것이 일치하도록 각 부서의 OKR이나 개인 OKR을 정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하향식으로 내려오는 방향성과 상향식으로 올라가는 구체적인 업무들이 만나 여러 번의 피드백을 거치면서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전사적으로 투명한 공유를 강조하는 것도 OKR의 주요 특징이다. 모든 구성원들의 OKR은 공개되어 있으며, 투명한 공개를 바탕으로 활발한 협업을 장려한다.
OKR은 OMTM과 비슷한 점이 많다. 굳이 구분하자면 OMTM은 중요한 지표 그 자체를 강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OKR은 그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액션 플랜에 가깝다는 차이 정도이다. 하지만 두 지표 모두 목표를 정하는 과정에서 측정 가능하고 도전적인 소수의 목표에 집중할 것을 권장하며,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경쟁이 아닌 협력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구성원의 자율성과 투명한 공유 환경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도 굉장히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