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론트엔드 개발자 초원입니다.
갑작스런 퇴사 소식에 친한 동료 개발자들이 많이 놀란 것 같아, 일일이 설명할 자신이 없어 연휴 마지막 새벽을 빌려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내일 출근을 안하거든요 .. 헤헤)
큰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지금이 그렇게 결정하면 되겠다 싶은 시점이었어요.
좋은 환경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충분히 즐겼던 한 해였습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버리기 마련이다.
노력으로 얻어본 경험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나는 가장 두렵다.
제가 개발을 처음 시작할 때 적은 문장입니다.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노력이 없던 적 있었겠냐만은, 저는 노력보단 항상 운이 더 많이 따르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의 시간을 돌아보면 취준생 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현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등 당당하지 못한 구석이 남아 떠오르고는 합니다.
여전히 개발이 즐겁고 하고 싶은 것 투성이지만 퇴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고민이 있었습니다.
내 머릿속이 개발 관련 지식으로만 가득찬다면? 그것은 과연 나에게 의미가 있는가?
이 삶의 패턴 그대로 남은 20대를 보내는 것이 내가 원하는 길인가?
고민이 들면 다른 형태로 살아봐야 직성이 풀리는 저입니다 ...
제가 삶에서 가장 좋아하던 시기는 약국 직원으로 일하던 1년이었습니다.
끝도 없이 원하는 책을 읽고
한 달에 한 번 국내여행을 다니며
영상과 글로 부단히 나를 정의하고,본집에 살며 가족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춤, 유도, 크로스핏, 수영 등
그동안 갈망하던 활동들에 겁없이 도전하던 에너지 넘치는
2년 내내 그 시절을 항상 그리워했던 것 같습니다.
창작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가고 위안을 얻었던,
그 삶이 제가 궁극적으로 유지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답이 내려졌습니다.
개발자로서 삶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다른 것들을 사치라고 여기게 되고, 또 조금씩 굳어가는 제 모습을 발견하며 잠시 내가 쥐고 있는 것들과 멀어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됩니다.
저는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를 던져놓고 적응하는 모습을 제 3자처럼 바라보는 것을 즐깁니다.
항상 잘 적응해서 걱정이 없긴합니다만-
이번에는 저를 영어를 잘 해야만 하는, 잘 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던져놓으려고 합니다.
세종의 큰 영어학원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일을 참 빨리 구했죠? 긴 연휴동안 일자리를 찾아보고 퇴사 바로 다음 날 면접에 합격했어요!)
영어 교육 현장에서 일하며 제가 꿈꾸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5년, 27살의 첫 번째 기록입니다.
이 공간이 이런 기록에 잘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이드 프로젝트 기록도 종종 남길거니까 그냥 같이 쓸게요!
(저는 벨로그 UI가 참 마음에 들고 정이 가거든요-)
목표대로 1년을 살기 위해 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작은 장치들을 만들어두었습니다.
이것도 차차 공유해볼게요.
위플래닛 웹 FE 팀의 하이리걸 프로젝트 담당 개발자로서의 회고도 적어야하는데,
근 1-2주간 큰 변화를 이끄느라 이제야 글을 적기 시작하네요.
마무리는 제가 주말동안 읽은 올 해의 완독서 한 권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루 5분 습관 수업
삶의 형태를 바꿀 때 저를 깨우치게 만드는 책들은 하나처럼
'습관'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며 위대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사실 모든 것은 지난 날의 혹은 요즘의 습관이 형성한 나라는 것을요.
제가 지금의 저를 만든 것입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다시 그에 맞는 습관을 들여야겠네요.
여러분은 어떤 습관들로 여러분을 만들었나요?
그 모습을 사랑하시나요?
아무쪼록 자주 웃고 충분히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이렇게 사는 게 괜찮은가? 어떻게 살지에 대해 스스로 묻는 거 너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만약 내가 돈이 엄청엄청 많다면 뭘 하면서 살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진짜 하고싶은 게 뭔지 알 수 있는 거 같아요.
로또되면 뭐할건데 ? -> 집사야지! -> 그 후에는 ? -> 차 살래! -> 그 후에는 ? ...(무한반복) -> 좋아하는 책을 읽고 전시회 가고 블로그에 내 생각들을 적어보고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 싶어!
이렇게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저랑 비슷한 생각의 글을 읽게 되어서 반가웠어요!
저도 최근 진지하게 하는 고민입니다...
개발자로써 지속적으로 뒤쳐지지 않고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서 살아남을 자신이 있는지...
저는 스스로가 초원님처럼 여러가지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있어서
오히려 그게 더 독으로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개발을 취미로 두고 다른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해볼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화이팅해요!
개발은 재미있지만 개발자로 회사에 근무하는 지금의 삶에서 종종 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저는 하고싶은게 너무 많은데 개발자를 직업으로 가지면 많은 시간을 개발에만 투자해야 하더라구요🤣
영어 학원이라니 아주 재미있어보입니다!
응원할게요!!
저도 27에 퇴사해서 오랜 숙고 끝에 개발자의 진로를 택했습니다!
그 나이 즈음이 뭔가 도전의 갈림길에서 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 응원합니다!!
전 어릴 때 부터 개발자가 꿈이 였어서..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는 문제이지만, 사람마다 생각은 다 다르고, 주어진 환경은 다 다르기에 큰 결정하신 것에 박수를 드립니다. 짝짝짝.
앞으로의 인생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요!
저도 평소에 생각했던 점들이라 공감이 많이 가네요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는ㅜ 개발자 취업부터 그동안 열심히 하시면서 고생도 많이 하셨을거 같아요! 일상에서의 여유와 발전 사이의 균형을 잘 찾으시길 바랍니당 ☘️
멋진 글과 꿈이에요!
저는 2년 - 2년 반 전부터 취업해서 동기 부여가 좀 늦은 편이었어요.
그래서 첫 회사는 되게 어영부영 지내면서 크게 스킬업을 못 했고(엔지니어라는 직종 자체에 내가 재능이 있는가..?하면서 방황을 했었죠 ㅋㅋ)
두 번째 회사에서 드디어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적성을 건지긴 했지만 그걸 발견하기까지 꽤 시행착오가 컸어요.
이러다보니 이제서야 늦은 시간 좀 만회해보자!하고 본격적으로 깃허브에 풀 심어보자 + 사이드 프로젝트에 개인 공부까지 힘 팍팍 싣자 하고 동기부여가 생겨서 뒤늦게 쫓아가는 입장이지만
새로 출발하시는 초원님의 미래 되게 기대됩니다!
헉, 3기 학메 필드님 안녕하세요! 효령임니다. 벨로그에서 근황을 뵙게 되어 반갑네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서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개발을 하다 보니 점점 효율을 우선시하게 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우선순위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나더라구요. 저도 예전에는 좋아하는 것들이 습관처럼 스며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따라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곤 해요 ㅋㅋ ㅠ_ㅠ 창작과 경험이 주는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는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공감이 더 잘되네요..! 충분히 비워내고 다시 채우며 온전한 삶을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고생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