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개발자의 소소한 회고록

Sehee Jeong·2021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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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부터, 지금까지의 회고록


1️⃣ 도전

2020년 10월, 뱅크샐러드의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다. 뱅크샐러드의 기술문화는 최고라는 주변 사람들의 칭찬도 들어왔고, 나 또한 예전에 뱅크샐러드의 디자인 시스템(Banksalad Product Language)에 감명받아, 반드시 이 회사에는 들어가겠다며 다짐했기에 이 채용공고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력서를 넣었고, 서류 합격까지 할 수 있게되어 과제를 준비하게 되었다.

과제를 풀면서 내 실력에 대해 자아성찰하는 시간(아, 아직 난 멀었구나 흑흑)을 가지게 되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제출했던 결과물은 굉장히 아쉬움이 많았다. 만약 과제도 합격하게되어 대면면접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아쉬움을 전부 털어놓고 개선점을 하나씩 다 이야기 하겠노라며 다짐을 몇 번이나 했던 나날이었다.

2️⃣ 합격이라구요 ?!

전형에 통과하여 최종 면접을 보러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면접을 위해 회사를 방문한 날 초록 잔디에 새겨진 뱅크샐러드 로고가 내 눈을 사로잡았는데 이 순간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다(너무 예뻤거든!) 내부에는 공간 하나하나에 회사의 이미지가 녹아져있었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코딩할 수 쾌적한 환경에 한번 더 감탄을 해버리고 말았다! 감탄도 잠시, 인터뷰가 곧 시작한다는 직원분의 말씀에 곧바로 인터뷰실로 들어가 대면면접을 진행하게 되었다.

면접이 끝나고 밖을 걸으면서 오늘 경험에대해 회고하는 시간을 마음속으로 가져보았다. 면접을 보면서 좋았던 부분을 꼽자면 다양한 질문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도 존재했다는 것, 또한 분위기도 굉장히 편했다는 것이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좋았던 부분은 간직하고, 아쉬웠던 부분은 어떻게 개선할지 생각해보니 벌써 지하철 역에 도착😁! 큰 산을 넘은 느낌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갔다.

면접이 끝나고 일주일 후, 똑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던 내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나답지 않게 책을 읽어보겠다고 근처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았는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보니 전화기 너머로 "채용팀입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엉엉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쳐댔다. 그 후로는 책이 눈에 보이지 않아, 바로 덮고 놀러갔다.

3️⃣ ISFP의 입사 첫 날

두근두근 입사 첫날. 앞으로 나의 동료가 될 사람들과 인사하고, 자기소개도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시간을 보낸 것 같다. (ISFP는 첫날이 제일 힘들다구요.) 시간이 지나지않아 첫 이슈를 받게 되었는데, 다른 직군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면서 해결하는 것이었다. 입사 초반은 내 몸과 코드가 스위치 버그마냥 삐걱대서 참 힘들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하루하루가 참 재미있었다.

..... 😩


4️⃣ 스터디 시작

좋은 분들과 안드로이드 스터디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터디 주제는 안드로이드의 프레임워크에 대해 깊히 공부해보는 것이었는데,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바로 승낙하게 되었다. 나는 항상 어떤식으로 기능을 개발할까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이 기능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라이브러리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제대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터디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다들 무지막지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뭐! 많이 공부하고 배우고 얻어가자는 마인드로 지금까지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

5️⃣ 미라클모닝

나는 아침잠이 미친듯이 많다. 그래서 미라클모닝이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이를 이뤄보고자 한달어스라는 앱을 사용해보았다. 한달어스는 내가 참여할 목표에 대해 참가비를 지불하고 인증샷을 찍어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어플인데, 내 나름의 미라클모닝 "7시에 일어나기" 목표에 참여해 2주동안 시작하게 되었다.

7시에 일어나게되면, 하루가 굉장히 길겠지? 남는 시간동안은 무엇을 할까? 운동? 🤔 자기계발? 🤔 어떤것을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한달어스 미라클모닝은 세면대에 물을 틀고 손을 대는 사진을 찍는게 인증샷으로 필요하다.


미라클모닝 첫 날 월요일, 가볍게 7시에 일어날 수 있었다. 인증샷을 찍으면서 이번 목표는 100% 달성이겠는데? 라며 거만했었다. 아침 일찍 출근하니 괜히 개운한 것 같고, 하늘도 한번 더 보게되었다. 매일 7시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보기좋게 두번째 날부터 실패해버렸다. 7시에 겨우 일어나 인증샷까지는 찍는데,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자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어제 성공했던 이유는, 엊그제가 주말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이럴거면 미라클모닝 왜 했나 자괴감들어.... 나는 영원히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없는 것일까?

6️⃣ 재택근무를 위한 준비

우리 회사는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중이다. 하지만 나는 집에 마땅한 개발 장비가 없어 자주 출근하곤 하는데, 출퇴근이 왕복 3시간이 걸리기도해서, 이번에 집에서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사야할 리스트를 정해놓고, 그 중 제일 우선순위가 높은 모니터(LG 32UN650님, 잘부탁드립니다.)를 먼저 장만하게 되었다. 앞으로 거대한 32인치 모니터의 위력은 나의 개발력을 100% 상승시켜줄 것이다.

7️⃣ 부서이동

UX Strategy 로 부서를 이동하게 되었다. 기존 부서 사람들과 부서이동 기념 저녁을 갖게 되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문득 회사 경치를 보게 되었는데 날아다니는 새 모양의 예쁜 구름이 있었다. 귀한 풍경을 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역시 사소한 행복은 좋아!

8️⃣ fin.

회사에서의 나는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정말 많은 일이 쌩하고 지나가버렸다. 눈 감았다 뜨니 벌써 회사에 다닌지 수 개월이 지난 상태였다. 뱅크샐러드에서 주도적으로 BPL 실험을 맡아서 진행도 했고, 투자 기능 추가, 그 외 여러가지를 진행하면서 힘들지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종종 실수를 한 적도 많았는데, 덕분에 멘탈이 단단(?)해진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나의 역량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되었다. 동료들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있는데, 정작 나는 주변사람들은 커녕 내 자신도 못 챙긴다는 점, 또한 가독성 좋은 코드를 짜고싶은데 그러지 못한 채 마무리되는 점 등등 생각뭉치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생겨나게 되어서,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매니저와 1on1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것저것 털어놓고나니 2시간을 가까이 이야기를 해버렸다. 그만큼 많은 조언도 들었고, 현실적인 피드백도 주셨다. 그 후 내가 내린 결론은 "더 성장하기 위해 지금처럼만 열심히 달려가자" 였다.

아직도 나는 부족한 능력에 비해 열정만 많은 사람이어서, 항상 모든 일에 아쉬움을 가지게 된다. 모든 일을 블로커 없이 완벽하게 끝내고 싶은데, 아직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현재 이 시기가 낙담의 골짜기라고 생각한다. 이 골짜기만 넘어가면, 내가 생각하고있는 고민 덩어리들이 하나씩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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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oid developer @bucketplace

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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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3일

좋은 글 잘 읽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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