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th_Sep_2021 🐰엘리스 AI 트랙 시작 회고

개발 교육을 시작하며 시작하는 회고록

두서없는 서론 및 핑계거리

원래는 Medium에서 TIL작성을 했다가 너무 못생긴 글씨(영어는 Times New Roman 스타일이라 괜찮았는데..) 때문에 기록하는 맛이 전혀 나질 않았다. 물론 기록에 게을러진 영향도 있었지만, 아무렴 어떨까 새로운 노트에 새로운 글을 쓰는 것 만큼 문학도에게 신나는 동기부여는 없을 것이니 앞으로는 꾸준히 관리할 생각이다.

그래도 Medium에서 아예 Velog로 플랫폼을 바꿀 생각은 없는 것이, 해외에서 더 인지도가 있는 플랫폼은 Medium이니 영미권 개발직 해외취업을 꿈꾸는 나에게 있어 언젠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나 다름없다.

훅 들어오는 본론

사실 새로운 블로그 글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올해 2월에 Java과정을 수료하고 장장 7개월 간의 길고 외로운 방황 기간:

• SSAFY: 1차 탈락
• 부스트캠프: 1차 코딩테스트 탈락
•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 1차 코딩테스트 탈락

등의 실패로 인한 끝이 보이지 않던 독학의 늪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7월 말, 모든 개발 교육 선발에 탈락하고 나서,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던 중, Elice AI 트랙이라는 광고를 보았다. 처음에 나는 AI 쪽은 잘 모르기도 하고 어렵다고만 알고 있어 그냥 지나치려던 중, 과정 소개페이지 만이라도 들어가보았다.

생각과는 다르게 AI만을 학습하는 과정이 아니었고, 웹 풀스택을 기반으로 AI의 데이터분석 및 딥러닝 분야를 웹에 접목하는 방식의 교육이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인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등의 전산학 기초, 웹 프론트엔트 부분의 경우, 내가 잘하고 싶었던 React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커리큘럼과 테크기업 CTO 앞에서 프로젝트 발표를 하는 데모데이 및 취업지원 등이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었다.

일반적인 국비학원과정이나 지금 가진 실력으로 바로 취업에 도전할 지 고민하고 있었던 나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마지막 정성을 다해 지원서를 썼고 Elice AI 트랙 과정에 지원하였다. 서류에는 적어도 지금까지의 내 개발 가치관, 프로젝트 경험, 웹 프로그래밍 및 데이터 기술 관련 학습 경험을 실패를 딛는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정성을 담아 풀어내었다.

며칠 후..

서류 합격을 받았고, 프리트랙을 수강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다. 프리트랙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주류였지만, 반면 컴퓨테이셔널 사고 문제의 경우 어려워서 못 풀것 같았던 문제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을 다시 정리하여 새긴다는 마음으로 프리트랙을 모두 수강하였고, 역량테스트 응시를 기다렸다.

시험 후

날이 다가와 결국 역량테스트를 치루었다.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으나 간단히 말하자면..
역량테스트의 경우 프리트랙에서 배운 것을 응용한 문제가 나왔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테스트는 프리트랙만 제대로 수강하고 어느 정도의 컴퓨테이셔널 사고력 및 논리력을 갖추고 있다면 그렇게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 특히 사고력 문제의 경우, SSAFY 적성진단평가를 본 나로써는 이미 어느정도 연습이 되어있었던 부분이었다. 테스트 점수를 확인했을 때는 살짝 아쉬운 점수를 획득하고 시험을 종료했다.

결과

몇 개월 간 그렇게 받고 싶었던 최종 선발 메일을 받고 기분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한시름 놓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프로그래밍 교육을 작년에 이미 받았는데 왜 다시 하려고 하냐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이 많다. 지금 생각나는 답은 스스로에게 많이 아쉬웠다는 것이 첫 번째고, 개발자로 일하기에는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실력이라는 점이 다른 이유인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이번의 최종 선발은 나한테 있어 올해에서 가장 값진 성취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게도 테스트 고득점자로 인터뷰 절차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나는 남은 기간 동안 그동안 개인적으로 진행하던 알고리즘 문제풀이 및 JavaScript 그룹스터디에 참여하며 공부하고 밀린 휴식의 기간을 갖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며칠 후...

그저께 있었던 OT를 지나 드디어 어제 첫 실시간 강의를 수강하였다. 첫 강의의 소감에 앞서 OT에서 느꼈던 과정에 대한 인상은:

내 선택을 믿을 수 있는가?

과정 소개를 하시는 매니저 분들의 전문성이 돋보였다. 그동안 엘리스 사가 프로그래밍 교육 플랫폼을 통해 이룬 성과와 지난 기수 교육에서 만들어 낸 상당한 아웃풋, 그리고 체계가 잡힌 교육 및 운영 방식 등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으면서 교육기관을 신뢰할 수 있었고, 프로답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정도로 상세히 앞으로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기관이라면 내 6개월을 온전히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요? 여기 괴수분들이 왜 이렇게 많죠?

또 한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컴퓨터 공학 전공자의 비율이 상당히 많다는 인상이었다. 언듯보아도 컴퓨터 공학 전공자의 수가 상당했고 비전공자 및 입문자에 비해 많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물론, 사실 전공자가 아니고 실력이 출중하신 분들일 수도 있지만.. 일단 내공이 느껴지는 동료분들이 많았다) 위축이 좀 되었다.

그래? 오히려 좋아

그런데 실은 나에게 있어 오히려 좋은 상황이다. 실력이 있는 동료들과 함께 배우는 과정을 통해, 나는 사실 두 배 이상의 학습 효율을 볼 수 있다. 코치님 뿐 아니라 동료들도 내 스승이 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고, 동료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을 이미 지난 과정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보는 수업

어제 10시부터 첫 강의를 들은 소감은, 생각보다 괜찮은 걸?? 이었다. 물론, 이미 웹을 공부했던 나에게 HTML과 CSS의 경우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내 생각엔 웹의 동작원리, 웹의 역사, HTML의 block 요소 및 inline 요소, 클래스의 상속 및 CSS 우선순위, HTML의 여러가지 속성값과 같은 내용은 조금 신경을 덜 쓰면 금방 까먹게 되는 개념들이다. 나는 이때를 오히려 완벽히 복습하는 기회로 삼기로 했고, 노션에 열심히 필기로 정리했다. 무엇보다 내가 방황 끝에 웹 개발 공부를 재도전했을 때 이용했던 생활코딩의 Egoing 님이 가르치셨다. 좌절의 수렁에서 나를 건져 웹 개발의 재미를 알려준 플랫폼이었기 때문에 나는 연예인에게 수업을 받는 팬의 기분 비슷한 걸 느꼈다.

비대면은 불편해도,

첫 비대면 수업은 물론 다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일단 한 장소에서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수업을 참여하는 것과 원격으로 수업을 듣는 것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첫째로 학생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에 많은 제약이 있다. 이 부분을 엘리스에서는 내가 보기에 슬기롭게 대처를 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둘째로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주위에 학습자를 지켜보는 동료 및 강사의 눈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딴 짓을 하거나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도 자연스럽게 오게 된다. 그러나 생각보다 이 점은 수업에서 잘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이건 동료분들의 열정 넘치는 태도와 가르치시는 코치님들의 강의력이 변수가 아닌가 의심해보았다.

마지막으로, 동료들과 네트워킹을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어떤 교육을 듣던 마찬가지이겠지만, 학습에 있어 동료가 갖는 힘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분위기에 따라서 더 내게 동기부여를 할 수도 있고, 침울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내가 어떤 동료와 함께 공부하느냐의 여부이다. 이번 과정은 내가 경험했던 어떤 교육보다 사람들의 열정이 넘쳤고, 서로 돕는 선한 바이브가 느껴졌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도움을 주고 받는 선순환의 커뮤니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때 비대면 환경이라는 것은 상당히 아쉽게 느껴졌다.

좋은 점도 있어

비대면 교육의 좋은 점은, 시간 활용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점이다. 작년 대면으로 진행한 수업보다 일단 통학 시간비용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학습을 하는데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었다. 나는 대면 수업보다 수월하게 배운 개념과 실습을 복습하는데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또한, 금전적인 비용도 들어가지 않는다. 점심과 저녁식사, 교통비의 지출이 없기 때문에 돈 쓸일이 없어 상당히 만족스럽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획기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비대면이기 때문에 더 실력좋은 코치에게 더 양질의 코칭을 받을 수 있다. 사실 IT업계는 계속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잘 가르치는 강사라도 프로페셔널 개발업무 보다 강사로서 활동을 하면 할 수록 학생들은 현업과 거리가 있는, 오래된 정보를 배우게 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비대면 교육이기 때문에 한명이 아닌 여러 명의 강사분들이 가르치시게 되고, 각각 교육을 담당하시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현업 개발을 멈추는 일 없이 학생들을 가르치실 수 있게 될 것이다. (내 짧은 식견 상으로는.. 그렇다) 학생 입장에서는 협업에서 사용되는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한 분 보다는 여러 명의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이득일 수 도 있는 것이, 실력있는 현업 개발자분들의 더 다양한 노하우, 서로 다른 코드 스타일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취준생 입장으로서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며

새 블로그를 시작하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버렸다.. 현재 시간 새벽 2시를 넘었지만 오늘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내일의 내가 아닌 오늘의 나이기 때문에 계속 이어서 쓰게 되었다. 지금 드는 감정은 이렇게 좋은 열정과 실력을 갖춘 동료들과 코치님과 함께하는 6개월 과정을 통해 내가 점점 성장해나가는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다. 나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내 스스로 떳떳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 스킬업을 열심히 해야겠다. 이번 과정을 통해 더욱 더 내 가치관과 개발 분야를 정립하고,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의 모습을 그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노력할 생각이다.

P.S. 오늘부터 배운 내용을 TIL로 또한 정리할 생각이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