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해커톤은 가천대학교 IT 경력개발방에서 주최한 해커톤이다. 나도 가천대학교 학생으로서 해당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해커톤을 연다고 해서 굉장히 놀랐고, 좋은 기회가 생긴 거 같아 기대가 됐다. 해커톤을 준비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알고 있는데 열어주신 운영진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아무튼, 좋은 기회로 이번에 23.08.18(금)~23.08.19(토) 이틀 동안 열린 제1회 와글와글 해커톤에 참여하게 되었다.
일단 나는 해커톤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해커톤 경력이 많지는 않지만 이전에 경험했던 두 번의 너디너리 해커톤에서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배운 게 정말 많기 때문에 해커톤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유명한 해커톤은 팀이 랜덤인 경우도 많고,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한 거 같아 참여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가천대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해커톤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건 꼭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함께 동아리를 같이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되어 4명이서 팀을 이루게 되었다. 해커톤 전까지 기획자나 디자이너를 구하지 못했지만 Android 개발자 2명, Spring Boot 개발자 2명 정도면 되겠지 하는 마음에 일단 냅다 신청을 진행했다.
해커톤 주제 : 학교 생활에 접목하는 IT
팀 주제 : 가처네이터
학교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통해, 유저의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앱
팀 구성 : Android 2, Spring Boot 2
가처네이터는 쉽게 말하면 아키네이터에 학교 생활을 접목한 앱이다. 학교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유저에게 제공하고, 유저의 대답에 따라 가중치를 설정한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한 뒤, 최종적으로 유저의 가중치에 따른 결과값을 제공한다. 결과는 악깡버, 편입, 휴학, 반수, 대학원, 자퇴로 총 6개가 있다. 만약 결과가 자퇴로 나온다면, ChatGPT가 쓴 자퇴서를 제공해준다.
우리 팀은 해커톤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했서 진짜 다 하고 왔다. 사실 가처네이터의 숨은 뜻은 자퇴네이터이다. 아무도 학교 생활을 주제로 한 해커톤에서 자퇴를 꺼낼 줄은 몰랐겠지? 처음 아이디어를 꺼냈을 때는 조금 긴가민가 했지만 운영진한테 문제없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마음 놓고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애초에 요즘 유행하는 짧은 테스트처럼 재미를 위해서 만든 앱이라 화면, 질문 등도 재미 요소를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 웹으로 만들었으면 진짜 배포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우리 팀에는 웹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안드로이드로 진행하게 됐다.
아이디어 픽스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디자이너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프론트에서는 디자인부터 시작했고, 서버는 바로 API 작업에 들어갔다. 나는 ChatGPT API 연결 부분을 맡았는데 이상하게 분명 연결이 된 거 같은데 ChatGPT에서 자꾸 우리를 거부했다. 멘토님한테도 여쭤보고 구글링도 해봤지만 실패. 그렇게 안 되나보다 하고 거의 포기한 상태였는데 아침에 혹시 API 연동하는 것도 결제를 해야 하나? 싶어서 했더니 바로 됐다. 돈을 안 내서 연결을 안 해준 거였다니.. 안되는 줄 알고 자퇴서도 다 따로 준비했었는데! 어쨌든 처음으로 ChatGPT를 연동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긴 했다. 사실 서버에서는 만들 API가 몇 개 없어서 일찍 끝날 줄 알았는데 그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우리가 아키네이터의 알고리즘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로직을 새로 짜야 했다. 그리고 해커톤만 오면 펼쳐지는 수많은 억까와 싸우다 보니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다. 프로젝트가 실행이 안 되고, 깃허브가 안 올라가고... 진짜 해커톤만 오면 왜 평소에는 보지도 못한 오류들이 뜨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내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 언제 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밤이 되면서 점점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원래 머리가 자주 아픈 편이라 또 이러나보네 하고 두통약을 구해서 먹고 한 시간 정도 잤는데도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머리 아픔 + 속 울렁거림까지 더해져서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다. 중간에 너무 토할 거 같아서 화장실에서 진정하고 오기도 했다. 옆에서는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데 나만 계속 집중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는 거 🥲 새벽에 프론트 개발을 맡은 팀원이랑 같이 산책하고 나서 체한 게 좀 내려가고 잠깐 누워있다 오니 그때부터는 조금 괜찮아졌다. 그 후, 이미 다른 팀원이 일을 많이 진행해 두긴 했지만 남은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에 다시 집중해서 개발을 진행했다. 결국 서버는 작업을 다 끝내긴 했는데 이번에는 배포 과정이 말썽이라 결국 우리 팀은 프론트, 서버 연동을 다 하지 못하고 끝났다. 딱 1시간만 더 있었어도 다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너무 아쉽다!!
개발을 모두 마치고 딱 긴장이 풀리니 잠이 너무 쏟아져서 발표는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들었던 거 같다. 졸면 안 된다고 100번 다짐했지만 결국 잠을 이기지 못한 나.. 근데 정말 거짓말 안 치고 다들 완성도가 엄청 높아서 놀랐다. 발표도 다들 잘하시고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저렇게 했지? 하는 팀도 많았다. 어떤 팀이 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느낌. 개발하면서 둘러봤을 때도 다들 잠을 하나도 안 자고 집중하고 있던데 정말 대단한 거 같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 가처네이터. 우리 프론트 팀원이 캐릭터 디자인을 정말 킹받지만 귀엽게 잘해서 우리의 아이디어가 더 돋보였다. 아무래도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나올 팀은 우리뿐이지. 결과적으로 상을 못 받긴 했지만 우리는 우리끼리 굉장히 만족했다.
와글와글 해커톤은 이번에 처음 열린 해커톤이었는데 처음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준비가 꼼꼼하게 잘 되어있었다. 그만큼 운영진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는 게 느껴졌다. 개발하다가 힘들면 먹으라고 간식도 많이 준비되어 있었고, 야식으로 피자도 주시고 멘토분들이 돌아다니면서 우리한테 도움도 정말 많이 주셨다. 우리끼리 했다면 해결 못 했을 문제들도 멘토분들이 와서 봐주시니 바로 해결이 됐다. 이번 해커톤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계기 중 하나도 훌륭한 멘토분들이 질문도 받아주시고 피드백도 해주신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인데 참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멘토분들이 우리가 말을 걸지 않아도 먼저 와서 관심을 가지고 봐주셔서 더 편하게 여쭤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몸 상태가 안 좋았던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해커톤 자체는 정말 재밌게 즐겼다. 아무래도 우리 팀은 한 표도 받지 못했을 거 같지만 뒤에서 1등도 어쨌든 1등이다! 재밌는 아이디어와 좋은 팀원들 덕에 개발하는 과정이 즐거웠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와글와글 해커톤 운영진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만약 다음에 제2회 와글와글 해커톤이 열린다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