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MVP 인턴십 후기

DD·2021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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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서 언급된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생각, 감상이며 당근마켓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드는 MVP(Most Valuable Player)의 이야기

9월 27일부터 12월 26일까지 진행되는 당근마켓 MVP 인턴십에 참여했다. 약 3개월 간 경험한 아주 개인적인 시각으로 인턴십에 대한 간단한 소개, 개인적인 소감으로 후기글을 작성해보려 한다.


당근마켓 MVP 인턴십

먼저 MVP 인턴십에 대해 짧게 설명해보자면, 각 팀당 한 명의 디자이너/프론트엔드/백엔드 인턴이 팀을 이루어 서비스 기획부터 프로덕트 개발, 서비스 배포 및 운영까지 진행하는 인턴십이다. 하나의 서비스 생애주기를 경험한다는, 매우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이 인턴십에서 우리는 단순히 디자이너/개발자가 아니라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디자인/개발 능력은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덕트는 미니앱이라는 이름의 웹뷰로 당근마켓 어플리케이션 위에서 동작한다. 따라서 우리는 당근마켓이 보유한 수많은 리소스(유저정보, 지역정보, 홍보수단 등..)를 활용해서 빠르게 프로덕트를 만들어 유저와 만날 수 있다.



MVP가 일하는 방식


프로덕트를 빠르게 만들고, 유저와 빠르게 만나고, 고친다.

인턴십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머리를 싸매고 무엇이 더 좋은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는 건 추측일 뿐이다. 막상 유저들은 우리가 고민했던 문제는 별 관심 없을 수 있고, 다른 곳에서 불만을 제시하곤 한다.

따라서 당근마켓은 확인하고 싶은 가설 하나와 이를 검증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고 일단 유저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얻는다. 유저의 생각과 행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종잡을 수 없다! 😇

실제로 3주 만에 만든 프로덕트로 유저와 만난 팀도 있었다!

직군에 갇히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 서비스를 만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서비스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기획, 디자인, 개발 등 다양한 능력이 모여야 한다. 각자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기여할 능력으로 디자인, 개발을 골랐을 뿐 궁극적인 목표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유저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각자의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의견을 제시한다.

독자적인 서비스를 만들면서 동시에 당근마켓의 현업 환경을 경험한다.

당근마켓 어플리케이션 위에서 동작한다고 해서, 당근마켓에 종속되는 서비스라는 의미는 아니다. 동네라는 공간에, 이웃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싶은지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당근마켓의 리소스를 사용한다.

그 리소스에는 각종 데이터도 있지만, 우리의 든든한 멘토도 포함된다. 개발자로서 기술적 자문뿐 아니라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 서비스를 운영하는 마인드 등 당근마켓이 현업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우리의 서비스를 위해 당근마켓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



당근에서의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올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기술을 공부했다. 그동안 해왔던 프로젝트는 사용자가 존재하지 않는, 해당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가/없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당근 MVP에서는 내가 만든 프로덕트가 실제 유저에게 전달되어 사용되고, 피드백이 돌아오기 때문에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 이 기능이 지금 유저에게 필요한가?
  • 이 기능을 빠르게 만드는 게 중요한가, 확장성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한가
  • 유저는 어떤 환경에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까?

뭐랄까.. 유저가 10명도 없는데 최적화를 공부해서 뭐하냐 같은 느낌?? 그보다는 10명의 유저를 위해 당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하게 된 거 같다!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가 생겼다.

나는 기획/개발을 할 때 잡생각을 많이 한다. 사용자가 이렇게 행동하면 어떡하지? 나중에 이런 게 필요하면 어떡하지? 정답 없는 고민으로 시간을 많이 허비하곤 하는데, 당근마켓의 빠르게 빠르게 문화를 겪으면서 일단 해보자! 는 마인드가 조금은 생긴 거 같다.

물론 아직도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긴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 같다.

서비스를 만드는 것 보다 운영하는 게 더 어렵다고 느꼈다.

약 8주간 프로덕트를 만들고, 솔직히 당근마켓이라는 거대한 플랫폼 위에 올리면 알아서 굴러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배포를 하고 당근마켓 내부 홍보 기능을 사용해도 서비스가 원하는 만큼 활성화되지 않았다.

문제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고, 재배포 후 유저의 행동을 관찰하고.. 답이 없는 문제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해도 성공은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당근마켓의 리소스를 사용해도 이정도인데, 일반 스타트업은 어떨까..?

좋은 팀원을 만났다.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들, 로지와 크리스틴

하루도 웃지 않은 날이 없었다.

여느 직장인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기 싫었지만, 막상 출근해서 모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재밌는 하루를 보냈다. 다른 팀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는 팀이라고 할 만큼, 우리는 케미가 참 잘 맞았다. (나만 그르케 생각할 수도...?)

  • 하루에 한 번은 크리스틴이 로지의 말을 못 알아듣고 되물어서
  • 내가 혼자 중얼거리는 옛날 밈을 로지가 알아들어서
  • 그걸 모르는 크리스틴이 있어서
  • 로지가 항상 정전기를 뿜고 다녀서(모니터좀 그만 꺼뜨려..)
    ...

올 해 가장 많이 웃고 떠든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이 아닌 앞으로의 우리

3개월간 본방사수하던 일일드라마가 끝난 느낌이네요. 그동안 즐거웠던 만큼, 한동안은 빈자리가 조금 허전할지도.. 드라마가 끝나고 우리는 각자의 길로 흩어지지만, 가끔 만나서 속편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노래방 가기루 했잖아요..

'미!친거 아니야아악!?' 을 외치고, '여러브우운~?' 하며 우리를 부르고, 설명 끝에는 항상 '무슨 말인지 알죠옹?' 을 붙이는 크리스틴

테스트를 돌리며 '가보자 가보자' 중얼거리고, '갠챠나여어얼~' 이라고 하면서 안 괜찮은 얼굴을 하고, 밥 먹고 나면 식곤증에 몸부림치던 로지

두 사람과 같은 팀이어서 참 다행이에요. '당근 인턴십,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팀원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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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보단 기록을 / TIL 전용 => https://velog.io/@jjuny546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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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30일

부럽당..... ㅠㅅㅠ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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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6일

안녕하세요! jjunyjjuny님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혹시 제가 개인프로젝트로 개발 활동 리뷰글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jjunyjjuny님의 글들이 너무 마음에들어서 제 프로젝트에 올려도 될까요!?
https://github.com/junghyeonsu/awesome-dev-activity-review
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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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2일

글 써주세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