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게임 업계에서 테크니컬 아티스트(이하 TA)로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 8월쯤, 제가 TA로 취직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과정을 바탕으로 TA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었던 메세지를 적은 글을 올렸습니다. [TA] 신입 테크니컬 아티스트(TA)가 되기까지 라는 글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분들께서 TA 준비 과정에 대한 고민을 전달해주셨습니다. 대부분 위 글을 읽고 저를 찾아오셨기에 글의 내용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았고, 조금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과 새롭게 전달드리고 싶은 내용들이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짧게 이전 글을 요약해드리자면 TA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위 글을 읽고 주신 질문들을 먼저 공유드립니다. 주로 아트를 전공하신 분들에게 메일과 메세지들을 받았습니다만 프로그래머를 준비하시는 분도 질문을 주셨습니다. 공통적으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아트 전공자라면 아트를, 컴퓨터 공학 전공자라면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서로의 영역을 공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둘 다 전공하지 않았고, 각 분야의 실력이 애매했습니다. 감사히도 취직은 했지만 일을 하면서 회사는 한 분야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TA는 신입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일을 하면서 아티스트는 테크를, 프로그래머는 아트를 어깨 너머로 조금씩 배우며 TA를 맡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속도는 각자 다르기에 빨리 TA로 전직할 수도, 천천히 전직할 수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건 내 분야를 제대로 하고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미 현업에 계신 분이라면 문제가 안 되지만, 새로이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본인의 전공 분야로의 취업을 1순위로 생각하시고, TA는 2차 전직 느낌으로 생각하시길 권장드립니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의 전공을 잘하는 것이 1순위입니다.
그래도 TA를 일찍이 준비하고 싶다면 (그리고 요즘은 TA 수요가 많아져서 일찍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취업 준비생에겐 8:2 ~ 9:1 비중을 추천드립니다. 내가 아티스트라면 아트 8, 테크 2, 내가 프로그래머라면 프로그래밍 8, 아트 2.
아티스트가 컴퓨터 공학의 전반을 공부하는 것은 결국 테크니컬 아티스트가 다루는 일들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CPU가 어떻게 동작하고, GPU는 어떻고, 메모리는 어떻게 관리되고, 프로그래밍은 이렇게 해야 되고'를 다 알 순 없습니다. 테크니컬 아티스트의 '테크'는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중요한 건 호기심과 용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유니티 셰이더를 다루기도, 언리얼 블루프린트를 다루기도, 후디니나 서브스턴스 디자이너 같은 절차적 생성 툴을 다루기도, 맥스 스크립트를 짜보기도 합니다. 플러그인을 만들어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상용 게임 엔진의 다양한 기능을 파보기도 합니다. 내가 호기심 가는 문제를 찾고, 해결 방법을 찾다보면 자연스레 기술적 장애물에 막히고, 지식이 필요해집니다. 테크니컬 아티스트의 '테크'는 이러한 부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 허들을 넘고자하는 용기를 가지세요.
생성형 AI에 대한 호불호, 내지는 찬반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AI를 잘 사용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테크니컬 아티스트는 다양한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해나가야 하는 직무입니다. AI는 좋은 조력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AI를 많이 다뤄보고 활용해 보시길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