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한번도 안걸렸던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지난 주말에 프로젝트를 함께 한 팀원 한분과 만났다. 근데... 그분이 사실 몸이 안좋았었다고,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고 했다.
하필이면 바로 다음날 강릉에 와서... 휴ㅠㅠ
확진자와 밀접접촉 후 1일차.
몸 상태가 멀쩡해서 나는 또 그냥 넘어가겠거니 했다...
2일차.
그런데 다음날이 되니 목이 엄청 부었다. 근데 또 열은 안남.
빨간날이라 병원도 못가고(강릉은 주말이나 빨간날 병원 약국 거의 다 쉰다.) 근처 편의점에서는 코로나 검사 키트도 안팔고 해서 일단 인터넷으로 키트 구매했다. 일요일에 택배받은 사람도 있길래 빠르게 오는 걸로.
3일차,
잔기침이 나기 시작하고 잘때 끙끙거렸다고 함.
그리고 으슬으슬 춥고 온몸이 저리고 식은땀이 났다. 근데 열은 안남.
4일차(격리 1일차)
온몸에 힘이 없고 식은땀이 뻘뻘 나서 옷이 젖었다.
어지럽고 복통에 두통도 있음.
화장실에 가서 일보는데 진짜 쓰러질뻔했다.
볼일볼 힘도 없었음.
살면서 두번 쓰러져봤는데 딱 그때 느낌이 들었다.(어지러움+힘없음+핏기 싹 가심+눈앞이 깜깜해짐+귀가 안들림)
거울을 보니 입술이 파랗고 혓바닥도 파랬다.
가본 적 있는 강릉 소아과를 가서 약을 처방받으려 했는데 코로나 검사 해보자해서 해봤더니 확진이 떴다...ㅠㅠ
열이 안나서 코로나 아닐 줄 알았는데.
5일차(격리 2일차)
맛이 안느껴지기 시작했다. 전날 분명히 약이 썼는데 쓴맛이 안남.
김치도 매운맛만 느껴지고 다른 맛은 안났다.
최근 입맛이 없는 상태였는데 이젠 배고픔도 거의 안느껴지는 경지에 이름.
아 닭가슴살을 찢어서 조금 먹어봤는데 닭비린내만 느껴져서 진심 역겨웠다.
소식좌들은 음식 먹을때 이렇게 느껴지는걸까...
그렇다면 이해가 간다. 진심 뭐 먹기 싫음
약간 트라우마 생겼다... 고기중 그래도 생선구이는 괜찮더라.
6일차(격리 3일차)
코가 막히기 시작했다.
정말 다채로운 증상이 있구나 몸소 느낌.
코가 꽉막혀서 누워있기도 힘들지만 앉아있어도 숨이 턱턱 막혔다.
그나마 목이 안아픈 건 아닌데 전에비하면 많이 나아졌다.
7일차
이젠 꽉 막혀있던 코가 흐르기 시작함.
그리고 콧속이 계속 간질간질했다.
코를 풀어야 한다 === 두통발생
8일차(격리 마지막날)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편.
여전히 몸에 힘이 없다.
그리고 가벼운 두통이 있음.(마무리부분 적으면서 느꼈는데 안가볍다. 머리 아프다...)
코도 안막힌 것 같고 목도 안부은 것 같다.
무엇보다 앉아서 컴터 할 생각은 들 정도로 회복이 됨...
걸릴거면 한참 난리났을때 걸렸으면 좀 좋았을까...ㅠㅠㅠ
왜 이제와서 걸리는거여ㅠㅠㅠ
무엇보다 혓바닥이 마비된듯 맛이 안느껴지는 게 젤 최악이다.
하루하루 증상이 계속 다르고 전날 '어? 컨디션 괜찮은데? 낼 괜찮겠다'
싶으면 여지없이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고 전혀 괜찮지 않음을 반복했다.
진짜... 종잡을수가 없고 사람마다 증상도 다 다르고...
그래도 난 이제 3개월은 슈퍼면역을 가지게 되었다...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뇌가 잘 안돌아간다...
뇌가 나무토막이 된 것 같은 느낌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