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는 단순하다.
안 만들어 본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맨날 Unity3D만 사용하다보니 2D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리고 '튜토리얼'을 만들어야 했다. 지금껏 만든 모든 조각 게임에는 튜토리얼이 글로만 표현되어 있었다... 리턴 인 어 와일을 제외하고.
몇 가지 짜둔 아이디어 중 '버블런'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기 때문에 아이디어의 근간이 된 쿠키런을 카피하는 것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인턴을 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이것저것 짜넣기 시작해 이제 대략적인 덩어리가 나왔다. 당장 있는 소스가 없어 인터넷에서 캐릭터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과 배경 이미지를 받아 집어넣었더니 역시 진짜의 리소스라 그런가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
작업 인원은 코드를 짤 나와 디자인을 할 문일이(고등학생 때 멋대로 문과생1이라는 별명을 붙인 친구다) 이렇게 둘이다.
슬랙으로 관련 이야기들을 할 생각이어서 워크 스페이스를 만들다가 얼떨결에 팀 이름도 정해버렸다. Hard Working Slackers, 열일하는 게으름뱅이다. 문일이는 이게 팀 이름인 줄 모른다.
지금까지 된 것들을 대충 훑어보면,
UI
- 뒷배경이 끝없이 반복됨.
- 점수와 체력이 화면 좌측 상단에 표기됨.
시스템
캐릭터 조작
- 최대 2단 점프로 제한.
맵
- 미리 길게 설정해둔 맵이 정해진 속도로 움직임.
- 체력이 모두 닳으면 게임이 정지되고 다시하기 버튼으로 재시작 가능.
장애물
- 두 가지 크기의 장애물이 존재하며 충돌 시 대미지를 입음.
- 크기에 따라 장애물 충돌 시 받는 대미지가 다름.
튜토리얼까지 크게 두 가지 단계가 남았다.
첫 번째로 오래 달릴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는 데 고민이 많은 것이, 지금은 임시로 카메라 바깥까지 길게 맵을 이어둔 상태인데, 실제로 이런 식으로 작업하지는 않을 것 같은 점이다. 쿠키런을 보면 스테이지가 10까지 가는 데다가 소위 '지옥맵(스테이지 10)'에 들어가면 무한정 반복되는 것이 심리스로 구현되어 있다...
이 기다란 회색 작대기를 2~3분 동안 달려도 무리 없을 만큼 늘린다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 가지 방법을 새로 찾았다.
실시간 방식은 고민이 많이 됐다. 아무래도 기기사양이나 프레임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 않을까?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다.
구글링 도중 찾은 방법이 두 번째인데, 화면 바깥으로 나간 바닥 타일을 곧 나타날 타일로 재활용하는 방식이 이런 횡스크롤 게임에 많이 차용된다고 하여 그쪽으로 작업할 예정이다.
이번 주 안으로 목표하는 기능은 쿠키런에서 가장 중요한 자석 아이템과 거대화 아이템이다. 거대화 아이템은 특히 장애물 파괴까지 하니 상태 설정을 잘 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더라...
전혀 감이 안 잡히는 것은 '스테이지 변화' 부분이다. 사실 바닥 재활용 방법으로 틀고 나서 조금씩 감이 올 듯 말 듯 하는데 당장 이번주에 작업하지는 못할 테니 다음 주부터 고민해보려고 한다.
아무리 사력을 다해 만들었단들 매번 과제로만 만들었지 스스로 새로 시작하는 건 처음이라 떨린다. 벨로그도 한 달 정도 쓰다가 유기한 전과가 있다보니 더 그렇다. 꾸준히 작업하고 작업한 만큼 기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독자적인 기믹을 추가하고 캐릭터를 입히고, 멀티-내지는 랭킹-를 구현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달리고 싶다.
열일하는 게으름뱅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