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록

심지섭·2025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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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회고

24년 한 해를 돌아보며 있었던 일들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1학기

3학년이 되었지만 팀 단위의 게임 프로젝트 경험이 없었기에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연합동아리나 외부 활동들에 지원해보았지만 당시 나를 받아주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그래서 학부 과목 중에 한 학기 동안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배울 수 있는 과목 '소프트웨어공학'을 수강하여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Java로 테트리스를 만드는 프로젝트였고 4명의 개발자로 팀이 구성되었다.
이때 당시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git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비효율적인 협업 방식이었지만, 이때 겪었던 Conflict나 오류, 날려버린 코드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준 것 같다.

여름 방학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유니티 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었다. 솔직히 그 동안 클론 코딩하고 유니티를 공부하면서 개발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 그래서 여름 방학에 교내 동아리에서 Never Come Lab 이라는 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이디어는 많은데 최종 결정자, 책임질 사람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팀장을 정하지도, 온보딩과 일정관리 등 PM도 철저히 하지 못했다. 중간에 내가 협업 전략을 구성하기는 했지만 게임 퀄리티와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아 팀원들의 의욕이 많이 떨어진 것도 문제였다. 무엇보다 유지보수의 벽에 부딛혀 OOP에 대한 내 지식이 정말 형편없다라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목표였던 만들래 10분 게임 공모전에도 참가해보고, 당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합동아리에 지원하여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실력보다는 열정을 더 봐주신 것 같다.

2학기

2학기에는 연합 동아리 활동과 학부 활동을 병행했다.

학부

학부에서는 '게임과 인문학' 교양 과목과 '컴퓨터 그래픽스' 전공 과목의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게임과 인문학에서는 노코딩 툴로 게임을 제작했는데 팀장으로써 기획/연출을 담당하게 되었다. 학부 과목 특성 상 교수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좋은 게임과 교수님이 생각하는 좋은 게임의 방향이 달라서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내 기획이 참 많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팀원분들이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해줘서 훈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컴퓨터 그래픽스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영상물을 제작했다. 제작 영상 링크
사실 생성형 AI를 이용해서 영상물을 만드는게 과연 의미가 있는 활동일까에 대한 의심을 많이 한 것 같다. AI 프롬프팅은 결국 노가다의 영역이고, 더 좋은 AI를 활용할 돈과 오랜 프롬프팅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든지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꽤 값진 경험을 한 것 같다. 우리는 이전 교내 게임잼에서 만들었던 Dawn의 PV 영상을 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AI의 편향성(고양이가 자꾸 톰과 제리처럼 나온다거나..), 활용 등 현재 그래픽스 AI 기술 트렌드와 한계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시행착오를 통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해서도 더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요새는 AI를 활용한 동영상 제작 공모전도 많이 보이던데, 누구나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Game Makers 동아리

초반 한 달 동안은 직군별 세미나에 참여했는데, 이때 앞으로 준비해야할 것들이나 개발할 때의 소소한 팁들에 대해 많이 배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Scriptable Object의 다양한 활용 방법인데, 이전 Data Container로만 활용해 왔던 SO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 물론 모든 개발이 그렇듯 tradeoff는 있겠지만,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세미나를 포함해 많은 도움 주신 멘토님께 감사드립니다.)
이후에는 계속해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나는 점프킹을 레퍼런스로 한 2d 플랫포머 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좋은 팀원들을 만나 지금까지 쭉 이어오고 있다.
동아리를 하면서 좋았던 점은 게임 개발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대화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개발 고수분들이 엄청 많아서 이것저것 이야기하다보면 개발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표 때마다 내가 만든 게임을 시연하는데, 누군가가 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
또 내부에서 게임잼도 진행했는데, 이때 만들었던 게임을 조금 다듬어서 며칠 전에 컴투스 공모전에 제출했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 안되더라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해봐야겠다.
동아리에 들어가고 나서 협업 체계와 유지보수 관점에서의 게임 시스템 설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한 단계 스텝업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연합동아리에 들어간다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할 것 같다.

2025 방향성? 계획?

사실 계획에 대한 내 생각은 이전부터 크게 달라진게 없다. 계획이라는 것은 매번 달라질 수 있고, 100% 지켜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타이트하게 계획을 짜면 수동적으로 행동하게 되어 금방 지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시험 기간과 같은 단기적인 계획이면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년 단위의 장기간의 계획은 러프하게 수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계획이라기보다는 목표에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몇 가지만 던져놓으려고 한다.

주도적인 경험

올해는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해보려고 한다. 멀티 게임 개발을 생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기획은 아직 하지 않았다.

공모전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혹은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로 가능하다면 BIC, GIGDC, 버닝비버 등 큰 규모의 콘테스트 참가를 목표로 할 것이다. 제일 이루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이제는 단순한 완성을 넘어, 의미있는 결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개인 프로젝트

비는 시간에 오로지 포트폴리오와 실력 증진을 위한 개인 프로젝트를 하나 할 생각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단순 기능 구현이 목적이 아닌, 코드의 구조와 최적화 관점에서 생각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다.

CS 공부

프로그래머에게 있어 CS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만들고 싶은 것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CS 지식의 중요성을 항상 느낀다.
뭔가 지금 학부에서 우겨넣은 지식들이 정제되지 않은 느낌이라, 이를 정리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서화

내가 경험한 것 혹은 느낀 것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는 블로그에도 글을 더 써보려고 한다. 아직 글 쓰는게 익숙하지 않고 어렵지만, 차차 발전해나갈 것이다.

마무리

2024년은 정말 우당탕탕 달려온 것 같다. 무작정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앞으로 내가 뭘해야할지, 뭘하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한 해였다.

2025년에도 러프한 계획을 가지고 꾸준히 부딪혀볼 생각이다. 나는 과거의 일에 대해 후회를 많이 하는 편이라,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그때 그렇게 하지 말걸' 하고 후회하는 것은 오히려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항상 현재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 그러므로 과거에 얽매이고 낙담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려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번 한 해도 꾸준히 달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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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을 하며 배운 것과 경험한 것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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