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태까지 갑질을 일삼았다! 😫

이준석·2021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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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어제 있었던 일이다.

회사에서 최근에 테스트 솔루션 제품을 하나 출시했는데, 부장님께서 간단하게 회의를 하자고 호출하셨다.

나한테 직접 말씀하신건 아니었고, 동기를 통해서 나 포함해서 회의를 참석하라고 하셨고, 고대로 회의실로 같이 쪼르르 따라갔다.

한참 점심먹고 졸립고 지루하고 그럴 때 였는데 아주 안락한 타이밍에 회의를 소집하셨다. 그리고는 많은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 회의였다.

본론


회의를 소집한 이유는 출시한 시점에서 회고를 하는 느낌이 컸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앞으로 개발을 할 때 조금더 편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아주셨는데 다음과 같다.

하나, DEBUG 모드를 잘 활용하자.

예전에 학교에서 Eclipse 를 이용해서 Java 공부를 할 때 Debug 모드를 아주 많이 애용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인가 Debug 모드를 사용하기 모단 log 에 의존해서 개발을 하고 있었다.

그 부분을 부장님도 알고 계셨는지 Intellij IDEA 를 이용한 Debug 모드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 Debug 모드 정도는 써봤어야 했는데 한 번도 써본적이 없다. 😅
  • 우리가 log 에 의존에서 개발하고 있다는 부분은 가끔 Diff 를 살펴보면 창피한 log 들이 그대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ex) logger.debug("들어왔나요??!!!!!");

그렇게 Debug 모드를 사용하기 위한 관련된 IDE 설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시고 Stop point 를 어떻게 활용해야 되며 화면에 값들이 이러쿵 저러쿵 나오니 이 방식을 이용하면 훨씬 편하게 개발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셨다.

둘, 테스트 코드를 습관화 하자.

원래 이 제품을 처음 개발할 당시에 부장님께서 테스트 코드를 꼭 짜서 돌려보고 commit 을 해달라고 요청하셨다고 한다. (나는 다른 프로젝트로 인해 뒤늦게 합류해서 듣지 못했다..😅)

그래서 테스트 코드를 짜서 테스트를 해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사실 짜본적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테스트는 그냥 화면상에서 내가 눌러보고 값이 잘 들어오나 안 들어오나 정도만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여기서 엄청나게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코드를 개발하는 개발자 입장만 생각할 게 아니라 실제로 코드를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도 되어봐야 한다. 테스트 코드가 바로 간접적으로나마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시간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무도 모르게 갑질을 하고 있던거나 다름이 없었다. 단 한번도 사용자 입장에서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방송에서 후보들을 모아두곤 토론을 하는데 자주 나오는 단골 주제가 "버스비가 얼마인지 아냐?" "요즘 짜장면 값이 얼마인지 아냐?" 라는 후보들간에 자주 하곤 한다. 이 대목에서 후보들이 어필하고 싶은 부분은 "너는 한번이라도 서민들을 생각해본 적 있냐? 나는 있다!" 라고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반대로 "너는 한번이라도 사용자를 생각해본 적 있나?" 라고 물어보면 대답할 말이 없다. UI 상으로 이쁘고 어떻게하면 편하게 쓸까 정도만 생각했지, 내 코드 로직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빠르게 데이터를 전달할까를 생각한 적은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연습을 하고 실제로 적용해야될 것 같다. 또 요즘 TDD(테스트 주도 개발)이 유행(?)인 만큼 유행을 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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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제품 개발하면서 "단순 노동하는 느낌이 들진 않나?" 혹은 "너무 쉽게 느껴지고 그러진 않나?" 라고 물어보셨는데, 사실 약간 단순 노동 느낌이 들긴 한다. 근데 돌이켜보면 작업하면서 배운 부분도 있어서 괜찮다고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부장님께선 혹여나 그런 생각이 들면 바로 알려달라고 하셨다.

실력 향상이 되어야 하는데 계속해서 그런 부분만 하게 되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여기서 부장님이 일침을 놓으셨다.

"집에서 공부들은 하고 있어요?"

당연히 다들 안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 그래서 우리가 역으로 물어봤다.

"혹시 어떻게 공부를 해야되나? 방향성을 못잡겠다. 새롭게 프로젝트를 하는게 맞는건지, 아니면 개념을 깊게 파고 들어야 하는건지.."

여기서 한가지 더 조언을 해주신게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하지말고 이미 만들어두었던 것들을 개선시켜보는 방안으로 공부를 해보라고 하셨다. 그 부분이 굉장히 실력 향상에 좋다고 하셨다.

'근데....부장님...만들어둔게 없으면 어떡할까요...? 😙😙'

결론


요즘 들어 회사에서 배우는게 내가 뭘 배우고 있나 곰곰히 생각해보곤 한다.
나는 무언가 제품을 서비스하고, 서비스를 보완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이런 부분에서 무언가 역량이 쌓이고, 나중에 사업을 하게 되면 이때의 경험을 살려서 하고 싶었다.

그런데 SI라는게 만들어서 에러가 나면 고쳐주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그런식으로는 대응하진 않는다. (유지보수, 개선 등 다 돈이기 때문에 큰 이슈가 아니면 고객사에서 요구하진 않는다.)

그러다보니 만들어서 던져주고, 북사해서 붙여넣고 만들어주고... 뭔가 약간 기계가 된 느낌이랄까?

회사가 나쁜건 아닌데 뭔가 약간씩 회의감이 온다. 그렇다고 앉아서 회사탓만 할 순 없으니까 나 나름대로 실력을 키우고자 node.js 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혼자서 이것 저것 하고 있는데 아직 그렇다할만한 성과는 없다.

그래도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롱런한다는 느낌으로 계속해서 공부를 할 예정이고, 이렇게나마 개발자 선배로써 조언해주시는 부장님 덕에 많은 힘을 얻고 일을 했던 하루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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