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대신하기 위해서 회사에 입사해서 개발자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었던 것이 바로 엊그제의 일 같은데, 벌써 20년도 훨씬 지난 옛일이 되었습니다. 정말 시간의 흐름은 빠른 것 같습니다.
어느덧 40대 중반의 나이에 제법 연차가 높은 개발자가 되서 한 회사의 개발조직을 리드하고 있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고, 배울 것이 많습니다. 당연히 지금도 노력만 뒷받침 된다면 얼마든지 충분히 더 높은 레벨까지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장에 대한 갈증은 여전합니다.
평소에도 개발자로서 제가 가지고 있던 성장에 대한 갈증을 어떻게 채워나갈 수 있을지 고민은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정리되지 않은 생각의 조각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을 뿐입니다. 명쾌하게 생각이 정리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페이스북을 통해서 우연히 현업 개발자들이 집필한 <개발자 원칙>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제가 가지고 있던 고민의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테크 리더 9인이 말하는 더 나은 개발자로 살아가는 원칙과 철학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공동 저자 9인은 각자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 받으며 활동하고 있는 현업 개발자들입니다.
더 나은 개발자로 성장을 꿈꾼다면 먼저 헤쳐온 테크 리더들의 원칙에서 해답을 찾아보세요
책은 아래와 같이 9인의 공동 저자들이 각자 주제를 정해서 기고한 글들을 모아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발자라면 평소에 한번쯤 생각해봤거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법한 주제에 저자들의 뛰어난 필력과 경험담이 더해져서 더욱 설득력 있고 충분히 공감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제가 현업 개발자라서 그런지 많은 부분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저자들이 기고한 글 속에서 평소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유사한 점들을 발견해나가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저자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어떻게 간결하고 명확한 메시지로 정리해나가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동안 개발자로서 경력을 이어오면서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들과 마주해야만 했던 순간들이 자주 있었습니다. 타이트한 개발일정, 말도 안되는 고객의 요구사항,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들, 동료 개발자와의 소통문제 등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정말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우왕좌왕 시행착오만 반복하다가 결국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 경우도 여러번이었습니다. 개발자로서 마주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원칙과 철학이 없었던 것이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 배우고 생각해볼 수 있었던 점은 저에게 큰 수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강대명님이 기고하신 <오류를 만날때가 가장 성장하기 좋을 때입니다>라는 글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공감되고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류가 발생하면 소스코드 레벨에서 이해하자'라는 원칙과 '알게된 지식을 글로 남겨 공개하라'는 원칙은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에 바로 실천해보고 있습니다.
오류가 발생한 경우에 현상만 해결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만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잠재된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오류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제해결 과정과 그 과정 속에 고민하고 배웠던 것들을 비교적 상세하게 블로그 같은 공개된 공간에 남김으로써 다른 사람과 지식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또다른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지 검증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쌓여 결국에는 개발자로서 저의 성장에 밑거름으로 소중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개발자로서 진로와 성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부담없이 가볍게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고수 개발자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아갈 수 있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