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성장한다.
달리기를 하면 심폐지구력이 향상된다.
그렇다면 지성은 어떨까?
사람들은 흔히 지능을 타고나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실제로 유전이 지능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어느 정도 한계가 정해져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생각보다 흥미롭다.
왜냐하면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가 "똑똑해졌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학생 시절보다 지금이 더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과거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개념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복잡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만약 지성이 완전히 고정된 것이라면 이런 변화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최근 뇌과학에서는 뇌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개념이 자주 언급된다.
간단히 말하면 뇌는 생각보다 훨씬 유연하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무언가를 학습하고, 반복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에서 신경 연결은 계속 변화한다.
예전에는 성인이 되면 뇌의 구조가 거의 고정된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뇌는 평생 변화한다.
물론 이것이 곧바로 IQ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사고 능력, 문제 해결 능력, 추론 능력은 경험과 학습을 통해 상당 부분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지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흥미롭게도 단순히 많은 정보를 외우는 것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정보는 언제든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력은 검색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를 생각해보자.
정답을 보는 것은 몇 초면 끝난다.
하지만 정답을 보기 전까지 여러 가설을 세우고, 반례를 찾고, 접근 방법을 수정하는 과정은 훨씬 오래 걸린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성장하는 순간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개인적으로 지성을 성장시키는 활동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현재 능력보다 약간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너무 쉬운 문제는 익숙한 패턴만 반복하게 만든다.
반대로 너무 어려운 문제는 아무런 사고를 하지 못한 채 포기하게 만든다.
하지만 조금 버거운 수준의 문제는 다르다.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새로운 관점을 시도하게 만든다.
기존에 연결되지 않았던 개념들을 연결하게 만든다.
어쩌면 뇌 가소성이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순간도 이런 순간이 아닐까.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회상'의 중요성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잊어버렸을 때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학습에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책을 여러 번 읽는 것보다,
책을 덮고 스스로 설명해보는 것이 더 어렵다.
강의를 다시 보는 것보다,
배운 내용을 아무것도 보지 않고 정리해보는 것이 더 어렵다.
그리고 보통 더 어려운 쪽이 더 많은 성장을 만든다.
결국 지성은 하나의 능력이 아니라 여러 능력의 조합일지도 모른다.
기억력.
추론력.
문제 해결 능력.
집중력.
호기심.
메타인지.
이런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주며 발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성을 높이는 비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신 더 나은 사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은 존재한다.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고,
스스로 설명해보고,
익숙한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과정들.
이런 활동들이 조금씩 사고의 구조를 바꾸어 나간다.
지성이 정말 높아질 수 있는지는 아직도 명확한 답이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훨씬 유연하며, 사고 방식은 평생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똑똑한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얼마나 자주 깊게 생각하는가,
얼마나 자주 어려운 문제와 씨름하는가,
얼마나 자주 자신의 사고를 수정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결국 지성은 타고나는 것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저도 똑똑하게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