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sosunnyproject를 만난 후, 무조건 해외 취업해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 이후 회상하면 쓴 블로그 글 일부
학부 때까지만 해도 주변에 아무도 해외로 나간 사람이 없어서, 해외 취업은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게다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너무 싫어해서 이과에 간 케이스였기 때문에 영어 공부는 중학교 이후로 한 적이 없었죠... 하지만 한 외부 활동에서 운 좋게 인생의 귀인을 만나게 됩니다. 제 룸메였던 이 언니는 영어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썼는데, 언니와 거의 4-5개월 같이 지내면서 정말 '영어'가 나에게 엄청난 날개가 되어줄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 이후로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영어로 된 컨텐츠를 계속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취업이라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영국에 온 지 벌써 1년이 되었다. 2021년 9월 2일에 출국해 비행기 연착과 폴란드 바르샤바 1박이라는 시련을 겪고 9월 4일에 입국했으니, 정말 오늘(2022년 9월 4일)이 딱 1년이 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비행기 연착으로 환승편 놓치고 보상받은 후기
요약: 편도 비행편 34만원에 사고 82만원 보상받았으니 이득봤다.
영국에 오기 전 내 해외경험을 나열해보자면,
가 있는데, 그나마도 같이 간 한국 친구들과 살았으니 긴 해외 여행을 다녀온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오늘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K-장녀가 영국 런던에 1년간 살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려고 한다.
전에 썼던 트윗을 첨부한다.
해외에 사는 것... 쉽지 않다. 한국에서도 연고가 없는 곳에 정착하기 쉽지 않은데, 여기서는 그걸 영어로 해야한다. 집 계약, 가스/전기/물/통신 계약, council tax 신청 등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고 나 혼자 스스로 해야한다. 크고 작은 고난이 계속 찾아오다 보니 뿌듯함을 느끼는 사이클도 작고 빠른데,
이런게 뭐 매일 매일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크고 작은 성공(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것들, 스몰톡 성공 이런 것 ㅋ)이 쌓이다 보니 어떤 도전을 하기 전에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것 저것 재고 있을 시간이 아깝다. 일단 해보자! 그러니 또 다른 성공이 늘고,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TMI. 이 단계들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은 정말 넓고, 다양한 사람과 문화가 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ethnically homogenous 한 나라 중 한 곳이다. 거의 99% 이상의 한국인이 인종적으로도 한국인이다. 대학에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들마저도 상당수 학위 취득 이후 한국을 떠난다.
런던에 왔을 때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내 생활 반경에 너무 너무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것이었다. 런던에는 고작 43.4% 만이 white british 일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인종을 만날 수 있다. 덕분에 차별과 평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퀴진이 있다. 인도를 비롯해 그리스, 레바논, 에티오피아 음식을 어렵지 않게 찾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영국 음식은 맛 없지만 영국의 인도 음식은 맛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특히 나).
새로운 자극이 많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난 정말 럭키!
외롭다. 생각보다 더.
가족, 친구와 떨어져 사는 건 정말 외롭다. 혼자 있는 시간이 정말 많다. 고등학생 때 부터 기숙사에 살면서 가족과 떨어져 사는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해외에 사는 것? 좀 더 먼 기숙사 사는거랑 똑같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기는 친구도 없고, 혼자 여행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잘 놀러다니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오피스에 출근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주말에는 정말 오롯이 이 외로움을 견뎌야 한다. 지난 달에 동생이 런던에 놀러와서 한달 반 정도 같이 살았는데, 퇴근 후 같이 웃고 떠드는 내 모습을 보면서, 와, 마지막으로 내가 이렇게 즐거운 저녁을 보낸 적이 언제였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걍 견디자...
어른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
이제 뭘 해야 하는지...?
학생 때는 공부하고, 졸업하기, 취업 준비할 때는 영어 공부하기, 취업하기 등 가시적인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해외 살이를 하고 있는 지금은 돈을 모으고, 월세 집에서 전세 집으로 이사가고, 더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이런 다음의 목표를 세우기가 어렵다. 영국에는 전세 개념이 없어 월세로 엄청나게 큰 돈을 내고 있고, 집을 사기엔 앞으로 내가 영국에 살지, 한국에 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아직도 학생같이 느껴진다. 이런 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Somebody help me!!!
이상 런던에서 1년 산 후기였다.
다음 글은 런던 개발자 1년 후기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