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의 감성에 이과의 지식을 겸비하면 되지!

혜진·2021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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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문과생 너어 할 수 있겠어?

나는 누가봐도 문과다.
그렇기에 대학 진학 후에도 글이나 사진으로 내 일상을 기록하는 일은 내 습관이 되었다.
대학 졸업 후, 원치 않았지만 4년간 열심히 공부했던 전공을 살려 바로 취업했다.

나는 첫 직업에 2년 가까이 종사했는데, 사실 매일 도망치고 싶었고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일을 할수록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고 모든 업무가 너무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만 들 정도로 나에겐 무의미 그 이상의 무의미였다.

다들 그렇게 사회생활 하겠지, 그렇게 회사 다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버티다가 어느 날 깨달았다.
이 곳에 계속 있다가는 나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게 될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 닥치는 두려움.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4년 동안 배운 거라곤 전공 하나 뿐인데.
도저히 전공을 살리며 일하고 싶지 않으니. 막막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나에게 안된다고 말하는 건 나 뿐이었다

나에게는 동네 친구가 있다.

바로 앞집에(진짜 앞집)에 거주하는 동갑 개발자 친구.
그 친구는 내가 입사 2년차 되던 해에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했다. 나에게 들려주는 모든 회사 이야기는 외국어같았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고 있다는 일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나는 고민하는 시간이 길다.
하지만 결심이 서는 순간 그 즉시 실행한다.
첫 회사에 다니며 강화된 장점이다.

퇴사 결심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내게 친구가 해주었던 회사의 이야기들이 맴돌았다.
4년간 열심히 공부했던 전공을 살려 일을 하지 않을 거라는 결심이 섰다면, 내가 못할 건 없었다.

'나는 뼛속까지 문과생이라-'
'프로그래밍이나 코딩은 똑똑한 이과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거 아냐?'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고 공부하려는 의지도 내 것이었고, 저 생각들로 스스로 멈칫거리는 생각들도 모두 내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냐면,
퇴사 결심 다음 날 회사에 가서 퇴사 의사를 밝히고
알아보았던 학원에 등록했다.

아마 지나고 다시 이 날을 돌아보면,
꽤 무모했고 용감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시작된 내 첫 코딩

역시 쉽지 않았다.

내가 공부해왔던 모든 것과 이해해야 하는 방법도 적용하는 방식도 모두 달랐다.
내가 치는 코딩마다 자꾸 빨간 줄이 뜰 때 진짜 울고 싶었다 흑흑


나의 첫 코딩
지금보면 정말 쉬운 건데 저땐 땀을 삐질삐질 흘려댔다
21번째 줄을 보면
h1 제목이 고통을 견디는 훈련하기 이다
흑흑흑 견뎌~!


모두 사진을 찍어두진 않았지만 몇몇 사진으로 남아있는 나의 연습들

(1)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overflow

(2) flex 기능은 공책에 빽빽하게 쓰며 외웠다. 재미있었다



flogbox 게임 하는데 척척 정답 맞추는 나에 놀랐다 흑흑
잘하고 있다!

(3) 내 공책 지분 가장 많이 차지했던 부분

nav는 열심히 연습만이 살길이다

열심히 할수록 힘들거나 닳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스스로 충전되는 기분이 든다 요새는

(4) 첫 1등


position 위치 설정하는데 처음으로 내가 교실에서 1등으로 제대로 해냈다
이 날 주석으로 예에에에~! 썼는데 선생님이 보고 웃으셔서 부끄러웠다.

(5) git 연결 성공!


왜인지 자꾸 연결이 되지 않던 ㅠㅠ git을 유튜브보고 혼자 연결해냈다.
회사였으면 옆자리 사람이 '왜요 혜진씨 뭐 됐어요?' 했을 리액션이었다 ^_^ 뿌듯해


화이팅이야

코딩 한 달차엔 야 이거 어떡하냐 였고
두 달 차에는 정말 신기하게도 재미가 붙기 시작한 것 같다.

학원에 가지 않는 날엔 오전 9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 카페에서 공부하고 학원에 가는 날엔 학원 시간 전까지 공부하다 가는데,
즐겁고 매일 새로운 걸 배운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
앞으로 더 잘할거야 더 열심히 할거야
화이팅이다

다음 벨로그부터는 하루하루 찬찬히 기록해나가겠다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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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두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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