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s: Figma AI (and Slides)
Figma AI및 Slides가 발표되었다.
- 아직 실제 사용하는 걸 봐야 이게 얼마나 실제 워크플로우 안에서 의미가 있는지를 알 수 있을 듯.
- 하지만 본격적 프로토타이핑/디자인 툴에서 의미있는 수준으로 AI 워크플로우가 들어온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에게 큰 기회일 수도, 위기일 수도 있다.
- 앞으로 디자이너들이 AI에 의존해 찍어내기식 디자인을 하게 되고, 경영진들이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줄임으로서 디자인의 퀄리티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좋은 디자인은 돈이 많은 일부만 향유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비판적 트윗들을 봤다.
- 사실 이것도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교과서적으로 (우리가 아는 형태의) 정보 디자인에는 크게 3가지의 큰 변곡점이 있었다. 하나는 활자, 두번째는 사진(과 사진 식자), 세번째는 데스크탑 퍼블리싱이다. 과연 네번째가 AI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 왜 확실하지 않은가? 왜냐하면 그 성능이 충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할루시네이션 같은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업무들을 수행할 땐 내가 말하는 문맥과 의도를 잘 파악하게 만들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런 것을 잘 하게 만드는 기술들이 있겠지만, 나는 그런 것들을 익혀야 잘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한계라고 본다.
- 그래서 LLM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은 나에 대한 문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어쨌든 뛰어난 일반 지능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 아닌가. 그리고 아직 거기에 도달하려면 한참 멀었다는 것이다.
- 다시 돌아와서, AI가 또 다른 정보 디자인에서의 혁명을 일으키는 존재가 되려면 단순히 인간이 했던 것들을 모방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다양하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Figma의 AI 기능은 현재로서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구현한 것 같지는 않고, 내가 하는 반복적 작업을 줄여주고 기초 작업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듯하다) AI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천재성을 갖춰야 한다는 건 아니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좋았던 아이디어들이 시기에 맞지 않아 잊혀지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은 그런 문맥을 늘 머리에 집어넣고 있을 수 없지만 AI는 할 수 있지 않겠는가.
- 또한 질의를 통해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게 이미 UI상에서 됐어야 했다. 나는 오늘도 초 거대 피그마 파일에서 새로 구현해야 할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 찾느라 헤맨다. 그렇다. UI에 간단한 레이어 검색창 하나가 없는데 AI 기능부터 구현이 되는 것이 프로덕트 매니징의 현실이다.
- AI 얘기를 하느라 Slides 얘기는 구석에 쓰게 되었다. 사실 나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보니 자연스레 3년차까지는 인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력서와 슬라이드를 만들곤 했었다. 그래서 고-디자인-퀄리티의 (간단한) 슬라이드 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그것이 2024년이 되어서야 등장한 것 같다. 또한 제품을 프리젠테이션할 수 있는 기능 등, 꽤 많이 준비한 것 같고 트위터에서 봤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 사실 Figma가 디자인 툴로서 기능(의 양)은 많이 부족하지만 가장 뛰어난 것이 협력 도구로서의 기능이니만큼, 이를 강조하는 실시간 협력 기능들도 많이 들어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덕트들로 인해 지금으로서 크게 특별한 건 없지만, tone 조절 다이얼로그가 예쁜) AI를 이용한 문구 트리밍 기능도 들어갔다. 어쨌든, 피그마 본판만큼 좋은 프로덕트가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트위터에 피그마 슬라이드 PM 분이 올리신 스레드가 흥미로워 링크를 걸어본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