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2 레이드는 왜 갓겜인가

김태성·2024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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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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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포셰이큰 ~ 딥스톤 까지 게임 한 사람이라 진짜 암흑기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평가가 좋습니다.
저도 요즘 데스티니 평가가 암울한건 알고,
읽으시는분도 이걸 유의하면서 읽으셔야됩니다.(2024년 1월 기준)

지금 게임 상황이랑 이 글의 상황이랑은
전혀 다릅니다!

얼마나 했는가


데스티니2 840시간 + 레이드리포트 클리어 100회+ 정도 된다.
살아있는 수호자들 처럼 몇천시간씩 한건 아니지만 예언/구덩이 솔플도 했으니
그렇게 못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겜인가

데스티니2는 루트 슈터 게임이다. 쉽게 말해서 총이랑 방어구를 파밍하는 겜이다.
기본적으로는 레벨이 아닌 총의 종류와 붙어있는 퍽(총의 옵션)과 방어구의 스탯을 주로 보며, 개조부품이라는 부품을 방어구에 끼워 캐릭터의 빌드를 선택하는 겜이다.
옛날에는 개조부품이 단순히 특정 몬스터를 잡았을때 특정 탄약을 준다던가, 데미지 감소율을 올린다던가 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개조부품에 따라 캐릭터의 스타일과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또한 캐릭터의 능력도 다양하고 빌드 선택에 따라 무수히 많은 방향성을 가질 수 있으니 이러한 아이템들을 많이 파밍해 본인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겜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위는 아이템의 성능과 방어구의 동작 방식을 설명하였으니. 이제 콘탠츠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데스티니는 3인 이상의 '화력팀'을 기본으로 하는 파티플레이 권장 게임이다. 작게는 공격전에서 부터 특수던전, 황혼전, 더 나아가서는 6인으로 플레이 하는 레이드 등이 있다.
낮은 난이도에서는 자동 매칭을 통해서 사람들을 잡아주니 별 문제가 없고, 황혼전 그랜드마스터~ 레이드 단계의 고난이도 던전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디스코드에서 사람을 구하면 되니 그렇게 문제가 되는건 아니다.
단지 초보자가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때 낯선사람과 같이 말하면서 해야된다는 것이 마음의 장벽이 생길 수는 있으나, '한번만' 해본다면 그 다음부터는 별로 신경도 쓰지 않을것이다. 이건 게임의 특성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어지는 설명에서 이유가 나온다.

레이드의 난이도는 어떻게 되는가?

일단 이 게임의 레이드/멀티 플레이의 난이도는 '매우 높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레이드 하나의 예시를 들어보자.
위의 사진은 데스티니2 레이드 데이원(레이드 처음 나왔을때부터 24시간 동안 도전하는것)에서 가장 악랄하기로 유명한 마지막소원 4네임드 금고이다.

일단 다음 그림을 보자.

다음은 마지막 소원 레이드에서 나오는 그림들이다.
기본적으로 이 그림들의 명칭을 레이드원 6명이 '전부' 완벽하게 숙지해야한다.(숙련자 교육팟 같은 경우가 아니면 자신이 언제든 참여할 수 있게 준비해야됨.)
2번째 줄의 위에서부터 읽어보면

  • 8자뱀
  • 쌍두사
  • 구름뱀
  • 무한뱀

이 될 것이고
세번째 줄의 그림을 읽어보면

  • 가지 새
  • 왼쪽으로 나는 새
  • 아래로 떨어재는 새
  • 왼쪽을 보는 새

가 될것이다.
만약에 '왼쪽으로 나는 새' 라고 브리핑을 했는데 '왼쪽을 보는 새'로 알아들었다?
그럼 터지고 리트하면 된다.

그림을 봤으니 이제 레이드를 진행하자.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금고는 3개의 작은 방 + 중앙의 큰 방으로 이루어진다.
11시/1시/6시의 원형 발판에 각각 서게 되면 레이드가 시작하게 되는데,
각자 문양이 3개씩 '랜덤으로'보이게 된다.
이때, 순서를 정해 한명씩 중앙의 그림을 부르게 된다.

예를들면

11시

  • 히오스 물고기

라고 부르면 자신의 중앙 그림이 히오스물고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걸 들은 다른 두 사람은 자신의 왼쪽/오른쪽 문양과 일치하는지를 봐야 하는데
만약에 그림과 자신의 왼쪽 그림이 일치하면 '반그늘'을.
그림과 자신의 오른쪽 그림이 일치하면 '금그늘'을 적으면 된다.

이렇게 3명이 자신의 그늘을 브리핑 하면 페이즈 진행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예시를 들자면

11시부터 시계대로

  • 숲 반그늘
  • 신전 반그늘
  • 계단 금그늘

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이후 잡몹들과 몬스터들을 잡다 보면 작은 방에서 랜덤으로 '리븐의 눈'이라는 유니크몹이 나오게 된다.
이 몬스터를 처치하면 '반그늘', '금그늘' 버프 중 하나를 받게 되는데,
위에서 브리핑한 문양과 같은곳에서 정화를 하면 된다.

말로는 쉬워보이지만 몬스터 잡는것 자체로도 엄청나게 힘이 들고, 중앙 방에서 작은 방으로 가는 길 중 2개가 막히게 된다.

그래서 레이드 시작하고 길이 막히게 되면 자신의 방의 길이 열렸음을 알려줘야한다.

'숲 열렸어요'

라고 브리핑을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리븐의 눈을 해치운 신전/계단 작은방 유저는 통로를 따라서 숲으로 이동 한 후, 큰방으로 나가서 정화를 하면 된다.
하지만 작은 길에도 '굴복자 방패병'이 계속 캐릭터를 밀치고, 데미지 또한 너무나 아파서 혹시나 늦어지거나 수호자가 죽게 된다면 리트하면 된다.

이것 뿐만 아니라, 일정시간마다 작은방에서 '리븐의 힘'이라는 몬스터가 나오는데,
이 몬스터는 중앙방에서 작은방으로 가는 벽을 통과해 중앙 원형발판에 칼을 꽂는다.

칼이 꽂히면 리트하면 된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내고 정화에 성공하면 금고에 문양을 넣고 페이즈가 넘어간다.
하지만 끝나는게 아닌, 3번정도 똑같은 과정을 더 하면 클리어가 된다.
이 네임드의 난이도가 높다고는 하나, 그것은 레이드가 처음 나온 날 기준이고 공략법이 정형화된 요즘은 다른레이드의 네임드 들과 비슷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그래도 뉴비 분쇄기 중 하나임) 기본적으로 레이드에는 4개의 네임드~ 마지막소원은 6개의 네임드가 존재한다.

그러니까 레이드마다 이런 기믹들을 모두 숙지하고 안정적으로 클리어 할 줄 알며, 타인의 실수까지 커버칠 줄 알아야 비로소 '숙련'되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레이드 진입장벽이 낮은가?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한 유저는, 인터넷에서 레이드 필수 아이템을 검색 한 후 파밍하고 데스티니 공식 디스코드나 네임드 게시판의 디스코드 등에서 사람들을 찾게 된다.
이때, 몇년간 레이드를 돌아온 일명 '고인물' 유저들은 뉴비들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왜냐하면 레이드가 기믹을 완벽하게 할 줄 아는 유저 3명쯤 오게 되면 난이도가 급락하는것도 있고, 데이원이 지난 레이드들은 일명 '전투력컷'이 낮아져서 플레이어가 받는 데미지는 감소하고, 몬스터가 받는 데미지는 '증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또한 데스티니2에서 뉴비 가이드를 하는 유저들의 비율도 높을 뿐더러, 자신들이 잘하면 뉴비가 클리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것도 알기 때문에 비교적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자신은 지금 가르치는 뉴비보다 더한 실수도 훨씬 많이 해보았고,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이기 때문에 뉴비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그저 관대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또한 뉴비들과 게임을 하는것에 재미를 찾는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물론 사람따라 다른거고 뉴비를 상대로 갑질하는 양심없는 사람들이랑 몇번 만나봤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 이렇다는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뉴비 가이드 파티에서 짜증낸다? 짜증내는사람이 잘못된거고 그냥 조용히 나가거나
정 억울하면 디코/커뮤니티에 글하나만 쓰면 된다.
근데 이 글 보고 뉴비가 역갑질하는 짓은 하지 말도록 하자. 고인물이 자기 시간 써가면서 가이드 해주는거니까 고맙게 받아들이면 된다.

즉, 신규 유저는 레이드에 처음 진입할때 부담감이 거의 없이 레이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며, 고인물들도 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뉴비 가이드 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선발대가 후발주자를 끌어주는 상황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되는것이 고인물이라고 모든 컨탠츠를 다 끌어주는건 아니다.
최고난이도 + 보상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황혼전 그랜드마스터' 라던가
'오시리스의 시련' 파티라던가 숙련된 플레이어를 위한 컨탠츠는 뉴비가 바로 진입하는것에 어려움이 있다.

당연한 일인것이 애초에 저런 컨탠츠들은 게임을 전부 이해하고 아이템 파밍도 완료된 상태로 도전하기 때문이다.

정리

데스티니2 는 분위기, 스토리, 레이드 완성도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고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다. 물론 아이템/직업 간 벨런스나 pc묻은 개발진 그리고 시즌 컨탠츠의 부족 등 욕 미친듯이 먹다가 최근에 나락을 가 버렸지만... 게임성 자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 탄탄한 게임성에 뉴비 친화적인 레이드의 시스템
  • 뉴비 친화적이지만 어렵고 도전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완성도
  • 단순히 뉴비뿐만 아니라 고인물의 도전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고난이도 컨탠츠

등등 근본은 파밍겜이긴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협동하는 경험,
좋은 아이템을 파밍했을때의 성취감 등등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든 겜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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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되고싶은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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