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개발 공부 회고 | 마음가짐 (1)

이기태·2023년 3월 9일
1

회고

목록 보기
1/5
post-thumbnail

🤔 들어가며

문득 오늘 회사에서 내가 이때까지 정말 열심히 살아왔구나를 느꼈다. 아무런 이유가 없었고 그냥 문득 떠오른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날들을 기록하고 '나중에 힘들때마다 치열했던 날들을 돌아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쓰고싶은데로 쓸 예정이니 참고바란다.

내가 기록하고 싶은 순간은 2020년 5월부터 시작한다.

🏃‍♂️ 입대 전 (~2020.04)

중앙대학교란 학교는 나에게 과분한 학교였고 대학 입학이라는 큰 목표를 이룬 나는 목표를 잃어버렸다. 철없던 시절 그저 군대가기 전까진 놀아도 된다는 선배들의 말을 철썩같이 믿으며 매일을 놀았다. '미팅', '당구' 이 2가지가 내 인생의 전부였다.

당구는 얼마나 쳤으면 당구장 사장님께서 당구장 알바를 제안할 정도였다(이렇게 당구장 알바 1년 넘게함). 미팅은 내가 친구들 중 최고였다. 일주일 최대 3번, 총 30번 이상은 나갔던 것 같다. 이렇게 2학년때까지 미친듯이 놀다가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

🏃‍♂️ 군대 (2020.05 ~ 2021.11)

👿 성찰

모든 남자들이 그렇듯이 나도 군대를 갔다. 2020년 5월 12일, 지금은 없어진 육균 27사단 이기자 부대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물어본다. 왜 2학년을 끝나고 군대를 갔냐고.. 별 이유는 없었다. 친구들이 다 2학년을 마치고 가길래 나도 그랬다. 하지만 별 생각없이 갔던 군대는 내 삶을 통째로 바꿔놨다. 나에게 군대는 너무나 힘든 곳이었다. 나의 자유가 없었고 불합리의 끝판왕이었다. 군대에서는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엄청 많았다.. 22살이었던 나는 처음으로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 없는 형편에 아들 서울로 상경시킨다고 고생많은 우리 엄마, 아빠
- 아무런 생각없이 놀기만 했던 대학 생활

대충 이런 생각들을 했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서울을 올라왔으면 뭐해, 대학이 돈 벌어다주지 않는데.. 특히나 개발자는 대학이 하나도 안중요하다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취업한다고 그런 곳으로 유명한 곳에서 그 당시 내 실력을 봐보자.

학점? -> 전공 과목 90% C+
실력? -> C언어 포인터 이후로 포기함 (포기라는 말 그 자체,, 엄살 아니고)
과제? -> 친구들꺼 다보고 함

그냥 형편이 없었다.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바뀌고 싶었다. 지금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이때의 마음은 아직까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난 그렇게 바뀌기 시작했다.

👿 작은 성취

그렇게 난 6월 17일 공병대대로 전입을 왔다. 컴공이라고 통신병이라는 보직을 맡게 되었다. 선임들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듣던 중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일정 급수 이상따면 휴가 3일을 준다는 것이었다. 나는 뭐라도 도전이 필요했고 그렇게 한국사를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2주 대기 기간이 끝나고 공부를 시작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등병이 어떻게 일과시간에 공부를 하겠는가? 절대 못한다. 주특기 공부하기에도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포기하기가 너무 싫었다. 그 전으로 돌아가기가 너무 싫었고 어떻게든 도전해야만 했다. 알아보니 취침시간인 오후 10시 이후로 2시간 동안 연등시간으로 자율적으록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다행히 풋살을 잘하고 선임들한테 싹싹하게 대했더니 10시 이후에는 공부하는 걸 별 터치를 안하셨다. 가장 가까운 한국사 시험 일정을 보니 8월 초 였다. 당시 2주 대기가 끝나고 며칠 후 였으니 7월 초중순이었을 것이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3주정도 있었고 그때 이후로 미친듯이 공부했다. 불침번을 할때면 자기 전에 암기할 것들을 손에 적어두고 잤다. 불침번을 하면서 몰래 보기 위함이다.

그렇게 나는 3주만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땄다. 엄청 기뻤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성취를 맛보니 그 이후는 공부가 하고싶었다.

👿 습관

이제는 공부 습관도 만들었겠다 전공 공부를 하려했다. 정말 1도 몰랐다. 뭐부터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감조차 안잡혔다. 이리저리 찾던 중, html+css+js 책 하나와 파이썬이라는 언어로 코딩테스트 공부를 하기로 했다. 매일 연등시간에 싸지방에 1등으로 가 12시 정각까지 공부하고 왔다.

https://armyprogrammer.tistory.com/

그때의 공부 기록이다. 그 당시 Github을 몰랐기 때문에 저장소로만 이용했다.

통신병이라는 보직때문에 지휘통제실에서 업무를 했다. 일과의 절반은 끊긴 통신선을 찾으러 밖에 나가거나, 절반은 컴퓨터로 행정 업무를 했다. 'HTML, CSS, JS 공부를 여기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봤다. 물론 이때는 상병이어서 지휘통제실 모든 간부들과 친하고 선임들도 엄청 친했다. 찾아보니 메모장으로 html,css,js로 코딩을 하고 확장자만 .html 이런식으로 저장하면 화면이 나왔다. 국방망 컴퓨터라 네이버, 구글같은게 안들어가져서 그게 유일한 공부 방법이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좋았고 그렇게 프로그래밍 공부를 계속 했다. 어디가 오류인지 몰라서 일과 시간이 끝날 때 쯤이면 메모장의 코드를 프린트해서 생활관으로 돌아와 그 다음날 출근 때까지 코드를 들여다보곤 했다. 상꺽이 될 때 쯤엔 남은 선임들도 얼마 없어서 공부 시간을 늘렸다.

  1. 불침번 마지막이 나보다 후임이면 1시간 30분 일찍 깨워달라했다. 즉 기상시간이 5시였다.
    -> 05:00 ~ 06:30 (공부시간)
  2. 아침 조회 후 밥 먹으러 가기 전까지
  3. 밥 먹고 출근 전까지
  4. 일과 시간 도중 틈틈히
  5. 개인자율시간 (핸드폰은 10분도 안만지고 공부에 몰두했다)
  6. 야간 연등 시간 (2시간 풀로)
  7. 불침번 혹은 경계근무 때 (미리 A4 용지같은 종이 챙겨서)

휴가는 안나갔냐고? 안나갔다.. 내 군생활 중 나간 휴가는 단 4일이다. 나머지는 코로나 때문에 모두 조기전역으로 들어갔다. 사실 휴가를 갈 수 있었는데 안갔다. 그 당시에는 공부가 더 중요했다.. 그렇게 나는 전역을 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2탄으로 들고오겠다!

profile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백엔드 개발자 이기태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