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상반기 회고

전준연·2026년 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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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벌써 2026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원래는 연말에 한 번씩만 회고를 작성했지만, 올해는 나에게 중요한 해이기도 하고(취업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의 생각과 경험을 기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취업한 뒤 다시 돌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조금 늦었지만 이렇게 상반기 회고를 남기게 되었다.

글의 전개는 작년 회고와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를 돌아보며

한 줄 요약

이번 상반기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원래 인생이란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란다." 인 것 같다.

이유는 말 그대로다. 내 생각대로 된 일이 거의 없었다.

겨울방학 때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작년 회고에서 일이든 놀이든 모든 것이 애매했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이 아니면 제대로 놀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아, "방학에는 실컷 놀고 개학 후 한 달 안에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서 바로 회사 지원을 넣어야지"라는 계획 아닌 계획을 세워두었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노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는 거의 5월이 다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피드백을 조금씩 받으며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도 계속 회사에 지원하고 있다.

그 외에도 최근 교내 컨퍼런스에서 '방황하기' 라는 주제로 내 인생 이야기를 풀어내며, 어떤 방황을 겪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에 대해 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연사 준비 기간에 회사 면접 두 개가 겹치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PPT도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한 채 발표를 하게 되었고, 후반부에는 기억에 의존하며 발표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결국 금붕어 같은 기억력을 이기지 못했고, 준비했던 내용 중 몇 가지를 빼먹고 말았다.

아무튼 이런 일들과 그 밖의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인생은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상반기였다.

나를 표현하는 이번 상반기의 키워드

내가 생각한 이번 상반기의 키워드는 '행복회로' 다.

위에서는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고 해놓고, 왜 키워드는 행복회로냐고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위에서 쓴 내용은 회고를 작성하면서 메타인지를 통해 돌아본 결과이고, 행복회로라는 키워드는 그런 메타인지를 하기 전, 상반기를 살아오던 당시의 나를 표현한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최근에 회사 면접을 두 곳 봤다. 한 곳은 학교로 들어온 채용 의뢰였고, 다른 한 곳은 내가 원티드에서 직접 찾아 지원한 회사였다. 두 회사 모두 내가 걱정했던 JavaScript의 비동기 처리, 클로저, 이벤트 루프 같은 깊이 있는 기술 질문보다는 인성이나 컬쳐핏 관련 질문, 포트폴리오에 작성한 내용을 검증하려는 질문, AI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긴장도 덜했고, 말도 나름 술술 나왔던 것 같다. 면접 분위기 역시 꽤 좋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아, 이건 무조건 붙었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아 버렸다.

물론 학교로 들어온 채용 의뢰의 경우 친구들과의 경쟁을 뚫고 최종 합격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괜히 자신감이 붙은 탓인지 긴장감 없이 지냈고, 입사 지원도 한동안 거의 하지 않다시피 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기에는 그냥 계속 놀면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작년 회고에서 세운 목표 점검

취업

바로 위에서 말했지만 회사 한 곳에 최종 합격하기는 했다. 그래서 목표 자체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고민이 많다.

내가 합격한 회사는 외주 개발을 주로 진행하는 회사로 알고 있다. 물론 외주 개발이 나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폭넓은 역량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개인적으로 특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운영하는 과정에 더 큰 흥미를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외주 중심의 회사보다는 자체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한 회사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물론 학교를 통해 들어온 채용 의뢰로 최종 합격한 상황에서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학교에 민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병역특례 조건이 동일하다면(합격한 회사 역시 병역특례가 가능한 대전 소재 회사다) 서울에 있는 회사에서 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 입사를 확정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크다.

꾸준한 운동

이건 확실히 성공했다.

학교에 체력단련실이라는 이름의 작은 헬스장이 있는데, 개학한 이후부터 방학 전인 7월 중반까지 정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점심과 저녁 시간마다 운동하러 갔다.

목표를 세웠을 당시에는 어깨도 넓혀 보고 싶었고, 단순히 외적으로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운동을 해보니 느낀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은 절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것보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예전에는 점심과 저녁 시간을 거의 흘려보내다시피 했는데, 운동이라는 루틴이 생기면서 몸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아니더라도 없던 자신감이 생겼고, 밤마다 잠도 훨씬 잘 자게 되었다. 단순히 운동을 시작한 것뿐인데 삶의 질 자체가 달라진 느낌이다.

지금은 방학이라 잠시 쉬고 있지만, 개학 후에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실패

실패를 통해 성장해 보겠다는 의미로 세운 목표였는데, 아직까지는 나를 크게 흔들 만큼의 실패를 경험하지는 못한 것 같다.

물론 사소한 실패들은 많았다. 위에서 이야기한 일들이나 면접 탈락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일들에 크게 오래 영향을 받는 성격이 아니다. 한두 시간 정도 지나면 그냥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겨버리는 편이다. 그래서 어쩌면 꽤 큰 실패를 겪고도 스스로 실패라고 인식하지 못한 채 지나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결론적으로는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경험을 기대했던 목표였지만, 아직은 특별히 떠오르는 사례가 없다.

그래서 이 목표는 실패도 아니고 성공도 아닌, '애매한 성공' 정도로 정리하고 싶다.

크게 성장한 경험

딱히 특별하게 떠오르는 경험은 없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학교 선생님들과 진행했던 면접 연습 수업인 것 같다.

물론 선생님들은 개발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시고 실제 개발자 면접을 경험해 보신 것도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인 내용 자체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면접 상황에서 말을 하는 연습을 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발표를 하거나 사람들 앞에 서는 상황이 되면 얼굴이 빨개지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말도 자주 버벅이고,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가 많다.

평소에는 혼자 면접 연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선생님이라는 어떻게 보면 조금은 부담스럽고 긴장되는 상대가 앞에서 질문을 던져주니 처음에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연습을 반복할수록 점점 말이 트였고, 답변도 이전보다 훨씬 정돈된 형태로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이후에 봤던 면접들에서도 긴장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혹시 나처럼 긴장을 많이 하거나 말수가 적은 편이라면, 누군가에게 면접관 역할을 부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꼭 불편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친구여도 충분하다. 다만 친구에게 부탁한다면, 장난스럽게 넘어가기보다는 실제 면접처럼 진지하게 질문해 주고 피드백까지 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지향하는 개발자상

내가 지향하는 개발자상은 정말 자주 바뀌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의 나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많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개발자를 지향하고 있다.

솔직히 요즘은 어느 정도의 경험과 지식만 갖추고 있어도 AI를 활용해 꽤 괜찮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경험이 많더라도 아이디어가 없다면 제품을 만들 수 없다.

나 역시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고 싶어서 백엔드 개발도 해보고, 패키지 개발도 해보고, RAG 챗봇도 만들어보는 등 프론트엔드 외의 분야도 이것저것 시도해 봤다. 그런데 막상 경험을 쌓아도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지 않다 보니, 배운 것들을 활용할 기회가 생각보다 적었다.

아무래도 나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무언가를 떠올리기보다는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생각하는 성향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더욱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가고 싶은 회사

가고 싶은 회사는 특정 도메인의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보단, 개발 문화가 잘 자리 잡혀 있는 곳이면 좋겠다.

예를 들어 사내 개발 블로그를 운영한다거나, 스터디나 런치 세미나, 컨퍼런스 등을 꾸준히 진행한다거나,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회사 말이다. 단순히 일을 하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곳에서 일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남자로서 현실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병역특례가 가능한 회사다.

물론 현재 최종 합격한 회사 역시 병역특례가 가능한 곳이다. 그럼에도 이 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요즘 기술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지금은 신입 개발자나 취업 준비생들에게 일종의 과도기라고 느껴진다.

그런 상황에서 군 복무를 하게 되면 최소 1년 6개월 정도를 개발 현장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 물론 군대에서도 공부를 할 수는 있겠지만, 나는 그 긴 공백을 온전히 메울 자신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오래 이어가고 싶은데, 1년 6개월이라는 경력 단절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좋은 개발 문화와 성장 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 병역특례가 가능한 회사를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로 생각하고 있다.

마무리

회고라고 하기에는 조금 짧은 것 같기도 하지만, 나중에 다시 돌아봤을 때 지금의 생각과 기록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 같다.

벌써 2026년의 절반이 지나갔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그 흐름 속에서 나름대로 많은 고민과 경험을 쌓아 온 것 같다.

남은 시간 동안에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조건의 회사에 합격하고, 더 좋은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만큼 해보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2026년 상반기 정말 고생 많으셨고, 남은 한 해도 후회 없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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