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학기는 여유를 부리다 막판에야 몰아쳐서, 전반은 안 해서 안 적었고, 후반에는 적을 시간이 없어서 못 적었다.
이제와서 완결난 프로젝트에 프로젝트 작업 내용도 아닌 글을 적는 것은 리턴: 인 어 와일을 끝낸 뒤 아쉬운 점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기록으로 남겨둔다.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포부가 너무 컸고, 잡다한 것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프로젝트 전반적으로도 그랬고, 내가 맡은 파트에 대해서도 그랬다.
더해서 확실한 것이 어느 하나 없었다. 모호한 구상들은 팀원들마다 다르게 해석되어, 결국 완전히 갈라진 가지의 끄트머리가 회의 시간마다 도마에 올랐다.
아무리 덩어리를 잡아두고 세분화 시켜야 한다지만, 덩어리만 던져두고 세분화하는 데 실패했다. 그것이 첫번째 패인이었다.
특정 컨텐츠나 작업 요소에 있어 합의가 이루어지면 각 파트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개발과 기획, 그리고 디자인의 이해 방식이 달랐다.
UI 디자이너가 내부 UI 초안을 내놓았을 때, 나와 기획자는 우리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결을 띠고 있다 생각했으나 UI 디자인 자체의 퀄리티가 좋아 별 이견 없이 수용한 것이 발단이었다. 디자이너는 승인받은 디자인과 비슷한 분위기로 다른 UI들을 작업했고, UI들이 다 나왔을 때는 적당히 수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UI 디자이너의 탓이 아니다. 그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었을 때 확실히 논의를 해야 했다. UI 디자이너는 분명히 초안을 제시했고, 나를 포함한 팀원들은 그것을 승인했다.
어쩌면 이것 역시 세분화를 시키지 않은 탓일 테다. 조금 더 세분화를 하고, 확정된 분위기가 있었다면 UI 디자이너는 더욱 잘 어울리는 디자인을 구상했을 것이고, 아니더라도 다른 팀원들이 더 어울리는 레퍼런스를 제시했을 것이다.
아무리 학과의 거진 대부분의 과정을 학습했다 해도 나는 아직 고졸 대학생이다. 내가 즐겼고 동경하는 게임을 목표로 하는 것은 좋았으나, 그 수준을 모방하려는 과한 욕심이 너무 큰 판을 요했고 미완성을 불렀다.
큰 판에 맞춰 계획을 짰지만 작업을 계속할수록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목표를 축소시키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것이 삭제됐다.
나는 내가 꽤 많은 것을 할 줄 안다 생각했으나 개울에 발만 담그고 아무리 깊은 물이어도 문제 없다고 말하는 꼴이었다.
나는 내가 뭘 못하는지도 몰랐다. 아는 게 없으니 그 작업의 난이도가 어떤지, 작업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드는지도 판단할 수 없었다.
프로젝트를 작업하며 참 많은 것을 새로 얻었다. 그 중에는 자만한 나에 대한 부끄러움도 포함되어 있다.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는 독이다.
이제 같은 실수는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