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인생(?) & >wecode 에서의 한 달

hyounglee·2020년 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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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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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코드에서의 첫 4주 파운데이션 코스를 마쳤다. 위코드에 오기 전 나와 개발의 관계를 정리해보고, 위코드에서의 한 달을 돌아보자.

> Before wecode

22살, 멋쟁이 사자처럼 4기

간절히 원했던 학교의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하고 나서, 갑자기 개발하는 디자이너 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디자인보다 개발을 더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생겨났고, 미디어 관련 초청 연사가 올 때면 _"디자이너가 코딩을 배워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_라는 질문은 항상 등장했다.

해외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나도 미래엔 저런 공동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꿈꿔왔기 때문에 언젠가는 코딩을 배워야한다고 생각해왔다. 2016년, 1년의 휴학 후 학교로 복학한 나는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멋쟁이 사자처럼 프로그램에 지원하였고, 합격하였다.

멋쟁이 사자처럼은 현재는 레인보우 지숙의 남자친구로 더 유명한 이두희씨가 비전공자 대학생들에게 코딩을 가르쳐주자는 취지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각 학교의 컴공과 or 코딩 잘하는 학생이 비전공자에게 멘토가 되어 가르쳐주는 형식이었다.

위 포스팅은 한 달 간 진행된 피어러닝 후 실시했던 신촌지역 대학생 연합 해커톤이었다. 당시 배우는 언어는 Ruby였는데, 왠지 우리 학교의 멘토들이 나와 다른 디자인과 친구에게는 HTML, CSS만 ... 그것도 대충 가르쳐 준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본인들도 HTML, CSS를 그리 잘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저 해커톤을 마지막으로 나는 더 이상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비전공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몇 번 신청했으나. 별로 배우고 싶지 않았던 C, C++을 위주로 가르쳐주기에 금방 그만 뒀다. 그렇게 나는 "오! 나는 개발이랑 안맞나봐!" 하고 결론을 내리고 주전공에 매진했다.

25살, 스트레스를 컴공과 과제로 풀기

졸업학년이 되고 나서 나는 주전공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느꼈던 UXUI 분야로 진로를 확고하게 정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미국으로 HCI 석사 유학을 가는 것을 목표로 잡고 준비를 시작했다. 졸업전시를 하며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어떤 수업을 부담없이 재밌게 들을 수 있을까 고민했고, 마지막으로 코딩에 도전해보자 싶었다. 파이썬 기초를 가르치는 컴공과 1학년 수업을 여럿 신청하였고, 수업 전 교수님들과 면담까지 하며 잘 맞는 수업을 골라 신청했다.

학생들이 맨 뒤에 몰려 앉아 게임을 하는 수업에서, 나는 항상 맨 앞 같은 자리를 지키며 교수님의 설명에 집중했다. (새내기 수업에서 혼자 타과 고인물이었으니... 당연할만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수학을 손 놓았기 때문에, 간혹 고등학교 수학 개념이 나올때는 수능 공부하는 학생의 마음으로 다시 공부해서 과제를 제출하곤 했다.

주전공도 아닌데 왜 타과 전공을 그렇게 열심히 했을까? 지금 돌아보면 나에게는 그 수업이 기다려지는, 재미있는 수업이었다. 퀘퀘한 냄새가 나는 공학관도 좋았고, 아빠같은 느낌이 나는 공대 교수님들도 좋았다. (디자인과 교수님들은 너무 힙하고 멋져서 아빠같진 않다.ㅋㅋㅋ)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코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기 때문에 각 교수님들의 성향에 맞게 나의 작업을 계속 바꿔야 했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도 스스로 납득이 안되는 경우도 있었고, 매주 달라지는 교수님의 피드백에 "그 교수님은 사실 쌍둥이 형제가 열 다섯명" 이라는 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그치만 코드는 있는 그대로 평가되었고, 항상 거침없이 쏟아지는 주관적 평가에 지친 나에겐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수업 과제물

파이썬 마피아 게임

파이썬에서 배운걸 토대로 아무 코드나 만들어서 손코딩으로 제출하는게 과제였다. 지금 보면 웃기지만 ㅋㅋㅋㅋㅋㅋ 터미널에서 할 수 있는 마피아 게임을 만들었었다.

스타트업에서 바라본 개발자 문화

졸업 전시를 준비하며 동시에 스타트업에서 UX/UI 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되었다. HCI 랩 안에서 교원창업 한 회사였기 때문에 대학원생부터 개발자, 해외 대학에서 온 교환학생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혼자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었는데, 개발자들의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문화가 참 부러웠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커머스를 운영하며 부수익을 내는 개발자 분도 계셨고, 개발자들 중 대부분의 학부 전공이 뇌과학, 심리학, 경제학 등 개발과 관련이 없는 분야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BTS가 좋아 한국에 온 인턴은 자신은 졸업 후 구글에서 일할거라며 눈을 반짝이곤 했다. 무엇보다 팀장은 사원에게, 사원은 인턴에게 코드 리뷰를 해주는 시간을 매일 갖고, 언제든지 모르는게 있으면 사수에게 자유롭게 도움을 요청하는 분위기가 굉장히 ... 아름다웠다.

졸업전시에 와 준 하이 가족들 ^_^

26살, 대학원 진학을 포기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전공 진학을 위해 1년 간 GRE 점수, TOEFL, 개인 포트폴리오까지 다 만들었는데 마지막 SOP에서 딱 막혀버렸다. SOP(State of Purpose) 우리나라로 치면 학업계획서인데, 이 SOP를 작성하면서 내가 정말로 대학원에 가고 싶은가? 왜 가고 싶은가? 에 대한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성향상 실제로 일을 하면서 뭔가를 습득하길 좋아하는 편이고, 명분을 만들고자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취업준비를 시작해야하는 상황이 되자 정신은 없고 바빠졌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안했다.

디자인 vs 개발, 위코드 상담

5월부터 요가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우습지만 어느 날 명상을 하다가 문득 "아, 개발을 해야겠다." 는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왜 너무 너무 괴롭고 즐겁지 않은 디자인을 계속 붙잡고 있는거지? 항상 남의 기준에서 평가받아야 하는 이 일을 하려고 하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개발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부트캠프를 서치하기 시작했고, 부트캠프 출신들이 가장 행복한 얼굴로 인터뷰를 한 위코드에 상담을 예약했다.

6월 12일, 사실 상담을 받는 그날까지도 나는 여전히 입시 포함 8년을 해온 디자인을 완전히 놓아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6월 12일 오후에는 선릉 주변의 한 디자인 취업 포폴 아카데미에도 상담 예약을 잡아뒀다. 그 날 모든게 결정되었다. 위코드에서 두리님과 상담을 하며, 항상 받으실 질문을 -- 정말 3개월로 되나요?", "정말 비전공자가 되나요?" -- 여쭤보았고 오후 디자인 아카데미까지 다녀오고 나서는 더욱 확신에 찬 채로 바로 위코드에 등록했다.

> After wecode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HTML, CSS, JS, React 등을 배우고 있다. HTML과 CSS는 학부에서도 몇 번 다뤄봐서 금방 익숙해졌지만, JS와 React는 완전히 신세계였다. 내가 친 코드를 컴퓨터가 알아듣고, 내가 원하는 화면과 기능이 구현될때의 짜릿함은, 마치 영어를 처음 배운 사람이 여행에서 만난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해질 때의 그것과 비슷했다.

또 막상 코드를 쳐보니 디자인 경험도 프론트엔드 분야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도 항상 User Interface를 다루는 일이고, 디자이너, 기획자와 소통해야하는 일인데, UX 디자이너로 일했던 경험이 결코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코드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공동체다. 멘토부터 동기까지 모두가 서로를 응원하고 도와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가능하다.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도 ~님 문화는 경험했지만, 위코드에서는 어떠한 이해관계가 아닌 정말 자신들의 꿈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른 공동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순수함이 있다. 한 동기분과 이야기하며 나온 말이었는데 위코드는 마치 고등학교를 다시 다니고 있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활력을 갖게 만든다. 매일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모여 학습한다는 것 그 자체에 에너지가 있다.

이번주부터 팀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지금부터 진정한 의미에서의 위코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함께해서 위코드, 수료 후 끝나버리는 인연이 아니라 계속 끈끈하게 연결될 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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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 빙고 .ᐟ ❞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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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14일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항상 응원해요 😇😇😇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