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를 움직이고 알고리즘을 설계하기 위한 언어와 도구(SDK)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하지만 베네타리저브팀이 선택하고 제가 공부하고 있는 도구는 단연 IBM의 키스킷(Qiskit)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글로벌 양자 생태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생태계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의 양자 연구원, 대기업 엔지니어, 그리고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논의되는 표준 아키텍처의 80% 이상이 이 Qiskit을 기반으로 움직입니다. 파이썬(Python) 기반이라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실제 IBM의 초전도 방식 양자 컴퓨터 칩에 원격으로 접속해 코드를 구동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연결 고리이기도 합니다. 마치 스마트폰 시장의 iOS나 Android처럼, 양자 소프트웨어 시장의 글로벌 표준 플랫폼을 공부하는 셈입니다.
저는 전문 개발자가 아닙니다. 7살 때 아버지가 전산실에서 야근하실 때 옆에 앉아 메인프레임의 더미 단말기를 만지며 IT에 입문하긴 했지만, 지금은 기업을 경영하는 CEO죠. 여러 개발 환경(IDE)들이 있지만 공부를 위해 키스킷을 프로그래밍하려면 IDE SaaS인 구글 콜랩(Google Colab)이 가장 편하고 쉽습니다. 작년에 IBM Qiskit Summer School 2025의 과제를 할 때는 양자 컴퓨팅 전문 IDE 환경에서 과제를 했지만 올해부터는 콜랩을 사용하고 있어요.
콜랩은 매번 가상 세션이 열릴 때마다 패키지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사소한 번거로움은 있지만, 무거운 고성능 랩톱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브라우저만 있으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하나로도 우주의 물리 법칙(양자역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완벽한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해 주니까요.
그럼 지금부터 노트북 브라우저 하나만 켜고, 단 5분 만에 전 세계 퀀텀 엔지니어들과 동일한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는 마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구글 콜랩을 켜고 새 노트(Notebook)를 만들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클라우드 세션에 Qiskit 패키지를 주입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팁이 하나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옛날 튜토리얼을 보고 !pip install qiskit만 입력하면, 실제 가상 양자 회로를 돌려볼 시뮬레이터 라이브러리(qiskit-aer)가 누락되어 에러를 마주하게 됩니다.
콜랩의 첫 번째 코드 셀(Cell)에 아래의 명령어를 입력하고 Ctrl + Enter(맥은 Cmd + Enter)를 눌러줍니다. 코어 패키지와 고성능 시뮬레이터를 동시에 가장 최신 버전으로 설치하는 명령어입니다.
!pip install qiskit qiskit-aer

화면에 로그가 스크롤되며 Successfully installed 메시지가 떴다면 완료입니다. 정말 딱 5초면 전 세계 퀀텀 연구원들과 똑같은 출발선에 서게 됩니다.
환경 구축이 끝났으니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해 봐야겠죠?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할 때 'Hello World'를 찍어보듯, 양자 컴퓨팅 세계에서는 두 큐비트를 완벽하게 엮어버리는 '벨 상태(양자 얽힘) 회로'를 만드는 것이 첫 걸음입니다.
새 코드 셀을 하나 더 만들고, 아래의 파이썬 코드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은 뒤 실행해 보세요.
from qiskit import QuantumCircuit
from qiskit_aer import AerSimulator
# 1. 2개의 큐비트를 가진 양자 회로 생성
qc = QuantumCircuit(2)
# 2. 0번 큐비트에 H(아다마르) 게이트를 걸어 '중첩' 상태 생성
qc.h(0)
# 3. 0번과 1번 큐비트를 연결하여 완벽한 '양자 얽힘' 생성
qc.cx(0, 1)
# 4. 큐비트의 최종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측정 게이트 추가
qc.measure_all()
# 5. 최신 AerSimulator를 가동하여 로컬 환경에서 1024번 가상 실행
simulator = AerSimulator()
job = simulator.run(qc, shots=1024)
result = job.result()
counts = result.get_counts()
print("==============================================")
print("베네타리저브 Qiskit 1.x 인프라 가동 완료!")
print(f"양자 얽힘 측정 통계 결과: {counts}")
print("==============================================")

왜 시뮬레이터 이름이 하필 'AerSimulator'일까?
키스킷 코드를 짜다 보면 시뮬레이터 이름이 왜 Aer(에어)인지 궁금해집니다. 영어의 공기(Air)와 발음이 똑같죠.
IBM의 양자 시스템 라이브러리들은 물리학의 4대 원소(흙, 공기, 불, 물)에서 모티브를 따오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Aer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 가득 차 있는 공기처럼, 실제 무거운 양자 하드웨어 냉각 장치 없이도 "내 컴퓨터 안의 가상 공간(공기) 속에서 완벽하게 양자 연산을 시뮬레이션해 준다"는 의미를 담은 시뮬레이터 전용 패키지 이름입니다.
'H(아다마르) 게이트'는 무슨 역할을 하나요?
코드의 qc.h(0)에서 H는 프랑스의 위대한 수학자 자크 아다마르(Jacques Hadamard)의 이름을 딴 아다마르 게이트입니다.
양자 컴퓨터의 핵심인 '중첩(Superposition)'을 만드는 치트키입니다. 0 상태인 큐비트에 H 게이트를 걸면, 0도 아니고 1도 아닌 "0일 수도 있고 1일 수도 있는 완벽한 50:50의 확률적 반반 상태"로 회전해 버립니다. 앞서 비유했던 '공간 속에서 회전하는 나침반 바늘'을 정확히 정중앙 사선 방향으로 튕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cx 게이트'는 또 무엇인가요?
qc.cx(0, 1)에서 CX는 Controlled-X(제어-X) 게이트를 뜻하며, 양자 컴퓨터의 가장 신비로운 현상인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을 제조하는 도구입니다.
고전 컴퓨터의 IF 조건문과 비슷합니다. "0번 큐비트(Control)가 1일 때만, 1번 큐비트(Target)의 상태를 반대로 뒤집어라(X 게이트)"라는 명령이죠. 그런데 앞 단계에서 0번 큐비트를 H 게이트로 '중첩(0이자 1인 상태)' 상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 두 개를 CX로 엮어버리는 순간 두 큐비트의 운명이 하나로 묶여 우주 반대편에 있어도 똑같이 움직이는 '얽힘' 상태가 완성됩니다.
'QuantumCircuit'은 왜 맨 위에 import 하나요?
파이썬 프로그래밍에서 QuantumCircuit을 가져오는(import) 이유는 양자 연산을 그릴 '도화지'를 펼치기 위함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고전 컴퓨터처럼 위에서 아래로 코드가 한 줄씩 실행되는 방식이 아니라, 악보 위에 음표를 그리듯 큐비트라는 선 위에 시간 순서대로 여러 게이트(H, CX 등)를 배치하는 '회로(Circuit)' 구조로 연산합니다. 즉, "지금부터 큐비트 몇 개를 가지고 어떤 양자 악보를 그릴 것이다"라고 컴퓨터에게 선언하고 도화지를 준비하는 필수적인 첫 단계입니다.
코드를 실행하면 하단에 다음과 같은 형태의 텍스트 로그가 출력될 것입니다.
양자 얽힘 측정 통계 결과: {'00': 513, '11': 511}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엄청납니다. 1024번 동전을 던졌는데, 두 동전이 귀신같이 동시에 앞면('00')이 나오거나 동시에 뒷면('11')이 나오는 결과만 반반씩 조합되어 나온 것입니다. 한쪽이 앞면인데 다른 쪽이 뒷면인 상태('01'이나 '10')는 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소스라치게 놀랐던 '유령 같은 원격 작용(양자 얽힘)'이 제 노트북 브라우저 안에서 완벽하게 재현된 순간입니다.
이제 우리는 모두 이 구글 콜랩(Colab) 가이드를 통해 최신 Qiskit 1.x 인프라 세팅을 마쳤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에서 인프라 구축의 핵심은 '동일한 고성능 환경을 얼마나 신속하고 자원 낭비 없이 정확하게 프로비저닝(Provisioning)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무거운 장비나 복잡한 로컬 세팅 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5분 만에 퀀텀 인프라를 동기화한 이번 경험은, 향후 베네타리저브가 시장에 선보일 학습/연산/수치해석 데이터 프로비저닝 플랫폼의 철학과도 완벽히 맞닿아 있습니다.
이제 인프라와 툴킷은 완벽하게 준비되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똑같은 Qiskit 1.x 환경 위에서, 현재 전 세계 보안 표준인 RSA 암호 체계의 토이(Toy) 버전을 구현하고, 이를 양자 컴퓨터 연산으로 무력화하는 충격적인 실전 코드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양자 컴퓨터 상용화 시 가장 치명적인 보안 위협인 'HNDL 공격(Harvest Now, Decrypt Later: 지금 데이터를 수집하고 나중에 해독한다)'의 실체를 직접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왜 지금 당장 기업들이 양자 내성 암호 백업 인프라를 준비해야 하는지, 그 냉혹한 현실을 코드로 살펴보겠습니다.
양자 컴퓨터가 만드는 미래의 데이터 시장과 절대 보안의 세계를 직접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다음 연재도 기대해 주세요.
print("Thanks mate, see you soon")
Hyunjoo Lee
Founder & CEO, VENETA Reserve
a UWS Company | IYF Group
2026년 6월 19일 오후 회사에서
예제 기반으로 따라할 수 있게 설명해 주시니, 좋습니다.
저는 알려주신 방법으로 해보니 양자 얽힘 측정통계 결과가 {'11': 520, '00': 504}" 나왔습니다.
양자 역학 세계에 한발짝 다가간 느낌이라 뿌듯하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