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나는 우리 팀의 '그랜드 스크럼 마스터' (??🤔)라는 책임을 맡게 되었다.
이름만 들으면 황당할 수도 있지만 난 이 역할을 통해서 값진 경험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랜드 스크럼 마스터 - 줄여서 그스마라고 부르겠다. 그스마는 간단히 말해서 팀내 스크럼 마스터들을 지원하고, 스크럼 진행 방식이나 스프린트에서 이슈가 없는지 점검하고, 스프린트의 데이터를 보면서 더 좋은 방법이나 TRY들을 제시 하는 역할이다.
우리 팀은 스크럼 마스터를 모든 팀원(리더 제외)이 매 스프린트마다 돌아가면서 진행을 한다. 돌아가면서 하다보니 매 스크럼 마스터마다 역량이나 진행 방식이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 그스마라는 역할을 만들게 되었다. 내가 특별해서 그 역할을 하게 된 건 아니었고, 투표를 받아 어쩌다보니 하게 되었다.
그스마를 하다보니 애자일 방법론에 대한 관점이 더더욱 고도화되었다. 내가 책임을 지고 다른 스크럼 마스터인 팀원들에게 데이터를 검토해 피드백을 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하다보니 어깨가 여간 무거운 게 아니었다. 난 쪼렙 개발자일 뿐인데...😖
그래서 이 역할을 맡은 지 시간이 꽤 지난 지금, 나와 우리 팀은 애자일 이념을 따르는 측면에서 많이 성장했다.
왜 우리 팀이 애자일하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방법이 협업에 효과적이었는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스프린트 중에 애자일 관리 프레임워크(스크럼)에 대해 검토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우리 팀은 이걸 스프린트 회고 때 같이 진행을 하고 있다.
보통 이런 질문들을 하고, 서로 함께 치열하게 고민한다.
과하게 측정하거나 적게 측정하지 않고 적절했는가?
플래닝 포커를 통해서 이 SP가 맞는지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을 하였는가?
모두가 SP를 정하는 기준이 다르다면 스프린트 이후 데이터를 검토할 때 큰 방해가 된다. 데이터를 검토하는 게 어렵다는 건 피드백을 통해서 다음 계획을 세우는 것도 어렵다는 뜻이다.
SP는 모두가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플래닝 포커를 통해서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
누구는 배포를 하자마자 완료 처리를 하고, 누구는 배포 이후 충분히 테스트가 되어 더이상 버그가 없을 것 같을 때 완료 처리를 한다.
이러한 기준도 통일시켜야 완료에 대해서 확실한 목표를 가질 수 있고,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완료 뿐만 아니라, 티켓이 가질 수 있는 상태(Backlog, To Do, In Dev, In Progress, In Review, Blocked)에 대해서 명확히 정의하고 공통된 기준을 가져야 한다.
데일리 스크럼은 단순하고 형식적으로 한 일, 할 일, 장애 요소에 대해서만 말하는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솔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야 하고, 서로 의문점이 드는 게 있다면 서스럼없이 말하고 그걸 해결해야 한다.
만약 캐주얼하지 않은 데일리 스크럼이라면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기 어렵다. 데일리 스크럼 자체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난 모두가 대화를 통해서 팀원들의 심리적 결합도를 올리고,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허무는 것도 데일리 스크럼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어떤 팀에게는 1주짜리 스프린트가 잘 맞고, 어떤 팀은 2주짜리 스프린트가 잘 맞다.
어떤 팀에게는 1시간만에 플래닝이 끝나지만 어떤 팀은 최소 4시간은 플래닝에 할애해야 한다. 이렇게 각 팀의 스타일과 업무 방식마다 필요한 스크럼 체계가 다르다. 그걸 찾아나가도록 최선을 다해서 고민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방치하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우리 팀은 이러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스마(?)라는 역할도 사라질 예정이다. 왜냐하면 팀원들 모두가 굳이 지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애자일 이해도가 성장했고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속 우리에게 더 좋은 방법을 찾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팀이 충분히 애자일하다고 자부한다. 언제나 변화가 두렵지 않고, 우리 팀의 가치에 맞는 것들이라면 적극적으로 수용할 의사가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