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민, 다른 시간

junpak·2023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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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절이 있었다.

검은 바탕에 외국인 사진과 그럴듯한 말을 써놓으면

명언인 줄로만 알았던 시절이.


어느덧 그런 시절로부터 10년이 지났고,

지금의 난 그 순진했던 시절이 부럽기도 하다.


그때는 믿었던 것.

이제는 다시 믿어보고 싶은 것.


그것은 이 순간의 열정이 영원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날 지치지 않게 하는 건,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소중한 것을 영원하게 만드는 것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듯,

근거 없는 믿음은 깨지기 마련이다.


그럴때마다 나는 작은 방안에 숨었고,

돌이켜보니 사람들은 그것을 번아웃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레벨 1이 끝나는 시점의 나는 어떠한가?

지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


다시 한번 나에게 물어본다.

정말 그런가?

불안함을 잊기 위해 몰두할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난 방학이 두렵다.

내가 그저 관성으로 달려가는 기차일 뿐이라는 사실이 들통날까봐.


방학 때 멈춰선다면,

루틴이 깨진다면,

환경이 달라진다면,

내가 지금의 나일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다.

그래서 두렵다.


방학이 끝났을 때의 내가

멈춰서버린 기차가 되어버릴까봐.


다시 한번 천천히 두려운 지점에서

새롭게 고민해본다.


나의 두려움은 무엇인가?

나는 왜 그것이 두려운가?

해결할 수 있는 두려움인가?


고민 끝에 나온 정답은 뻔하다.

10년 전에 이미 찾은 해답이다.

그럴 시간에 그냥 해야할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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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군가는 해야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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