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이 주류" 파월이 달라졌다
미국에서 가상자산이 빠르게 제도권에 편입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종전 입장을 바꿔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25일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가상자산 산업은 성숙해졌으며 주류(mainstream)가 됐다"고 밝혔으며, "수년 전 가상자산 시장에 있던 사기와 구조적 실패와 관련해 결정됐던 사안을 재검토하고 있고 일부 지침은 철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모기지 심사 기준에 가상자산 보유량을 반영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윌리엄 풀티 FHFA 청장은 국책 모기지 보증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은행으로부터 모기지를 구입할 때 주택 구매자의 가상자산 보유량을 대출 심사 기준에 반영하도록 요구했다.
이러한 제도권 편입 기대감에 비트코인은 26일 한때 10만8305.54달러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10만7612.23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기업들은 다양한 가상자산 비축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디지털은 이더리움 2만4434.2개와 비트코인 417.6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모두 이더리움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샤프링크게이밍은 이더리움 18만8478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너지 솔루션 기업 비보파워는 1억2100만달러 규모의 XRP 비축 전략을 도입했다.
파월 의장의 입장 변화와 모기지 심사 기준 개선은 가상자산이 투기 자산에서 진정한 자산군으로 인정받는 역사적 전환점을 의미한다.
2021년 "가상자산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화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던 파월 의장의 입장 변화는 기관 자금 유입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진전에 따른 정책적 현실 인정이다.
모기지 심사에 가상자산 보유량을 반영하는 것은 개인의 부동산 자산 외에도 디지털 자산을 공식적인 담보 능력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 편입을 상징한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들이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XRP 등 다양한 알트코인으로 비축 전략을 확대하는 것은 가상자산 생태계의 성숙화와 다변화를 보여준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미국 모기지 시장의 핵심 기관으로, 총 12조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증하고 있다. FHFA의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대출 신청자는 코인베이스 같은 미국 규제를 받는 중앙화 거래소에서 보관 및 검증 가능한 암호화폐 투자만을 담보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암호화폐를 달러로 현금화하지 않고 암호화폐 형태 그대로 평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시장 변동성 조정을 포함한 추가 위험 완화 조치도 필요하다. 맷 콜 스트라이브 CEO는 "앞으로 비트코인 보유자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아도 집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모기지를 암묵적으로 보증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비트코인 리스크를 짊어지기로 결정했다"고 평가했다.
이더리움 중심 전략: 비트디지털은 비트코인 채굴에서 이더리움 스테이킹으로 완전 전환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의 연평균 수익률은 3-4% 수준으로, 비트코인 채굴의 수익성이 반감기 이후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샤프링크게이밍은 평균 단가 2611달러에 총 19만4000개 이더리움을 보유하며, 스테이킹을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XRP 비축 전략: 비보파워는 XRP를 전략 비축 자산으로 채택한 첫 번째 상장 기업이 됐다. CEO 케빈 친은 "비트코인은 이미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보유해 시장이 과밀 상태에 도달했으며, 상대적으로 활용이 덜 된 XRP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하반기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 발행이 허용될 전망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인 국내 법인이라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10만 명 규모의 국민 참여 실험을 진행 중이며,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이 예금 토큰 발행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 통과로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가 확립됐으며, 연방 차원에서 가상자산을 공식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에 사상 첫 암호화폐 전담 조직을 설립하고 SEC 등 주요 기관에 암호화폐 친화적 인사를 배치했다.
유럽: 프랑스는 2023년 4월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EURCV를, 영국은 2025년 5월 파운드 연동 스테이블코인 tGBP를 발행했다. MiCA법에 기초해 현지 통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 일본(2022년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 싱가포르(2023년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 홍콩(2025년 스테이블코인 조례)이 모두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했다.
모기지(Mortgage):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주택담보대출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이를 매입해 유가증권화하는 미국의 국책 모기지 보증기관
지니어스법(GENIUS Act): 미국에서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회계감사를 강제하고 제도권 편입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
예금 토큰: 은행 예금을 분산원장 상에서 디지털 형태의 자산으로 토큰화한 것으로, CBDC를 담보로 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스테이킹: 지분증명(PoS) 방식의 블록체인에서 보유한 가상자산을 일정 기간 예치해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

'노동 대전환' 빠진 AI 혁명은 재앙…'고용 없는 성장' 마주할 수도
AI와 로봇 확산으로 인한 대량 실업이 이미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현실화되고 있으며, 피지컬 AI(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가 교통·물류·제조 등 각 영역에서 기업들의 경쟁적 인건비 절감을 촉발하고 있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서비스 비용을 마일당 0.3~0.4달러로 책정해 우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언박스 공정' 도입으로 생산 비용 최대 50%, 인력 40% 절감을 계획하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연매출이 5년 전보다 1500억달러 증가했지만 직원은 7만 명 감소했고, 아마존은 로봇 75만 대 이상을 배치해 물류센터 업무를 대거 자동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AI로 일자리의 51%가 대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중이 일자리를 잃더라도 구매력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로봇세, 즉 AI에 부담금을 부과하면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로봇·토큰세가 오히려 기업들의 'AI 대전환'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피지컬 AI 확산으로 인한 고용 충격이 현실화되면서 '노동 대전환' 없이는 'AI 대전환'이 사회 전반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피지컬 AI가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업까지 확산되면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특히 운전, 물류, 제조업 등 중산층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타격받고 있다.
한국의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와 자동화에 대한 노조의 저항이 결합되면서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동화를 실험하고 국내에는 적용을 미루는 '우회 자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로봇세나 토큰세 같은 규제적 접근보다는 AI 도입과 동시에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진흥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은 2024년 약 75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2,500억 달러로 연평균 2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업(34%), 물류·운송(28%), 건설업(18%) 순으로 도입이 활발하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산업용 로봇의 52%를 설치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13%), 일본(11%), 독일(6%) 순으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로봇 밀도(근로자 1만 명당 로봇 수)는 2023년 기준 1,012대로 싱가포르(2,200대), 한국(1,012대), 일본(397대) 순으로 세계 2위 수준이다. 하지만 기아 소하리 공장 자동화 무산 사례에서 보듯 노조의 강한 반대로 국내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완전 자동화는 대량 실업을 야기한다"며 단체협약에 자동화 도입 제한 조항을 포함시키고 있다.
빌 게이츠가 2017년 제안한 로봇세는 유럽의회에서 2016년 초안이 검토됐으나 시기상조로 보류됐다. 현재 로봇세를 도입한 국가는 없으며, 대신 프랑스는 디지털세(3%), 영국은 디지털 서비스세(2%) 등을 도입해 플랫폼 기업에 과세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은 "로봇세 도입 시 경제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AI 바우처 지원 사업'에 270억 원을 투입해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130개 내외 기업에 GPU 등 컴퓨팅 자원과 AI 솔루션을 제공하며, AI 솔루션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간 매칭도 지원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중 AI를 도입한 비율은 15% 수준에 그쳐 대기업(72%)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AI로 대체 위험이 높은 직종 근로자 중 재교육을 받은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정부는 '디지털 새일센터' 45개소를 운영해 연간 3만 명에게 AI·빅데이터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나, 대상자(약 260만 명) 대비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재교육은 6개월 단기과정이 아닌 2~3년 장기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은 '쿠르츠아르바이트(단축근무) 제도'를 통해 자동화 도입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고 근무시간만 단축하면 정부가 임금 차액의 60~67%를 지원한다. 덴마크는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 모델로 쉬운 해고와 관대한 실업급여, 적극적 재취업 지원을 결합했다. 싱가포르는 '스킬스퓨처 프로그램'으로 2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500싱가포르달러(약 50만원)의 교육 크레딧을 지급하고 있다.
피지컬 AI(Physical AI): 물리 세계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으로,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 실제 환경에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AI 시스템
언박스 공정(Unboxed Process): 테슬라가 개발한 차세대 자동차 조립 방식으로, 여러 패널을 먼저 제작한 뒤 한 번에 결합하는 모듈식 생산 방법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사람의 개입 없이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완전 자동화된 제조 시설
로봇세(Robot Tax):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로봇이나 AI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실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정책 수단
토큰세(Token Tax): AI 연산의 기본 단위인 토큰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으로, AI 서비스 이용에 대한 과세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