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스타트 업: 프리티 더비

49
post-thumbnail

트레센학원에서 시드투자를 받아 우마무스메 스타트 업 육성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의 3년이 승부처에요!
부디 개발자들과 힘을 합쳐 극복해 주세요.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IT기업을 꿈꾸며 스타트업을 시작합니다!
비록 기술은 전혀 모르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니 잘 될거에요!

💡 이 것은 소설입니다.
ㅤㅤ너무 몰입하진 말아주세요.

주니어급 데뷔전

처음 뽑은 개발자인 하루 개발자와 함께 데뷔전 서비스 출시를 진행합니다.
비록 신입 개발자를 채용했지만, 매일 매일 빠르게 성장해 가는게 보여요.

돈은 많이 못주지만 불평없이 야근과 주말근무를 해가며
11일 약 3개월에 걸쳐 서비스의 초기 모델을 완성시켜 출시합니다.

열심히 해준 하루 개발자 너무 고마워요!

앗! 열심히 해서 실력이 너무 빨리 오른 탓일까요?
하루 개발자가 좋은 기회가 생겨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ㅠㅠ

설득해보려 했지만 이직하는 곳에서 제시한 연봉을 들으니 포기할 수 밖에 없네요…
너무 아쉽지만 열심히 해준 하루 개발자의 앞 날을 축복해주며 보내줍니다.

그 동안 고마웠어요! 하루 개발자!

남 탓 하는 개발자

하루 개발자가 떠나고 힘든 구인 끝에 개발자 네이쨩을 채용했습니다.
그런데 네이쨩은 왠지 시작부터 불만이 많은 것 같아요.

이 전에 개발했던 하루 개발자가 너무 하드 코딩 해놔서 확장이 어렵다느니
새로운 기능을 넣으려면 하루 개발자가 작성했던 코드를 수정하면서 해야되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느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못미덥습니다.

개발자 네이쨩은 시작부터 너무 불만이 많아요.
자꾸 하루 개발자 탓을 해서 불편하기도 하구요.

그래도 우리는 다음 주 까지 이 기능을 출시해야 다음 라운드의 투자를 받으러 다닐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 네이쨩을 독촉해 야근을 시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게 만들었어요.
네이쨩은 야근과 주말 근무에 대해서도 굉장히 불만이 많았지만요.

그런데, 새로운 기능을 추가 해달랬더니 뭐만 하면 버그가 터져요.
그럴 때 마다 먼저 있다 떠난 하루 개발자를 탓하는데,
하루 개발자는 버그도 안내고 열심히 해줬었는데…

네이쨩이 너무 원망스럽고 하루 개발자가 너무 그립읍니다 ㅠㅠ

버그도 너무 많이 터지고 새로운 기능의 추가도 느려서
서비스에 불만사항도 자꾸 올라오고 투자도 못받고…
너무 마음이 착찹하네요 ㅠㅠ

의욕 넘치는 개발자의 등장!

그래서 개발자 네이쨩을 대체 할 새로운 개발자를 찾다보니
운이 좋게도 의욕이 넘치는 개발자 테이오를 고용하게 됐어요!

개발자 네이쨩을 보내고 마음이 좀 편안해졌네요 ㅠㅠ

개발자 테이오는 의욕이 넘쳤어요!
비록 이런 저런 버그를 많이 내긴 했지만 새로운 기능 개발을 위해
열심히 야근도 하면서 주말 근무도 불평 없이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했던 탓일까요?
개발자 테이오는 오래 같이 일하지 못하고 과로로 쓰러져
더 이상 같이 일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ㅠㅠ

역시 경력직이 최고야!

개발자 테이오가 떠나가고 한동안 개발자를 뽑지 못해 난감하던 차에
운이 좋아 경력직 개발자 부르봉을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새로 영입한 개발자 부르봉은 경력직 답게
여태 개발자들이 작업하면서 만들어 온 버그를 빠르게 고쳐주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경력직이 최고야!

그렇게 골치아팠던 버그들을 수정하고 드디어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력직 개발자였던 부르봉은 야근과 주말 근무를 페이스오버 라며 썩 반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도 어서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야 하기에 같이 회식도 하고 의기투합 하며
다른 사람들도 다 야근하는데 개발자 부르봉만 야근을 안하면
형평성에 어긋나 불만이 생길 수 있기에 야근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한달간 쉬지 않고 열심히 개발해 드디어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드디어 업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이 되고,
개발자 부르봉은 갑자기 이상사태가 생겼다며 업데이트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확인하고 빨리 업데이트 해달라고 하니 파악이 어렵다는 대답을 하네요 ㅠㅠ

하지만 업데이트를 안할 순 없어요!
유저들에게 새로운 피쳐가 올라간다는 공지도 했고,
이게 되어야 우리 회사도 다음 라운드 투자를 받아서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상이 있더라도 일단 업데이트부터 하고 고쳐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업데이트를 하고나니 유저 정보가 꼬이는 버그가 생겨서
복구하기엔 너무 큰 규모로 장애가 생기는 바람에 롤백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경력직 개발자 부르봉은 이 일에 책임을 느끼고 퇴사해버렸네요 ㅠㅠ

하… 어떻게 다시 개발자를 뽑지…

퇴사한 개발자들의 근황

개발자를 모집하던 어느 날,
예전에 같이 일하다 과로로 쓰러져 떠났던 개발자 테이오의 근황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개발자 테이오는 얼마 전 회복 후에 다른 회사에 취직을 했고,
새로운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고 그러네요.
우리 회사에서도 열심히 해줬었는데…
그 때 안쓰러지고 우리 회사에 계속 같이 있었다면 우리 회사가 많이 성장했겠지요? ㅠㅠ

그리고 며칠 뒤에 개발자 부르봉이 개발자 테이오가 일하는 회사에
팀장으로 들어가서 같이 일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경력직 개발자답게 일 처리도 능숙하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하아… 우리 회사에선 사고 치고 나갔는데…

저기서는 잘 하나보네…
속이 뒤집어지네요...

왜 다들 우리 회사는 거쳐가는 느낌이고
다른데 가서 더 잘 하는걸까요…

결국 돌고 돌아 주니어 개발자

여태까지의 경험으로 돌아봤을 때, 주니어 개발자가 가장 열심히 일해줬던 것 같아서
돌고 돌아 신입 라이스 개발자를 채용했어요.
사실은 아무도 지원 안해서 지원 한 사람 바로 뽑음

이번에는 제발 별 일 없이 열심히 해주길!

입사한지 며칠 안됐는데 라이스 개발자가 매일 밤 늦게까지 일을 하길래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니 코드 양이 방대해 파악하는데 어려워서
매일 늦게까지 보다가 퇴근한다고 그러네요.

와, 역시 내 판단이 맞았어요! 정말 잘 뽑은듯!
사람도 착하고 이렇게 열심히 일해주다니!

그렇게 라이스 개발자가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빠르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치명적인 버그가 생겨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어요.

테스트를 열심히 하고 진행한거라 잘 된 줄 알았는데…
라이스 개발자가 너무 미안할 정도로 자책을 하네요.

일단 버그를 고쳐야 하기에 라이스 개발자는
일주일정도 밤을 새서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버그를 고친 줄 알았더니 다른데에서 또 다른 장애가 발생했네요…
일주일동안 잠도 안자고 열심히 하던데…

휴우…

라이스 개발자가 저번 주 처럼 또 자책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책하지 말고 버그를 고쳐야 하는데…

일주일동안 잠도 못자고 일했으니 일단 좀 쉬고 오라고 퇴근을 시켰더니
다음 날 와서 미안하다고 그만 두겠다 그러네요…

아 돌겠네…

자기 때문에 장애가 났다고, 계속 해봤자 또 다른 장애를 낼 것 같다고
더 이상 못하겠다고 그러네요…

휴우…

일단 이 문제만 좀 해결해달라고 했는데
또 사고칠 것 같다고, 자기같은 신입 개발자가 하면 안되는거 였다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니 도망가버렸습니다.

아… 눈 앞이 깜깜하네요…

목표미달성…

결국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개발자도 안뽑히기도 하고
결정적으로는 이제 더 이상 개발자를 못 믿겠어요.

만약 앞으로 다른 사업을 하게 되더라도
개발자를 직접 뽑거나 하지 않으려구요.

누가 잘못한걸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한번 나열해보죠

  • 트레이너 주인공(?)
  • 하루 개발자
  • 개발자 네이쨩
  • 개발자 테이오
  • 개발자 부르봉
  • 라이스 개발자

사실 여기 등장한 모두가 딱히 잘못한건 없습니다.

하루 개발자가 돈을 보고 떠나서 속물 같으신가요?
지금 받는 연봉의 1.5 ~ 2배를 준다는 제안을 하면 안 갈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개발자 네이쨩은 불평불만이 많았고 하루 개발자 탓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야근, 주말근무 다 해가며 열심히 해줬죠.

개발자 테이오가 입원했다고 책임감 없이 도망간 것 같으신가요?
몸이 아파서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요?

개발자 부르봉도 업데이트 실패 후 롤백시키고 나갔지만
한달 내내 쉬지 않고 싫어하는 야근과 주말 근무를 열심히 해줬어요.

라이스 개발자는 마치 책임감 없이 도망간 것 같이 보이지만,
일주일간 잠도 안자고 열심히 해줬고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일이라는걸 솔직히 털어놨어요.

주인공이 잘못한걸까요? 아니요.
자기 회사니까 생존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
내가 세운 회사의 생존이 달린 일인데 태평하게 정시 퇴근, 휴일 다 쉬면서
워라밸을 딱 선 그을 수 있는 사람이 몇 이나 있긴 할까요?

그럼 뭐가 문제인거야?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IT기업을 꿈꾼다” 라는 것은 개발자의 일이 매우 중요함을 뜻해요.
아이디어만 있고 그걸 실현해줄 개발자가 없다면, 공상 과학 소설이 될 뿐이에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기술을 전혀 모르는 상태이고
좋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해 잘 될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하지만, 신입 개발자에게 모든걸 맡기거나
야근, 주말 근무를 통해 빠른 개발을 해달라고 했어요.
자기도 모르게 마치 외주인력을 다루듯 개발자를 대했지요.

자신이 고용한 개발자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어떤 상태인지 고려하지 않고
그저 돈과 시간을 들이면 다 될거라는 생각 말이에요.

피고용인으로 일해보셨다면 야근, 주말 근무를 하다가
”내가 겨우 이 돈을 받고 이렇게까지 일을 해줘야 돼?”
라는 의문을 가져보신 적이 있으실거에요.

그런 마음으로 일하는 개발자에게서 좋은 코드가 나올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작성된 코드를 이어받아 일하는 개발자는 어떤 기분일까요?

하지만, 고용인 입장에서는
내가 이렇게 주말 없이 열심히 일하고
우리가 돈을 더 벌어야 급여를 올려주던가 하기 땜에
”왜 다들 내 마음을 몰라주지?”
하는 마음으로 나 처럼 조금만 더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인이 피고용인의 감정을 더 살펴야 합니다.
내가 못하는 부분을 해달라고 부른 전문가니까요.
무슨 그런 것 까지 신경을 써줘야 하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대표가 어렵습니다.

고용인은 개발자가 그런 감정을 가지는 상황에 놓여있는지 돌아봐야 하고
피고용인은 그런 감정이 들 때 솔직하게 이야기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해요.

모든 분쟁과 미움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profile
지상 최강의 개발자 쥬니니

22개의 댓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7월 24일

많이 깨닫고 갑니다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7월 24일

잘읽었어요!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7월 25일

아아.. 현질이 부족했네요...
범인은 돈이였군요 😹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7월 26일

선생님은 여기서 어떤 개발자이신가요?

2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7월 27일

비유자체는 굉장히 장난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그안에 담긴 본질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고 매우 중요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이네요.. 마지막에 나왔듯 고용인과 개발자, 개발자와 개발자 간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그렇기때문에 서로간의 소통과 존중이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최근에 본 클린코더 라는 책에서도 이러한 조직 내의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개발자가 가져야하는 프로의식에 대해 들어봤는데, 쥬니니님덕분에 더욱 마음 깊이에 새겨질 것 같네요!
항상 유쾌하고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7월 29일

쥬니니쿤..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너무 야근과 주말 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의 글이 약간은 읽기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네요! ㅠ 그래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당!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7월 31일

글이 너무 웃기고 재밌고 교훈까지 완벽하네요.
선생님 같은 생각을 가진 대표님들이 많아져야 할텐데....

1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9월 7일

선생님 혹시 뜬금없지만 회사 소개하는 웹페이지 유지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2개의 답글
comment-user-thumbnail
2022년 9월 12일

준이군.. 주말과 야근이 당연하게 느껴지게 하는 언어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을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답글 달기
comment-user-thumbnail
2023년 8월 16일

근데 이름들이 왜 다 저렇.... (...) (씹덕이 아니라서 이름들이 부담스러운 지나가던 사람)

답글 달기
comment-user-thumbnail
2023년 9월 27일

글이 술술 읽어지네요..하트 콕!

답글 달기
comment-user-thumbnail
2024년 8월 25일

와 잘읽었습니다!

답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