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진, 『역행자』, 웅진지식하우스
역행자의 7단계 모델
#1 자의식 해체
#2 정체성 만들기
#3 유전자 오작동
#4 뇌 자동화
#5 역행자의 지식
#6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 역행자의 쳇바퀴
종종 보는 강연프로그램 세바시에서 알게된 그의 인생 서사는 나로 하여금 그의 책 '역행자'을 읽게 만들었다. 밀리의 서재 랭킹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책이기도 하였고 여러 자기개발 서적 중 눈에 띄는 제목이기도 했다.
"절대 읽지 마라!, 죽을 때까지 순리자로 살고 싶다면"
인간의 반대 심리를 적절하게 이용한 캐치프레이즈에 난 넘어가주기로 했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저자의 자신감을 어느정도 납득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성공의 비결에 대해 다음의 일곱가지의 모델로 답한다. 인간은 무의식, 자의식, 유전자에 의해 조종되는 존재이고, 본성과 유전자의 명령대로만 살지 않기 위한 7가지의 지침사항이라는게 그의 논리이다.
도서 '역행자'의 독서 노트는 세개의 장으로 나누어 작성할까 한다. 오늘은 역행자의 일곱가지 모델 중 자의식과 정체성에 대한 내용이다.
"신은 망가뜨리고 싶은 인간이 있으면, 신은 먼저 그가 잘될 사람이라고 추켜세운다."
시릴 코널리(Cyril Connolly), 『가능성의 적들』
저자는 과잉된 자의식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우리 뇌는 가급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고, 적은 에너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외부 신호를 왜곡(자기 합리화, 투사, 반동 형성 등)하는 자기 방어 기재의 강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공부 없이 입문한 주식으로 큰 돈을 잃은 투자자가 자아를 지키기 위해 온갖 이유를 가져다대며 손해를 합리화 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기 위해 희생양을 만드는 행위도 모두 자의식을 지키기 위한 과정에서 나왔을 것이다.
자의식이 진화의 산물로써 우리 몸에 남은 이유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일관되게 가치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는 삶의 유지에서 핵심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 안주하게 만들고 발전을 더디게 하는 자의식의 역설을 다시한번 생각해 봤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하지 않는 주식쟁이처럼,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과 현실은 무관하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해야할 일을 제때 하지 않으면 현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생각이나 기회를 의식적으로 거부하게 되고 더 큰 성장을 놓쳐버리게 만든다. '자의식 해체'는 이러한 나를 지키기 위해 의식,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정보 왜곡을 잘 대처해야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세가지 단계로 자의식 해체를 이야기한다. 탐색-인정-전환으로 이어지는 해당 방법은 마음의 방어막을 의식적으로 벗겨내는 과정이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경계면을 말랑하게 만들어 학습력과 의사 결정적을 높이자는 것이다.
정서적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자의식의 작동으로 일어나는 감정의 근원지를 확인한다. (탐색) 정서적 변화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현재 자신과 비교하여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 (안정) 인정을 통해 불쾌감을 해소하고, 변화의 계기로 삼는다. (전환)
"어떤 자질을 원한다면, 이미 그걸 갖고 있는 것 처럼 행동하라."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성공한 사람들의 서사에는 변곡점이 있다. 그들이 만났던 인생을 변화시킨 지점, 정체성을 바꿀 사건을 우리가 우연하게 겪을 수 없다면 인위적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게 정체성 만들기의 시작이다.
'나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믿는다면,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선 연료로써 작가는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역시 뇌의 작용은 가성비를 추구하기 때문에 모든 것에 집중하지 않고, 일정한 정체성에 맞추어 입출력을 바꾸어 나간다는 것이다.
한 예로써 실제로 작가는 사업가 정체성을 가졌을때 식당을 가서 메뉴와 테이블 수, 직원 수, 고객 회전율을 계산하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다고 이야기 했고, 작가로 정체성을 바꾸기로 한 뒤엔 글을 쓰는 것에만 관심을 두었다고 했다.
'나는 이렇게 살겠다'는 결심 한번으로 정체성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거창한 목표를 세운 후 실패, 그 후 자의식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의 작동은 대다수가 경험하고 있는 실패의 쳇바퀴이다. 애초에 인간은 목표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뇌가 지속적으로 붙들고 있게 만들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자유의지가 없는 인간을 전제로 한 정체성 만들기는 단순히 '목표를 세운다'는 것보다 몇단계 발전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몇가지의 정체성을 변화시키기 위한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무언가를 잘하고 싶으면 결심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해당 결심을 실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도 관심을 두는 것이다.
나 또한 공감하는 부분은 인간은 자유의지, 노력 등을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서 그만큼 환경을 만들고 스스로를 밀어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독학보다 기숙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의 결과가 더 높을 것 같은 것도 자유의지보다는 환경의 중요성과 관련된다. 환경을 설정해놓고, 자신이 설정한 정체성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노력하는 것. 생각보다 내 인생의 많은 부분에 적용하고 싶은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