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급 개발자 행세를 하며 개발을 약속하고 돈을 꿀꺽한 사람.. 이야길 들었어.
사기 친 사람은 벌을 받을 일인데. 속은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속은 건지.. 그게 궁금하다는.
천재 필요하지. 어디선가. 벋뜨. 우리 손이 닿는 프로젝트는 아냐. 우리 사이에 천재.. 가 끼어들면 방해가 되거덩. 회사에서 진행하는 개발 프로젝트는 남다르게 특출난 머리로 하는 게 아니니까. 지지고 볶여도 꿋꿋히 자리를 지키는 끈끈한 엉덩이로 하는 거지.
너님과 나님의 개발 프로젝트는, 묵직하게 자리에 앉아 버티는, 머리 긁적이며 코드를 짜고, 스택오버플로우 들락이며 해결책 찾고, 버그가 나오면 얼른 고치고, 유닛테스트 꼼꼼히 만들고, 코드리뷰 부지런히 하고, 비즈니스 요구사항 이해하려 읽고, 묻고, 대화하고, 동료와 피자 먹으며 수다떨고, 잘 하는 사람에게 배우려 노력하고, 그러면서 끝끝내 엉덩이 묵직하게 앉아 버티는 사람이 하는 거란 말씀.
천재 참칭도 한심하지만, 그런 사기에 속는 사람도 안타깝지. 허술함도 그렇지만 탐욕이 개입했을 거고. 개발자 사이에 실력 차이는 존재하지. 작게는 몇 배에서 크게는 몇십 배까지. 그렇다해도 개발자는 항상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하는 거야.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엉덩이 무거운 사람으로 이루어진 단단한 팀의 지원이 없으면 실력을 발휘할 수 없어.
형아가 창업을 한다고 하자. 뉴욕에서 서울로 데려오고 싶은 사람이 몇 명 떠오르는데 그들은 모두 겁나 성실한 사람이야.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
알겠지? 프로젝트는 머리, 혓바닥, 손가락으로 하는 게 아니라, 묵지근한 엉덩이로 하는 거라는 사실. 자리에 앉아 하루를 끈끈하게 버텨내는 사람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영웅.. 천재님이라는 사실. 뭐 그렇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