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주니어 개발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꽤 오랜 시간 개발을 해오며
AI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시대에
과연 ‘사람’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를 계속 고민해왔다.
이번에 카카오뱅크에 입사하면서
카카오 그룹사 온보딩 프로그램에 2주간 참여하게 되었다.
‘AI Native 인재를 찾는다’는 채용 문구에 걸맞게,
온보딩 세션의 상당 부분은 AI로 채워져 있었다.
온보딩 과정 중 인상 깊었던 경험 중 하나는 해커톤이었다.
이 해커톤은
말로만 듣던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전제로 설계된 구조였다.
지금 돌아보면,
해커톤의 시작부터 끝까지
AI가 개입하지 않은 순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사실 그 전까지 나는
Claude 같은 AI Agent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개발해왔다.
이미 맥락이 쌓여 있는 프로젝트에서는
‘내가 직접 하는 게 더 빠르고 정확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해커톤에서는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Claude, Gemini, ChatGPT
쓸 수 있는 모든 AI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다.
카카오톡과 유사한 UI의 채팅 웹사이트를 만들고,
멀티 프로필 관리 기능,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ChatGPT로 문장을 다듬어주는 기능,
그 외 여러 부가 기능들까지.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작동하는 프로덕트’가 만들어졌다.
코드 퀄리티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성능 역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바이브 코딩은
내가 막연히 생각하던 것보다
한 단계 위의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한계도 분명했다.
AI만으로
복잡한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도 있게 만들어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어 보였다.
결국 해커톤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온보딩을 마친 뒤
현재는 신입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신입 공채로 입사한 동기 6명과 함께
사내에서 사용할 플랫폼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세운 개인적인 목표는 명확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AI를 최대한 활용해보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했다.
이전 같았으면
몇 주는 걸렸을 작업들이
며칠 만에 정리되기 시작했다.
효율은 단순히 ‘배’가 아니라
체감상 제곱 단위로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역할 분리가 일어났다.
나는 더 중요한 영역에 집중했다.
그리고 Claude에게는 이렇게 요청했다.
“이 로직에 대한 테스트 코드를 작성해줘”
다른 작업을 하고 돌아오면
테스트 코드는 이미 작성되어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느낀 건 단순했다.
아직 AI에게
모든 걸 맡기는 건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개입해서
동료의 작업물을 검수하듯 다뤄준다면,
훨씬 빠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AI 툴에 비용을 쓰는 것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이건 비용이 아니라
투자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언젠가는 분명
나에게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단순히 돌아오는 게 아니라,
곱절 이상의 가치로.
앞으로도
AI와 함께 협업하며
AI는 도구가 아니라
협업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은
그 가능성이 현실로 바뀌는 과정 한가운데에 있다고 느낀다.
삐 삐리 삐리릭-⚡ 🤖 인간 시대의 끝이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