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6 14:44 작성된 포스트
저번 포스팅에서 합격 후기를 올렸다면, 이번엔 씁쓸한 불합격 후기이다. 이런 식으로 힘들었던 경험도 회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포스팅한다.
사실 일단 대기업이라서 지원했던 케이스
롯데 공채를 통해서 롯데정보통신의 Programming직무로 지원하였다. 사실 롯데에 대해서는 롯데백화점, 롯데월드, 롯데리아(...) 정도만 알고 있었고, 롯데의 IT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도, 더욱이 롯데정보통신이라는 기업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다만 대기업이었고, 취준생 입장에서 큰 기업은 무조건 서류라도 넣어보자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다른 기업들처럼 거의 서류 단계에서 탈락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서류는 합격하게 되었고, 다음 전형인 L-TAB을 준비하게 되었다.
L-TAB?
L-TAB은 롯데의 인적성 평가이다.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치르게 되며, 난이도는 크게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던것 같다. 물론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푸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연습을 하긴 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인적성 준비를 거의 못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을 치뤘는데, 의외로 L-TAB도 패스. 아마 IT 직군이라 커트가 크게 높지 않았던 걸로 예상이 된다.
사실상 첫 면접준비
그 동안 기술 면접은 두어번 정도 본 적 있었지만, 대기업의 인성 면접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준비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교내 취업지원팀에 면접 컨설팅을 신청하여 받게 되었는데, 당시 상담 선생님이 너무 준비가 안 되어있어서 조금 어이없어 하시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게, 자기소개, 지원동기, 입사후포부 등 기본적인 면접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어떻게 해야돼요? 알려주세요"라는 생각으로 컨설팅을 신청했기 때문일 것이다(지금 생각하면 완전 안일했던 생각이었던거 같다). 그럼에도 당시 상담 선생님은 친절하게 면접 준비에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셨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내 나름대로의 면접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나만의 면접 요령 등도 추후 포스팅 예정).
이후에 다시 컨설팅을 잡아 모의 면접을 보기 시작했는데, 이번엔 말하는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매우 버벅였다. 나름대로 프로젝트 경험과 나만의 역량 등을 잘 정리해서 암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모의 면접에서 거의 대화가 안될 정도로 버벅이기 시작했고, 약간의 부끄러움과도 겹쳐서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었다. 나는 여기서 말하는 것도 연습이 확실히 필요하며, 완전 암기보다 부분 암기를 통해 이야기를 즉석에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면접 당일
롯데 면접은 원데이 면접으로, 하루에 토론, 역량, 인성 면접을 모두 보는 면접이다. 거기에 IT 역량 평가인 TOPCIT도 치뤄야 한다. 아침 8시까지 롯데정보통신에 도착하여야 했고, 롯데정보통신까지는 거리가 꽤 되었기에, 나는 아침 5시에 기상하여 준비하게 되었다.
겨우내 시간 맞춰서 도착하니 1층 로비에는 지원자들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고, 나도 따라서 같이 대기하니 직원분이 나오셔서 안내 받아 이동하게 되었다. 일종의 강당 같은 곳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대기 후 면접 대기 장소로 이동하였다. 여담이지만, 대기 장소에 놓여있던 도넛이 참 맛있었다.
지원자들이 많은 탓에, 면접 순서는 지원자마다 모두 달랐다. 나의 경우에는 인성면접, 역량면접, 토론면접, 그리고 TOPCIT 순으로 진행되었다.
인성 면접
면접은 다대 다 면접으로 진행되었으며, 나를 포함한 4명의 지원자가 면접장에 들어서게 되었다. 지원자가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였고, 면접관 분들이 지원자에게 순서대로 자소서 기반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기업 조사를 철저히 해갔던 나는, 회사의 사업 방향과 목적 등을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대답도 일부러 그쪽으로 언급하며, 자신 있게 어필한 결과, 좋은 답변이라는 말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인성 면접은 굉장히 느낌이 좋게 느껴졌다.
역량 면접
역량은 다대 일로, 인성 면접은 임원진 분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셨다면, 역량 면접은 실무진 분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셨다. 인성 면접에서 선방했다고 생각했던 나는, 역량 면접 역시 자신이 생겼고, 자신 있게 자기소개 후 들어오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답변을 할때마다 면접관의 표정에서 뭔가 맘에 안든다는 느낌을 얻었다. 여기서부터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아마 내가 어필했던 부분이 면접관 분들께는 썩 마음에 와닫지 않는 눈치였고, 그들이 원하는 답변을 내가 충분히 못한 것 같다. 거기다가 말실수를 몇 번 하면서, 마지막까지 찝찝한 상태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토론 면접
토론은 지원자 여러명이 들어가서, 어떤 주제에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식의 면접이다(사실 이는 토의 면접에 더 가깝다. 원래의 토론 면접은 찬반으로 나누어서 하는 면접). 지원자들이 면접실에 들어간 후, 각자의 테이블 앞에 놓여 있는 주제와 해당 내용을 읽고 토론을 시작하는 식이었다. 여기서 좀 어필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좀 오바가 되었는지 말실수를 몇 번 했다. 예를 들어 1쪽을 보시면 ~가 있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1쪽이 아니라 2쪽에 있었던지 등. 그래도 나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선방은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TOPCIT
TOPCIT은 면접은 아니고, IT 관련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면접보다는 비중이 적으며, 각 고사장에 들어가서 컴퓨터로 테스트를 보게 된다. 시험은 객관식, 단답형, 서술형, 실습형 등이 있었고, 문제에 따라 코딩 능력을 요구하는 것도 있었다. 분야로는 알고리즘, 자료구조,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전산학, 업무 프로세스 등 정말 다양하게 나왔으며, 난이도도 상당했다. 정보처리기사를 최근에 준비했던 나는 그나마 아는 문제가 몇 보였고, 최선을 다해서 풀고 나왔다.
면접, 그 후...
역량과 토론에서 좀 말실수 하긴 했지만, 인성과 TOPCIT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 면접에 대기업 바로 합격하면 매우 좋겠다는 생각에 김칫국 원샷을 시전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롯데와 같은 기업의 장점이라면, 이런식으로 면접 결과가 피드백이 된다는 것이다. 확실히 첫 면접이다 보니, 내 자신의 느낌만 알았지, 정작 내 자신에 대해서는 제대로 몰랐던 결과가 불합격 뿐만 아니라 지원자 평균보다 낮게 나타난 것이다(그나마 TOPCIT은 합격자 평균보다도 높지만..). 물론 기업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있고, 내가 그 인재상에 맞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이는 보기 좋은 핑계일 뿐이다. 내 자신은 확실히 미숙하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좌절감에 빠졌다.
다행히도 카카오 인턴십에는 합격을 했지만, 롯데 공채 탈락을 통해서, 내 자신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앞으로는 객관적인 관점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