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심기 챌린지는 UMC 가천대학교에서 매달 진행하는 챌린지이다. 매일 잔디를 심고 노션 페이지에 인증하는 방식으로 챌린지가 진행된다. 나는 작년 9월부터 빠지지 않고 잔디 심기 챌린지에 참여했다. 작년 9월부터 시작했지만 오늘을 1년으로 정한 이유는,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잔디를 심어야겠다고 다짐한 게 11월부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사소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잔디 심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챌린지에 참여하면 매일 뭐라도 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여기저기서 들은 썰에 잔디 심기를 꾸준히 한 사람은 좀 더 긍정적으로 본다는 얘기가 있기도 했고.. 그렇게 잔디 심기 챌린지에 처음 참여했을 때는 휴학 중이었고, 알고리즘 공부를 위해 개인적으로 매일 백준 풀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백준 문제로 잔디를 심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느덧 제대로 잔디를 채우기 시작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1년 동안 잔디 심기 챌린지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도 있고 좋았던 점도 있는데, 좋은 마무리를 위해 아쉬웠던 점을 먼저 얘기해 보겠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잔디를 심기 위해 의미 없는 커밋을 한 적이 꽤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잔디 날짜를 조작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바쁠 때는 잔디를 몰아서 심기도 했다. 처음 잔디 심기 챌린지에 참여했을 때는 의미 없는 커밋을 남긴 적이 정말 많은데, 이렇게 하면 이 챌린지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겠구나 싶어서 마음을 다잡고 11월부터 제대로 된 커밋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매일 백준 문제로 잔디를 심고 있다.
1년 동안 잔디 심기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나 자신에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원래 목표했던 사소한 습관 만들기는 성공했다. 약속이 있는 날에는 약속에 나가기 전에 잔디를 심었고, 여행을 갔을 때도 노트북을 가져가서 잔디를 심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삶 속에서 매일 무언가를 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이렇게 매일 잔디를 심었다는 것 자체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휴학을 했을 때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젝트도 하고, 알고리즘 공부도 꾸준히 했었다. 하지만 복학을 한 이후에는 동아리 일도 있고, 학교 생활도 바빠서 개발을 거의 놓은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잔디 심기는 나에게 마지막 자존심 같은 느낌이다.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서 쉬운 문제를 풀 때도 있지만 이렇게 매일매일 쉬지 않고 코딩을 한다는 게 나에게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잔디 심기 챌린지는 매일 커밋을 하겠다는 나 스스로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개발자의 꿈을 놓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잔디 심기 챌린지를 하면서 의미 없는 커밋을 한 적도 있고 조금 편법을 쓰기도 했지만..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고 잔디가 비어있는 것을 참을 수 없게 됐다. 앞으로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커밋을 남길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