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목차만 보고 다루는 내용도 많고 공부하면서 나왔던 키워드가 가득한 것을 보고 흥미도 가지만 약간 무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글이 쭉쭉 읽혀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글줄만 있는 게 아니라 코드와 이미지가 꽤 많이 삽입되어 있어서 글로만 설명하기 애매한 부분들이나 부족한 부분들을 충실하게 보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끔 부장님 개그(?) 같은 부분이나 찐 컴퓨터 덕후 같은 면이 뻘하게 웃겼다. 아무리 좋은 책도 재미가 없으면 끝까지 보기가 힘들다. (내가 그렇다. 공룡책한테 덤벼서 현재 3전 0완독 3포기 기록중..)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비전공자도 혼자서 읽기 부담스럽지 않고 컴퓨터과학 개론서로 보기 진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전공서는 너무 파고드는 느낌이고 기존의 일부 실용서들은 약간 쉬운 내용 위주로 설명해서 아쉬운 느낌이라면 이 책은 주제 선정이나 깊이가 적당하다고 느꼈다.
컴퓨터 동작 방식을 처음에 컴파일러와 링커부터 시작해서 프로세스, 스레드, 동기/비동기, 블로킹/논블로킹,CPU, 캐시 등등 주제별로 코드의 방식과 단계를 작게 쪼개고 설명한다.
추상화된 컴퓨터 동작 방식을 이미지와 코드 조각과 함께 구체화하고 술술 읽힐 수 있게 풀어쓰여 있어서 각잡고 공부하듯 보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p.38
이름을 붙일 때는 반드시 보기에 심오하고 이해하기 어려워야 한다는 이상한 원칙이 있습니다. 이것은 ‘이해 불가능’ 원칙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따라 여러분은 듣기에 그리 명쾌하지 않은 이름인 컴파일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p.282
현대 프로그래머는 CPU에 거의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고서는 왜 굳이 여기에서 소개하느냐고요? (생략) 재미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