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5(화) 내용 정리
오늘의 지출
- 알베르게: 10유로
- 뿔포(외식): 13유로
- 장 보기: 20.7 = 1.8+18.9
- 총 지출: 43.7유로
오늘도 컵라면과 어제 남은 바게트빵으로 아침을 먹고 07:10 쯤에 숙소에서 출발했다. 요새 날씨가 많이 더워져서 아침에도 춥지가 않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사리아라는 도시로 대충 25km의 거리이다. (다만, 중간에 지름길을 이용해서 7Km 정도를 단축했다.) 오늘도 산맥을 이어서 걸었지만 지난 2일 간의 걸었던 산맥과 비교했을 땐 매우 편한 길이었다. 중간에 소몰이 광경을 직접 목격했는데 소들이 전투를 목적으로 길러진 소들 마냥 세 보였다. 포켓몬스터 1세대 포켓몬 중에 비슷하게 생긴 황소 포켓몬이 있는데 그 포켓몬이 '힘껏 차기'라는 기술을 사용할 때 상대 포켓몬이 빈사 상태가 된다. 이제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진짜 부딪히면 사망할 것 같았다.) 어쨌든 계속해서 걷다 보니 오늘은 비교적 일찍 목적지에 도착했다. (11:30 쯤에 도착했다.) 체크인이 13:00라서 숙소 앞에서 앉아서 계속 기다렸다. 중간에 아일랜드 아저씨가 초코 아이스크림 골든벨을 하셔서 맛있게 먹었다. 나무위키를 보면서 시간을 떼우니 금세 시간이 되었다.
알베르게에서 대충 정리를 마친 후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좀 특별하게 외식을 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갈라시아라는 지방의 첫 도시를 방문했기 때문에 유명한 음식인 뿔포(문어 요리)를 먹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기대를 품고 구글맵에서 가장 평점이 높은 식당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은 꽤나 붐비었고 1인 손님인 나는 다른 1인 손님과 합석했다. 그러고나서 뿔포 1인분과 맥주 한 잔을 시켰다. 금방 요리가 나왔고, 나는 바로 맛을 보았다. 맛을 표현하자면 웬만한 한국 문어 숙회보다 맛있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인생 최고의 문어 숙회 맛이었다.) 올리브유에 매운 파프리카 가루와 짭잘한 약간의 소금 알갱이와 함께 씹히는 부드러운 문어는 정말 맛있었다. 앞에 파프리카 가루와 더불어 고춧가루도 있어서 두 가지를 비교해보면서 먹었다. (고춧가루는 좀더 매콤한 느낌이 강했다는 차이밖에 느끼지 못했다. 개인적으론 파프리카 가루가 더 괜찮았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마트로 갔다. 오늘은 특별한 날인 이유가 또 있는데
그건 갈라시아 지방의 유명한 알바리뇨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을 먹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마트로 가서 리아스 바이사스의 알바리뇨 와인을 한 병 구매했는데, 한 병 가격이 10.5유로로 대충 16,000원의 가격이었다. (그렇게 비싸지 않아 보이지만 이때까지 먹었던 와인이 3~4유로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게 매우 사치스러운 가격이다.) 좋은 와인을 마시는 만큼 오늘은 아베리코 하몬을 사서 같이 먹기로 하였다. (6유로 짜리를 할인해서 2.xx 유로 가량으로 구매했다.) 어쨌든 숙소로 가서 구매한 와인과 기타 음식들을 먹었다.
와인을 맛 보는데 확실히 맛이 좋다고 느꼈졌다. 전에 아이렌이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든 저렴한 (1.7유로 짜리) 와인을 마셨는데 아이렌 와인은 뭔가 맛있는 불량식품 느낌이었다면 알바리뇨 와인은 좀더 깔끔한? (인공 감미료 따위가 없는) 맛이었다. 진짜 맛있는 와인을 마신 느낌이 들었다. 좀만 더 첨언하자면 백포도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듯한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무위키를 보니 스페인 북서부 지역에서 유명한 와인이 총 세 가지인데 그 중 하나가 리아스 바이사스이 알바리뇨 와인이다. 나머지 두 와인을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여행이 더 설레게 느껴졌다.
어쨌든 맛있게 와인과 음식들을 먹으면서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걸을 때 박세미의 수다가 체질이라는 라디오를 팟캐스트로 듣는데 너무 재밌다. 한국에서도 자주 들었는데 여기서 들으니 더 재밌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