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2023 회고록

장유진·2024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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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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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을 쓰기 직전에 우리 회사의 다른 개발자 분이 작성한 2023 회고록을 읽고 왔는데, 그 분이 작성한 회고록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자신감을 조금 잃었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올 한해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개발자로서

코딩 실력 향상

지난 2022 회고록에서 목표로 정한,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했는지 자아성찰을 해보았다.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했지만, 올해 초에 깨달은 바를 바탕으로 나에게 할당된 업무를 완료하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했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repository의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어떤 라이브러리를 사용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기능을 구현해야 할지 열심히 분석하며 업무에는 최선을 다했다. 코드를 짤 때

이 코드가 정말 좋은 코드인가?

라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PR을 올릴 때에도 내가 고민한 점을 다른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적을 수 있도록 신경썼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이해하는 능력과, 코드를 구현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 진짜로!!

머리 속에서 번쩍 하고 깨우침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그동안 머리 속에서 여러 작은 방향으로 계곡물이 졸졸 흐르다가 갑자기 그것들이 합쳐져 한 순간에 커다란 강이 되어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전반적인 모든 코드에 대하여 이해도가 확 올라갔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그랬다.

우리 팀의 시니어 개발자분에게도 올해 말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작년 이맘때 보다는 코드 짜는 게 많이 좋아지신 것 같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정말 기분이 좋았고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하루 업무 시간 8시간동안 집중해서 한다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코드 리뷰

작년까지는 코드 리뷰를 받기만 하고 내가 해주지는 못했다.

이유는?? 아무리 코드를 읽어도 내 눈에는 틀린 점이 안 보였으니까!!!ㅠㅠ

그런데 위에 말했듯이 코딩 실력이 점점 향상되면서,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읽으며 수정하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괜한 말을 하는 건 아닐까, 맞는 부분을 틀리다고 지적하는 건 아닐까하고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틀린다고 해도 어쨌거나 코드를 읽으며 의문이 생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정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해서 마음 굳게 먹고 코드 리뷰를 하고 있다.

코드 리뷰를 하면서 내가 낸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코드에 적용되면 너무 뿌듯했다. 또한 코드 리뷰라는 것은 PRD, 퍼블리싱, 프로젝트 구조, 프로그래밍 언어, 해당 라이브러리를 전반적으로 세세하게 알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하면 할 수록, 다른 사람의 보면 볼 수록 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테스트 코드 작성

회사 내 프로젝트에 테스트 코드를 적용시키는 것을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먼저 같은 목표를 설정한 사람을 모아 테스트 코드 스터디를 만들어 함께 공부했다.
jest & testing-library, vitest, storybook, vitest, playwright을 매주 하나씩 사용해보고, 어떤 테스팅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 것이 제일 좋을지를 판단했다. 그 결과 unit 테스트에는 vitest, E2E 테스트에는 playwright이 선정되었다.

이후에 스터디원 한 분과 함께 우리 팀에서 사용하는 공통 유틸 함수에 대한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일반 유틸 함수에는 vitest를 사용하고, hook 함수에는 playwright을 사용하여 테스트 코드를 작성했다. 여러 개의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며 테스트 라이브러리 사용법에 꽤나 익숙해진 것 같다.

해커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지마켓에서는 해커톤을 개최했다. 작년에도 해커톤에 참가했었는데, 작년에 팀으로 같이 참가한 분들과 많이 친해져서 올해도 동일한 멤버와 동일한 난핸들이고장난해커톤트럭 팀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여러 번의 아이디어 회의 끝에 여행 플래너라는 상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프로토타입 구현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가 되어 있었기에 처음에는 빈둥대면서 놀고 있었는데, 정말 할 게 아무것도 없어서 조금만 해보자하며 코딩을 시작했다. 그런데 하다 보니 너무 많이 진행되어서 개발 시작 24시간만에 프로토타입을 완성해버렸다. 작년에는 분명히 동일한 멤버인데 더 간단한 주제로 이틀을 꼬박 쏟아부어도 다 완성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본선 심사 전에 여유롭게 개발을 완료해서 우리끼리 작년보다 실력이 늘은 것 같다고 수군거렸다.

그리고 결선을 진출해버렸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선 진출이 발표되는 순간에 너무 놀랐고 그 날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 다음날에는 내가 발표를 해야 해서 더욱 더 부담감이 느껴지고 긴장되었다. 작년과 올해 두 번 다 내가 팀의 리더를 맡고 발표도 내가 했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싫어하고 나는 적당히 싫어하니까 그냥 내가 했는데 발표 당일날 생각보다 무대가 너무 커서 당황했다.

연습을 많이 한 덕분에 다행히 떨지 않고 발표를 마무리했고, 여러 사람들이 발표를 잘 했다고 칭찬해주셔서 다행이었다. 아쉽게도 결선에서는 탈락했지만 저 큰 무대에서 발표를 했다는 게 뿌듯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론트엔드 개발 트렌드 알아보기

프론트엔드 개발 트렌드에 대해서 빠르게 파악하고 알아봐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라이브러리가 새로 나왔는지, 어느 라이브러리가 업데이트 되었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 라이브러리가 쓸모 있는 녀석인지까지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개발 트렌드 파악을 위해 내 시간을 투자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우리 팀의 열정 있는 시니어 팀원 분께서 계속해서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도입하고, 새로 업데이트된 것들에 대해 알려주거나 스터디를 모집하셔서 자연스럽게 트렌드 파악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 해 pnpm, jotai, vite, turborepo, tRPC 등등 새롭게 사용해보거나 공부해본 것들이 많다.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 트렌드를 꼭 전부 자세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기능이 필요할 때 해당 툴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을 알 정도로만 파악하면 된다. 내 업무에 실제로 사용되는 라이브러리의 세세한 사용법을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라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개발자들이 필요하다. 나 혼자서 찾아보고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듣기 싫어도 정보가 들리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개발자 동료들이 필요하고 개발자 커뮤니티에 속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정보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겠지..?

CI/CD에 대한 이해도 부족

지마켓 사이트 내 팝업 시스템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진행 중, 기존 리포지토리의 노드 버전을 올려야 하는 이슈가 있었다. 노드 버전을 올리면서 빌드시스템과 배포시스템의 노드 버전도 올려야 했다. 우리 회사는 빌드할 때는 젠킨스를 사용하고 배포할 때는 사내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내가 이런 프로그램들과 CI/CD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모를 줄은 몰랐다. 프로젝트는 나까지 포함해서 총 3명이서 진행했었는데 나는 나머지 두 명의 대화에 전혀 끼지 못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할 수가 없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노드 버전을 올릴 때 아무 기여도 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도 빌드나 배치 등등에 이슈가 생겨 해결해야 할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 때마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별 문제 없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어서 다행이지만, 너무 민망하고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스러웠다. 그래서 앞으로는 시간을 틈틈히 내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개발 외적인 것들

독서

올해 총 28권의 책을 읽었다. 그 중에서 괜찮았던, 다시 읽고 싶은 책을 추천한다.

  •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 미움받을 용기
  •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 자본주의
  • 생각하는 인문학
  • 이토록 멋진 휴식

그리고 내 인생 웹소설인 ❤️화산귀환❤️도 아주 열심히 읽고 있다.

게임

평생 메이플 250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올해 열심히 해서 레벨 262를 찍었다. 너무너무 뿌듯하고 내 캐릭터에 애정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그리고 새로 닌텐도 스위치를 사서 포켓몬스터 소드를 2차 엔딩까지 완료했다! 지금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를 깨고 있다. 다음에는 젤다를 해볼 예정이다.

이사

2023년 1월에 7평짜리 원룸으로 이사했다. 그리고 2024년 1월에 17평 아파트로 이사간다!!!
이 날만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했다. 내가 돈을 모으는 이유는 취미도 아니고 맛집도 아니고 옷이나 화장품도 아니고 오직 집이다. 이번에 이사하면 4번째 집이라서 집 알아보고 부동산 계약 하는 데 전문가가 될 지경이다. 암튼 이번 집은 진짜 그동안 내가 바라왔던 마이 러브러브 하우스다. 지금까지의 이사 스토리는

아토피를 얻은 8평 반지하 원룸 ➡️ 화장실이 너무 춥고 바퀴벌레 나오는 2층에 위치한 매우 좁은 6평 원룸 ➡️ 지금 살고 있는 그냥 무난한 7평 원룸 ➡️ 방 두개에 베란다까지 있는 17평 아파트!!!!

이다. 10평 이하에 살 때는 1평이 늘어날 때마다 엄청난 차이가 난다. 첫 번째랑 두 번째 방에 살때는 사람이 너무 우울해지고 방에 있으면 자꾸 답답해지고 그랬는데 이제 넓고 쾌적한 집으로 이사가려니까 너무 설렌다. 지금까지 원룸 살면서 집에 대한 로망이 생겼는데, 식탁이 있어야 하고 서재가 있어야 하고 빨래를 널 수 있는 넓은 베란다가 있어야 하는데 이제 이걸 다 할 수 있다. 전세대출이랑 보증금 문제로 많이 스트레스 받긴 했지만 이제 다 마무리 되어서 이사가는 일만 남았다. 신난다!!!😆😆😆

운동

탁구랑 헬스를 그만뒀다. 너무 오래하니 이제 질린다. 다른 새로운 운동을 찾아보거나 결국 돌고 돌아 다시 헬스를 시작할 것 같다.

밴드

대학교 친구에게 중고 일렉기타를 5만원에 구매해서 어찌어찌 모인 사람들과 밴드를 하고 있다. 음악에는 재능이 없는 나지만 다같이 합을 맞춰 연주를 한다는 게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설렁설렁 하는 분위기라서 오히려 길고 얇게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2024년 목표

다른 회고록을 읽고 생각하게 된 건데, 이번에는 개발자로서의 목표를 평소와 조금 다르게 잡고 싶다.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개발자로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까? 를 생각하며 일하면 내 성향상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게으른 성격이라 고등학교 때도 어떻게 하면 공부를 덜 하고 성적이 잘 나올까? 를 생각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했더니 오히려 성적이 올랐다.

위에서 말했던 대로 CD/CD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싶고 지금 폰에서 사용하고 있는 메모장 앱이 자꾸 광고를 보여줘서 메모장을 아예 내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해보고도 싶다. 또한 요새 Rust로 개발되는 프론트엔드 라이브러리가 많아서 Rust도 공부해보고 싶고, graphQL도 앞으로 쓸 일이 많아 보여 공부해보고 싶다.

개발 외적으로는 일단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싶고, 2024년에는 일기도 더 자주 쓰고, 예쁜 사진도 많이 남기며 나를 기록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생을 너무 공부, 탁구, 술, 게임으로 채운 것 같아서.. 색다른 경험을 조금 더 많이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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