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디자이너에서 개발자로라는 타이틀로 회고를 썼던 나 자신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개발자에서 기획자로라는 새로운 여정을 기록하고자 한다.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
개발자로 1개월 전환형 인턴을 들어가게 됐다.
회사에 들어가서 받은 업무는 HR 서비스를 3주 안에 배포하라는 것이었다.
처음 보는 동료들과 이 미션을 해낼 생각에 처음에는 설렜다. 처음에는.
근데 회사에서 이 서비스를 개발하라는 말 이외에는 필요 정보를 주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입사 2일 만에 다시 이 업무에 대한 기획자 뽑는다는 공지가 올라오게 됐다.
공고를 보고 고민을 했고, 고민 끝에 제품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잘 만들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 기획자에 지원했다.
욕심을 부리고 싶었다.
"경택이형,, 나도 코드리뷰 해주면 안될까? "
기획을 하면서 개발을 병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개발은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옆에 있는 동료 모니터를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개발을 하고싶었다. 그래서 최대한 하고자 했다.
하지만 욕심이었고, 개발을 하려고 할수록 개발 프로세스가 딜레이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냥 개발을 하고 싶은 마음 버렸다.
의문 투성이였던 기획 과정들
제대로 기획을 잘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처음 경험하는 기획 업무는 어렵고, 무엇이 제대로 된 기획인지조차 알기 힘들었다.
기획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고, 개발자와의 협업에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확실한 건,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났고, 제대로 하고 싶었다.
나는 기획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했다. 인턴 기간 동안 내가 한 일은 제대로 된 기획이라기보다는 당장 만들어야 하는 것들을 개발자에게 전달하는 것에 딱 책임감 뿐이었다.
절대 이건 기획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늘 부족했고, 채우려 노력해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욕심이자 갈망이었던 것 같다.
1개월 인턴 과정을 마친 후, 회사에서 기획자로 정규직 전환 제안을 받았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기획에 대한 갈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고민이 될까? 이유를 깊이 생각해봤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2년을 준비해왔다. 그 노력이 헛되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획자로서 일하면서도 퇴근 후 남은 시간을 활용해 계속해서 개발 공부를 이어갈 자신이 있었다. 기획을 하더라도 개발은 놓지 않을 것 같다.
막상 기획자로 전환되었을 때 잘하지 못할까 봐 걱정됐다. 기획은 여전히 내게 낯설고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못하면 잘할 때까지 노력하고, 필요하다면 야근을 해서라도 부족함을 채울 생각이었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기획자로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은 출근한 주희님, 디자이너에서 개발자로, 개발자에서 기획자로 다이나믹한 과정을 겪으셨군요 다양한 경험을 한 만큼 풍부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퇴근 후 남은 시간을 활용해 계속해서 개발 공부'를 하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정말 1년 후엔 더 많이 성장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초반에 같이 개발할 때 주희님이 만든 공통 컴포넌트가 사용하기 편리해서 이 사람 공통 컴포넌트 잘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기획자 업무를 맡으시면서 그 뒤론 코드를 볼 기회가 없었네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넘 멋졌고, 요구사항 정리(중재)를 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을 가진 개발자 홧팅!!!
부족했다고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개발자로 함께한 입장에서 기획자들 덕분에 문제 없이 파트가 분배되고 일정 분배가 되었고 프로젝트가 고도화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개발자도 하다보면 단순 개발 뿐 아니라 서비스 매니저 역할의 레벨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희님은 조금 더 빠르게 그 단계를 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개발과 디자인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기획자를 엄청나게 리스펙하기에 좋은 기획자로 또 이후에 좋은 개발자로 발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덕분에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생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