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사회> / 착취는 외부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Joonseung Jang·2022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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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개발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생산성이란 무엇인가

최근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들어서 프로젝트 아이디어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본 것 같다.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여도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실행되더라도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으면
그것이 사업체가 되었건 시스템이 되었건 빠르게 사라지는 시대 속에
살고 있는 듯 하다.

진정한 의미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이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심도깊게 이해하고 있는지에서부터 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찾아보고, 관련 비즈니스 모델 등을
쭉 살펴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순간 머리가 턱 막힌 것 같아서
예전부터 읽어보려고 했던 <피로 사회>를 읽어보았다.

착취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이 책이 2010년 초반에 나온 책 치고는 지금 봐도 일상 전반에 해석을 녹일 수 있는 책이다.

보통 착취는 외부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착취의 주체와 대상은 통상적으로 분리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개인주의와 자유주의, 자본주의의 결합으로
사회는 '할 수 없다'는 마인드셋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로 향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사람들을 공황에 빠지게 하는 면이 있다.

책에서는 모든 개인이 경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을 경영하게 되면서 자신을 착취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착취방식은 외부에서의 착취보다 효율이 좋다고 말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에게 더 나은 성과를 내라고
채찍질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 나 자신이 그랬어서 더욱 돌아보게 되었다.
계속해서 더 나은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무의식적으로라도 고민을 하였던 것 같다.

자, 그러면 이야기의 초점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이러한 착취현상이 막연히 나쁘다는 것일까?
그러면 우리는 이 착취를 막기 위해 마음 편히 사는 연습을 해야 할까.

효율성과 생산성은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저러한 활동으로 과연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개선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착취가 반복되면서 현대인은 번아웃을 겪는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겪어본 적이 있고, 번아웃이 진행되면서도 일을 계속해야 하면
굉장히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번아웃 뒤에는 무엇이 오는가?

겪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무기력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착취의 대가로 무엇을 생산한 것인가?

이전 규율사회에서는 규율에서 이탈하면 범죄자가 되었다.
'하지 말아라'를 어기면 범죄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거나 할 수 있다'를 이탈하면 무엇이 되는가?
역으로 아무것도 할 힘이 없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낳게 된다.

그리고 2020년대로 오면서 그것은 현실화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지에서는 성과를 거둔 사람(돈이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홍보하고, 글을 올리고, 포스팅을 한다.

그러면서 너희들도 이렇게 될 수 있다면서 큰소리를 친다.
정말로 성과주의의 확산과 재생산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주의에 따르지 못한 자들은 암묵적으로
우울감과 낙오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기까지가 책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고,
개인적인 생각을 적으며 마무리해보려 한다.

필자는 인센티브 구조에 대해서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인센티브 즉 성과에 대해서 보상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면 그 시스템은 장기적인 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착취적인 성과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성과라는 것이 과연 넓은 시간 범위에서 유효할지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서 플라스틱 용기를 많이 이용하면서 가게 매출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대개는 이런 식이다.

가게 입장에서는 그래서 매출과 순이익을 올릴 수 있다면,
한계비용이 0이 될 때 까지 계속해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배달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런 성과로 우리는 먼 미래에 무엇을 갖겠는가?
성과와 보상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조금 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착취도 마찬가지다.
결국 하루에 10시간 이상 성과에만 몰입하는 경우에는,
처음에는 괜찮을 수 있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그 반동이 어떤 식으로든 찾아온다.

그러면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달리던지,
아니면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 달리던지 선택하여야 한다.

결론

성과도 물론 중요하다.
분명 이 사회가 성과자를 장려하고 비성과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은연 중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 성과로 얻어지는 기쁨보다도
느껴지는 피로가 더 크다면, 과감하게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성과에 연연하지 않을,
의식주만 충족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에
우리는 강한 인센티브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진짜 인센티브이며 성과인 것이다.

이 책은 사회적인 인센티브와 개체로서의 인센티브간의 격차를 꼬집는다.
성과에 집착한다면 무엇을 하든 분주하게 겉핥기만 하겠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에 순간을 투자한다면, 과연 겉핥기로만 대할까?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그런 것 같다.
진정한 성과자는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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