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교체로 보는 엔지니어링 4가지 원리

주싱·2022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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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ware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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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수전을 교체하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몇몇 원리들이 생각나서 정리해 보았다.

욕실 수전을 잠궈도 물이 똑똑 떨어지기 시작했다. 온수 방향으로 돌려놓으면 물이 새지 않아 한 동안 쓰다가 이제는 어느 방향으로 해도 물이 샌다. 예전에 직접 교체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새 제품을 하나 구매했다.

1. 뜯어 보기 전에는 문제를 예측할 수 없다

우선 기존에 사용하던 수전을 뜯고 새 수전 편심(벽에 박혀서 고정되는 부분)을 벽에 설치해 보았다. 이럴 수가 편심 길이가 맞지 않는다.

편심을 설치하기 위한 파이프가 벽 안쪽으로 박혀 있어서 저 길이로는 설치할 수가 없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저 길이가 판매하고 있는 편심 중 가장 긴 편심이다.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만났다. 기존 수전을 뜯어보기 전에 파이프가 저렇게 설치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2. 키워드를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내 힘으로 안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들어 관리사무소에서 연결해준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내 사정을 설명했더니 "서비스 소켓"이란 걸 구매하면 길이를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해결책이 나온다. 키워드를 알아야 검색도 가능하다.

3. 실패에서 배운다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편심이 뭐고, 서비스 소켓이란게 있단 걸 알았다. 그리고 전문가들도 벽에 박힌 편심은 왠만해서 뜯지 않고 작업하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란 걸 알게 되었다. 까닥 잘못하면 파이프가 깨져서 벽에 물이 새서 대 공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4.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서비스 소켓을 통해 꼭 맞는 수전 편심 길이를 맞출 수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정말 큰 문제가 있었다. 수전을 설치할 때 편심 나사부분에 물이 새지 않도록 테프론 테이프를 감아주는데 설치하면서 테이프를 감아도 물이 조금씩 새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설치 후 한 동안 물이 새는지 테스트하는 단계가 똑 필요했는데 편심을 덮개로 덮어 버리고 나면 안쪽에서 물이 새는지 볼 수 가 없었다.

편심 한 쪽 부분은 물이 새면 밖으로 물이 흘러 나와 설치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할 수 있는 구조 였는데, 다른 쪽은 타일 뒤로 물이 넘어가도록 되어 있어서 물이 새어도 밖에서는 알 수가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아랫집에 물이 샐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국 덮개 없이 수전을 설치하고, 물이 새지 않는지 확인한 후, 덮개를 반으로 갈라서 양쪽에서 붙이고 실리콘을 발라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외관상 보기 싫지만 테스트 가능한 안전한 환경을 선택했다.

나 일반인인데 수전 교체 전문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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