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정보를 찾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클릭 몇 번, 터치 몇 번이면 우리 집 문 앞에 내가 산 물건, 음식이 배달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당장 화면이 고장 난 상태에서 물건을 사려면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상상만 해도 어렵고 막막한 상황일 겁니다.
동영상 플랫폼과 동영상 콘텐츠도 넘칩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는 영상을 보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버리기도 하죠. 그런데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자막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영상에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기 힘든 영상도 많을 것입니다.
이런 상상만 해도 답답한 상황을 매일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지 몸이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동일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꼭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닙니다. 누구든지 화면을 볼 수 없거나, 소리를 들을 수 없거나, 마우스 없이 키보드밖에 사용할 수 없는 등 정보 접근에 제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바로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입니다. 일반적으로 웹 접근성은 장애인, 고령자 등이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봤듯 비장애인도 정보 접근에 제한을 받는 불편함을 겪을 수 있습니다.
웹 접근성을 갖추면 웹에 접근했을 때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동등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받도록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웹 접근성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이든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WAI-ARIA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WAI-ARIA는 WAI와 ARIA를 합친 단어입니다. 각각의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부터 파악해 봅시다.
WAI (Web Accessibility Initiative) : 웹 표준을 정하는 W3C에서 웹 접근성을 담당하는 기관
ARIA (Accessible Rich Internet Applications) :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웹 콘텐츠와 웹 응용 프로그램에 더 쉽게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하는, 즉 웹 접근성을 갖추기 위한 기술
정리하자면, WAI-ARIA는 WAI에서 발표한 RIA 환경에서의 웹 접근성 기술 규격입니다.
앞서 시멘틱 HTML을 학습하면서, HTML 요소에 의미를 부여한 시멘틱 요소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웹 접근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WAI-ARIA는 HTML 요소에 추가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따라서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웹 접근성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WAI-ARIA를 사용하면 웹 접근성을 효과적으로 향상할 수 있습니다.
WAI-ARIA는 HTML 태그 내부에 속성(attribute)을 추가함으로써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습니다. WAI-ARIA의 속성에는 크게 세 가지 분류가 있습니다.
각 분류마다 어떤 속성이 있는지, 대표적인 예시와 사용법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TML의 요소 종류와 역할이 서로 맞지 않을 때, 어떤 역할을 하는 요소인지 명시해 줄 때 사용할 수 있는 속성(attribute)입니다.
예를 들어, 버튼으로 사용되는 요소를 만들었는데 div 요소를 사용했다면, 이 요소가 버튼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이 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HTML 요소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을 WAI-ARIA로 또 설명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시멘틱 요소 본연의 의미를 임의로 바꾸지 않아야 합니다.
<div role="button">div이지만 button으로 사용되는 요소</div>
// WAI-ARIA의 잘못된 사용 예시
<button role="button">button인 요소</button>
// WAI-ARIA의 잘못된 사용 예시
<h1 role="button">h1인 요소</h1>
우리는 화면을 보기만 해도 각 탭을 누르면 화면이 바뀌는 탭 컴포넌트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HTML 요소의 구조만으로 화면을 파악할 수 있는 사용자는 어떨까요? 아래의 HTML 코드만 보고서 이 요소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 컴포넌트 구조를 간소화한 모습입니다.
<ul>
<li>Tab1</li>
<li>Tab2</li>
<li>Tab3</li>
</ul>
<div>Tab menu ONE</div>
<div>Tab menu TWO</div>
<div>Tab menu THREE</div>
이럴 때, WAI-ARIA를 사용해서 이 구조가 탭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다음과 같이 표시해 줄 수 있습니다.
<ul role="tabList">
<li role="tab">Tab1</li>
<li role="tab">Tab2</li>
<li role="tab">Tab3</li>
</ul>
<div role="tabpanel">Tab menu ONE</div>
<div role="tabpanel">Tab menu TWO</div>
<div role="tabpanel">Tab menu THREE</div>
Tab 컴포넌트 예시에서, role 속성을 추가하여 해당 요소의 역할을 명시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Tab 컴포넌트에서 필요한 정보는 이것뿐인가요? 아닙니다.
현재 어떤 탭이 선택되어 있는지도 알 수 있어야 하죠. 이럴 때 사용하는 속성이 바로 여러 개의 선택 가능한 요소 중에서 선택 상태인 요소를 표시할 수 있는 aria-selected라는 속성입니다. 해당 속성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ul role="tabList">
<li role="tab" aria-selected="true">Tab1</li>
<li role="tab" aria-selected="false">Tab2</li>
<li role="tab" aria-selected="false">Tab3</li>
</ul>
<div role="tabpanel">Tab menu ONE</div>
<div role="tabpanel">Tab menu TWO</div>
<div role="tabpanel">Tab menu THREE</div>
이제 3개의 탭 중에서 첫 번째 탭이 선택된 상태임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아코디언 UI가 펼쳐진 상태인지 표시해 주는 aria-expanded, 요소가 숨김 상태인지를 표시하는 aria-hidden 등의 속성이 있습니다.
이따금 요소에 대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텍스트 콘텐츠 없이 이미지로만 만들어진 버튼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위 이미지는 MDN의 검색 기능 컴포넌트입니다. 돋보기 모양의 검색 버튼, X자 모양의 닫기 버튼이 보이는데요. 이렇게 이미지만 들어있는 버튼의 경우 HTML 요소의 구조만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버튼인지 파악할 수 있을까요? 아마 힘들 것입니다.
<button> <img src="X.png" /> </button>
<button> <img src="돋보기.png" /> </button>
물론 버튼 요소에 숨겨진 자식 요소를 추가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는 내용을 추가해 줄 수 도 있지만,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WAI-ARIA 속성도 있습니다. 바로 aria-label입니다. aria-label은 말 그대로 요소에 라벨을 붙여주는 기능을 합니다. 해당 요소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이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습니다.
<button aria-label="닫기"/> <img src="X.png" /> </button>
<button aria-label="검색"/> <img src="돋보기.png" /> </button>
aria-live 속성은 해당 요소가 실시간으로 내용을 변경하는 영역인지 표시합니다.
즉, 브라우징 도중에 내용을 띄우는 alert, modal, dialog와 같은 역할을 하는 요소이거나, AJAX 기술을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내용을 변경하는 영역에 사용하는 속성입니다.
시각 장애인들은 화면의 동적인 요소를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에, 이 속성을 사용해서 실시간으로 변경되는 내용을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됩니다.
속성 값으로는 polite, assertive, off(default)가 있습니다.
1. polite : 스크린 리더가 현재 읽고 있는 내용을 모두 읽고 나서 변경된 내용을 사용자에게 전달합니다.
2. assertive : 스크린 리더가 현재 읽고 있는 내용을 중단하고 변경된 내용을 바로 사용자에게 전달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WAI-ARIA 속성들이 존재합니다. 모든 속성들을 제대로 알고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role, aria-label 정도만 사용해도 HTML에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웹 접근성을 어느 정도 향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웹 접근성을 확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멘틱한 HTML을 작성하는 것임을 항상 기억하세요. 앞서 말했듯, WAI-ARIA는 보조적인 역할로만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