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도 3월부터 서류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약 1년 반동안 500개 이상의 서류를 넣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서류 난사였죠. 하지만 그 결과는...
(출처: https://kr.pinterest.com/pin/595741856982267319/ 취준생 때, 재밌게 봤던 글이라 조금 편집해서 가져와 봤습니다)
교육기관을 수료하고 나면 바로 취업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넣은 서류들의 대부분은 탈락이었습니다. 그중에 3% 정도가 신입 공고였고, 나머지는 경력 공고였습니다.
총 서류 합격률은 5% 아이러니하게도 신입 공고는 서류 합격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사람인을 보니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인 등 채용 사이트에서 확인한 신입 공고 지원자 수는 수백에서 수천 명에 달했으며, 연봉 2,800만 원에 불과한 공고조차 100명 가까운 지원자가 몰리는 현실을 보며 경쟁의 치열함을 실감했습니다.
또한 24년도 하반기는 네카라쿠배 같은 기업들도 신입 공채를 뽑지 않는 걸 보며 사람은 너무 많고, 기업은 여유가 너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40811/126467322/1)
하지만 1년 반의 서류 도전 끝에 드디어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얻은 이력서 작성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금 취업 준비를 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 첫 이력서는 무려 14페이지였고, 글자가 빽빽했었습니다. 그래도 이력서를 본 한 곳에서 연락이 와 면접을 보고 합격까지 했었습니다. 초심자의 행운이였죠. 그때는 있는 내용, 없는 내용 다 긁어모아서 작성했는데 어떻게 붙었는지 아직도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조건을 포함하여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에 오퍼를 거절했습니다. 급여는 마음에 들었지만, 결정적으로는 수습 기간 급여 80%가 마음에 안들었다는 점과 앞으로도 잘 될 줄 알았던 게 컸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서류 합격이 너무 저조해서 주변에 피드백을 받으며 이력서를 고쳐나갔습니다.
등등 기회가 되면 이력서 피드백을 받았고, 관련 글들을 찾아보며 취준 기간동안 꾸준히 이력서를 발전 시켜나갔습니다.
그 결과 마지막 서류 지원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은 이력서가 나왔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이력서를 빠르게 검토하는 실무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눈에 띄는 타이틀을 사용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취업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많습니다. 게다가 어느 정도 큰 규모의 회사가 아니라면, 실무자가 이력서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들은 것도 있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니 이력서를 보며 일하는 것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수십, 수백 개의 이력서를 보는 사람들의 관심을 한 번이라도 끌기 위해서는 눈에 띄는 이력서를 작성해야했습니다.
저는 과거 코딩 시간으로 세계2등까지 도달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이 타이틀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이 타이틀을 써야겠다고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같이 교육을 들었던 분이 사용해 보라고 권유해 주셔서 너무 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게 저의 이력서 합격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경험 부분은 기술적 역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했고, 상세한 부분들은 포트폴리오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력서에 모든 기술 경험을 나열하는 대신, 지원하는 회사의 자격 조건과 우대사항에 맞춰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했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기술 스택과 일치하는 경험을 부각하고, 회사의 당면 과제와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회사는 당장 자격조건과 우대사항에 적혀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그것들은 실제로 회사가 겪고 있는 문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지원하는 회사가 사용하지 않는 기술을 어필한다고 해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가독성만 해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력서를 읽는 사람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취향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글씨만 빽빽하고 보기 힘든 이력서보다 깔끔하고 한눈에 들어오는 보기 좋은 이력서를 더 좋아할 것입니다.
저는 엄청 화려하고 예쁘게 디자인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기술적 역량을 글보다 시각적인 요소로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저는 정리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개발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문서화를 해두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어필하기 위해 제 작업 일지와 프로젝트 산출물을 정리해 둔 링크를 이력서에 첨부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자세하게 작업일지 링크까지 적어두지 않았는데 면접에서 그 내용을 말하니까 보통은 어필하기 위해서 링크 다 달아두는데 안 해서 못 믿는 것 같은 눈치더라고요. 이런 게 있으면 무조건 적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어필 할 수 없는 내용이거나 더 좋은 비슷한 내용이 있다면 빼는 것이 가독성 측면에서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3개 중에 더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프로젝트 2개만 이력서에 작성했습니다.
내용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의도와 목적을 가진 구성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압축된 정보가 실무자가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외 기타 활동들을 통해 추가적으로 제가 어필하고 싶은 부분들을 적었습니다. 단순한 참여 내역이 아닌 활동을 통해 배운 점과 어떤 역량을 키웠는지를 서술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활동 경력을 나열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포트폴리오도 원래는 노션으로 관리했었는데, 글이 너무 많아 가독성이 떨어져서 PPT형식으로 변경했습니다.
변경하고 얼마 안 돼서 취업이 됐기 때문에 검증이 된 건 아니라는 점에서 구성요소 정도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순서를 넣은 이유는 "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체계적으로 작업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회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이런 느낌으로 작업이 진행됩니다. 쌩신입의 경우는 이런 과정을 포함하여 온보딩해야 할 게 많은데 나는 이미 익숙해서 온보딩 비용이 적을 것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필할 만한 기능과 활동들을 적었고, 블로그에 작성해 둔 글이 있다면 링크를 연결해 두었습니다.
이력서를 처음 적을때는 일단 생각나는 내용을 모두 적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실제로 그게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필요한지 아닌지는 작성한 본인도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 다른 사람이 보기엔 중요할 수 있고,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피드백을 받는다는 가정하에 정보와 소재가 많아야 피드백을 해주기 편합니다. 없는 걸 만들어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단 생각 나는 걸 모두 다 적고, 주변에 피드백을 받아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명에게 꾸준히 피드백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피드백을 받으면서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적용하고, 아니라면 적용하지 않으면 됩니다.
물론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동일한 피드백을 받는다면 그게 맞는 것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바꾸는 게 좋습니다.
제 이력서가 '좋은 이력서다'라고 확신은 못 하지만, 신입 이력서 치고는 서류 합격률이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글을 써봤습니다. 보시면서 좋은 부분이 있다면 가져가셔서 이력서를 작성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면접과 공부법 관련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정도 했으면 너무 잘하셨네요
취업이 안되는 것은 신입 책임이 아닙니다. 본질은 발전하지 않는 정부에 있죠.
정권이 바뀌면 여럿 기회가 생길겁니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취업을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시기가 올때 찬스가 명확하게 온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너무 지금의 현상에 대해서 과몰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충분하세요.
인간은 역시나 오래전의 기억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본성이죠. 오래전의 사람들은 아예 공부를 안하고도 취업이 나왔습니다, 대학교 4학년만 되어도 대기업에서 사인만 하라는 종이가 왔었다는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게 불과 몇 년전입니다. 그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정신이야말로 늙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어요. 언젠가 저와도 인연이 되기를 바래요.
다음편도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