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나는 어느덧 2년 차 개발자가 되었다.
취준생 시절 바라보았던 2, 3년 차 선배들은 연차도 높고 대단해 보여서, 나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런 멋진 선배 개발자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성장에 목마른 주니어 개발자일 뿐이다. 그래도 올 한 해, 멋진 선배가 되기 위해 나름의 치열한 노력을 해왔다. 😅
가장 큰 노력은 주어진 문제를 단순히 해결하는 사람을 넘어, 문제를 먼저 정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2025년은 Gen AI와 코딩 에이전트 도구들이 발전한 해였다. 뉴스나 링크드인에서는 MS 같은 해외 빅테크 기업의 인력 감축 사례를 들며 개발자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선배들도 입을 모아 "앞으로는 회사에서 정의해준 문제를 푸는 것에 그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정의할 줄 아는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라고 조언해 주었다.
아직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어색하지만, 이 조언을 새겨듣고 문제를 먼저 정의해보기 위해 노력했다.

입사 후 약 1년간 우리 회사는 전형적인 Component 패턴을 사용했다. 하지만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서비스 규모가 커지자 기존 패턴으로는 프로젝트 복잡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필요한 컴포넌트를 찾는 일조차 힘들어졌다. 이에 우리는 1월부터 점진적으로 FSD를 도입했다.
우리는 PWA를 채택하여 모바일과 웹을 모노레포로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프로젝트로 관리하고 있었기에, 우리만의 특별한 장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Layers와 Slice 사이에 Platform을 두어 모바일용, 웹용, 그리고 공통 기능을 나누었다. 초기에는 효율적이고 좋아 보였으나, 신규 기능 개발과 유지보수를 거듭하다 보니 몇 가지 단점이 드러났다.
첫째, Platform이라는 중간 장치 때문에 폴더의 깊이(Depth)가 지나치게 깊어졌다. 이는 초기 기능을 구상할 때 복잡성을 증가시켰다.
둘째, 일부 레이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계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Three.js를 사용하는 우리 서비스 특성상, 어디까지가 Entity이고 Feature인지 나누기 애매하거나, FSD 규칙(동일 레이어 간 참조 금지) 때문에 구현이 난해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고민했지만, 아직 완벽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폴더 구조 규칙이 완전히 정립되진 않았지만, 서비스 운영에는 지장이 없으니 말 그대로 '어떻게든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2026년에는 더 명확한 규칙을 세워 프로젝트의 복잡도를 확실히 낮춰보고 싶다.
2025년 2, 3분기에는 정말 재밌는 경험을 했다. 마치 로봇 청소기처럼 우리 로봇의 탐색 경로를 설정하여 해당 영역을 움직이게 하는 기능을 개발해야 했다. 하지만 이 기능에는 문제가 있었다. 로봇의 탐색 경로를 표시하기 위해 네트워크 통신이 불필요하게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었다.

이에 ROS에서 사용 중인 경로 생성 로직을 프론트엔드로 옮겨 불필요한 통신을 줄여보고자 했다. 하지만 WASM을 활용해 로직을 이식했음에도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 WASM을 사용했음에도 브라우저가 버거워하며 멈추는 현상이 빈번했다.
둘째, 경로 생성을 위해 프로젝트에 추가적인 C++ 세팅이 필요했고, 이로 인해 CI/CD 파이프라인 시간이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결국 R&D 단계에서 멈추고 서비스화하지는 못했지만, '오버 엔지니어링'에 대해 배우고 교훈을 얻은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회사 밖에서도 정말 감사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내가 수료한 청년취업사관학교(SeSAC) 6월 매칭데이의 멘토로 참여하여, 수료 후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의 고민을 들어줄 기회가 생겼다.
취준생 시절의 나 또한 늘 고민이 많았다. 2024년부터 본격적인 취업 준비를 시작했는데, 개발자 공급이 늘어나며 취업 문이 좁아지는 것을 체감했다. 커리어 코치님이 계셨지만, 개발자 지망생으로서 겪는 고충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괴로운 순간도 많았다.
후배들 대부분은 줄어든 신입 채용 공고와 AI 발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사실 나도 저연차라 대단한 조언을 해줄 순 없었지만, 내가 마음이 꺾였을 때 어떤 노력을 했는지 경험을 공유하며 그들의 심리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노력했다.
2026년에는 채용 시장이 개선되어 모두에게 희망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2024년 방송대 입학과 함께 시작한 IT 커뮤니티 '그로스로그' 에서 함게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커뮤니티 멤버들이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한 한 해였다. 우리 커뮤니티는 1년 만에 100명이 넘는 오프라인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회원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진들과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나 회의하고 준비했다. 부족한 점도 있었겠지만, 흔치 않은 오프라인 모임으로서 회원들이 이곳을 '놀이터'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리더들과 함께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이번 회고에는 다 담지 못했지만, 꿈에 그리던 FEConf와 TeoConf에 참여해 선배들의 노하우를 들을 수 있어 즐거웠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개발자이기 이전에 사회인으로서 한층 성숙해질 수 있었던 감사한 한 해였다. 이제 2025년을 떠나보내며, 2026년에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
개발자를 꿈꾸면서부터 '오픈 소스 기여'는 늘 마음속에 품은 목표였다. 하지만 시작이 어려워 섣불리 시도하지 못했다. 이번에 인제 님이 운영하시는 오픈 소스 기여 모임 10기에 참여하게 된 만큼, 커뮤니티의 힘을 빌려 첫 PR에 도전해 보고 싶다.
작년부터 항상 품어온 목표다. 코드를 적절히 추상화하여 동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고, 능숙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프로덕트의 발전에 기여하는 동료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