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하고 일주일이 조금 지난 지금, 개인 공부를 하다가 끄적이는 글이다. 작년 이맘쯤에는 프리코스를 끝내고 1차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새삼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체감한다.
사실 나는 아주 처음에는 우테코에 붙어도 무조건 할 것이다!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아한테크코스를 듣기로 결심한 이유와 그 결과를,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성한다.
그리고 이 글은 정확히 무엇을 배웠냐보다는 감정 회고에 가깝다. 배우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Github 레포를 확인하시길 바란다.
앞서 합격 후기 글을 첨부한다. 열심히 배경을 썼는데 다시 보니 합격 후기 글 시작
소제목으로 다 써뒀더라.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우테코를 선택한 이유는 아래에서 더 설명하겠지만 '내 한계를 부수자'는 생각이었다. 의지박약이 되어버린 나를 부순다! 그리고 이 계획은 성공적이었고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생겼다.
고등학교 때까지 나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좋아하고 네트워킹을 좋아하고 여러 활동을 많이 하는 활발한 사람이었다. 컨퍼런스를 다니고 해커톤도 나가고, 학교 국영수 공부보다 코딩을 더 좋아했던 사람.
대학교를 가고나서는 그런 자리가 피곤하게 느껴져서 조금 두려워했고 피했다. 그게 성격으로 굳혀졌다. 3학년 2학기 때 게임동아리를 들어가기 전까지 과생활도 동아리 생활도 안했다. 나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이라면 내가 대학교를 상당히 조용하게 다녔다는 말에 공감할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들, 문제들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아예 회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 원인을 삭제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 때 당시 나는 함께 공부하는 것보다 혼자 공부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었다. 굳이 함께 공부해야하는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주변에 모르는 것을 물어볼 사람만 있다면 충분한 것이 아닐까?🤔'
이런 나에게 우테코는 도전이었다.
우테코에서는 1년차 수준의 개발자 양성을 목표로 해요!
우테코 커리큘럼이 굉장히 의미있다. 취준을 하면서 느끼는건데, 배운 내용 중에 쓸모 없는 내용이 없다.
여러 부트캠프 중에 취업만을 목적으로 어려운 개념도 급하게 가르치는 곳이 있을 것이다. 솔직히 그렇게 배우면 당연히 어렵고 막막할 수 밖에 없다. 우테코는 전혀 그렇지 않다. 9개월의 시간이 길지 않다. 그 정도 시간은 투자해서 배워야 하는 양이다. 다른 곳에서 노베이스를 상대로 9개월보다 더 빠른 시간에 다 가르치겠다고 한다면, 꼼꼼하게 커리큘럼을 확인해보시기를 바란다. 솔직히 말해서 취업을 위해서는 9개월 10 to 6 그 이상의 시간을 쏟아야 한다. 완벽해지려면 9개월도 모자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안드로이드를 처음 해보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코틀린을 배우는데 두 달을 투자하는 것도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졌는데,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좋은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어떻게 추상화해야하는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테스트 코드는 어떻게 작성해야하는지, 세심하게 배운다.
안드로이드도 단순히 기술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에 대해 학습할 충분한 시간을 준다. 구현한다고 장땡이 아닌 왜 써야하는지, 왜 그렇게 돌아가는지 '왜'에 대한 학습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레벨 3, 4 기간 동안 팀프로젝트를 하는데 이 때 브랜치 전략, 컨벤션, 팀 그라운드룰 등을 함께 정하면서 어떻게 다른 개발자와 협업해야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대학교에서 협업할 때는 main 브랜치에 모조리 푸시하곤 했는데, 브랜치를 나누어서 구현이 끝나면 PR을 올리고 그 뒤에 develop 브랜치에 머지하고, 또 나중에 main 브랜치에 머지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코드 리뷰도 진행하는데 다른 크루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프로덕트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사실 나는 이 부분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초반까지만 해도 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정말로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을까? 의문점이 들었다. 그냥 '단순히 이름만 알고 지내는 새로운 인맥만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9개월의 시간 동안 정말 많이 친해졌다. 안드로이드 과정 인원이 25명이라서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금방 외우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대도 비슷해서 초반부터 말을 놓았다. 분위기를 표현하자면 고등학교 반 같았다.
미션을 하다가 다같이 모여서 쉬면서 어떤 기술 주제에 대해 토론하곤 했는데 이 시간이 도움이 많이 된다. 면접 때 기술을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기도 하지만, 나의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도 꽤 들어오는데 이렇게 토론했던 경험은 나의 생각을 일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아니, 쉴 때도 공부 이야기만 하나요..?'
아니다. 밸런스 게임하면서 놀기도 한다. 사실 주제가 뭐든 간에 크루들과 이야기하는게 재미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주변에 바로 물어볼 수 있는 크루가 있다. 또 나에게 물어보는 크루도 있다. 설명을 듣고 어떨 때는 내가 설명을 해주면서 지식을 얻게 된다. 그렇게 얻은 지식은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동안 체력이 안돼서 칼퇴한거긴 하지만 크루들 간의 스터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볼걸! 이라는 아쉬움이 조금 남아있다. 남아서 공부하는 크루들이 꽤 많은데 레벨5 때 몇번 남아서 공부해보니까 재미있더라
수료 후인 지금 늦게나마 CS 스터디에 들어가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 스터디를 몇 번 안해봤는데 재미있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스터디를 해볼 의향이 있다.
이러한 경험들로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고 오히려 요즘은 컨퍼런스 다니면서 네트워킹을 해볼 생각을 하고 있다. 옛날 성격이 돌아오는 느낌이다. 혼자 공부할 때보다 지금이 더 즐겁다.
우테코 크루들이 앞으로 취준을 하면서, 회사에 가서도 개발 이야기에 공감해줄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이 될 것이라고 들었다.
이 말에 공감이 된다. 내 주변에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적기도 하고, 지금 취준을 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우테코 크루들이 전부라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크루들 밖에 없다.
서로 모의 면접을 해주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으쌰으쌰하고 있다! 우테코를 통해서 코치님들을 포함하여 26명의 멋진 안드로이드 개발자 인맥을 얻었다.
24명의 크루들 모두 배울 점이 많고, 능력 있고 좋은 사람들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연락하고 싶은 소중한 인연들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인 것 같다. 5기와의 수다타임을 보셨던 분들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솔직히 지금 개발자 채용 시장이 좋지는 않다. 취업한 크루가 몇 명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우테코 커리큘럼이 좋지 못해서 또는 크루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지금 신입 안드로이드 개발자 공고는 대기업 공채가 아니고서야 찾기 어렵고, 다들 개인 공부하면서 2~5년차 공고에 서류를 넣고 있다.
지금은 스터디, 사이드 프로젝트, 부족한 기술 공부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고 나도 몇 군데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확실하게 합격한 회사가 생기면 이 글을 쓰려고 했는데 12월 안에 올려야 많은 사람들이 볼 것 같아서 지금 올린다.
함께 공부할 사람을 찾고 싶고, 9개월 동안 몰입해서 성장을 이루고 싶다면 우테코를 추천한다. 1년 뒤 취업 시장이 좋아질지 또는 더 나빠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나는 9개월 동안의 이 경험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내 실력에 이제는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다!
추가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덧글 남겨주시면 답변드릴 수 있는 범위 내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
우선 약 10개월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수료 정말 축하드려요! 혹시 우테코 과정에서 진행하는 팀 프로젝트를 활용해 외부 공모전이나 경진대회에 참가하는 사례나 기회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