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다크소울3를 중점으로 다루지만 다크소울 리마스터/스콜라에도 적용이 됩니다.
다크소울3 기준 155시간
군대에서 다크소울2만 거의 200시간 이상 했었고
리마스터/엘든링/세키로 모두 클리어했으니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 합치면 약 600시간쯤 했음.
다크소울2는 스피드런 한참 할때는 1회차 2~3시간 컷 가능했고
정글에 들어오기전 다크소울3 1회차 돌았을때도 4시간쯤 걸렸음.
일명 '소울류' 라고 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끊임없이 속이고 게임 플레이를 힘들게 하며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게임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다크소울은 이른바 어려운 게임, 일반인들은 하지 못하는게임, 고인물 게임 등등 상당히 악명이 높다.
기본적으로 RPG 기반이라 근력/기량/신앙/지성의 4가지 공격 스탯이 존재하기 때문에
근력전사/기량전사/마법사/주술사/신앙 등등의 육성 방법이 있고
특정한 상황을 쉽게 넘기기 위해 근력전사가 신앙/지성 스탯을 좀 찍고 주술을 배운다던지,
초반을 쉽게 넘기기 위해 마법사가 체력과 힘을 좀 찍는다던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자유로운 육성이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플레이어가 숙련됨에 따라 '컨셉플레이'를 하기위해 찍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바뀌지만, 게임을 처음하는 유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그 선택지의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것 또한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게임의 지도는 '선형적'이다. 시작지점에서 계속 모험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보스를 만날 수 밖에 없고, 보스를 깨다보면 끝이 나오게 되어있다.
다크소울3를 예로 들자면
산재물의 길에서 결정의 노야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다보면 심연의 주교들을 잡고 맵이 끝나며,
심연의 감시자를 잡았다면 아노르 론도에서 엘드리치를 잡고 맵이 끝난다.
하지만 이른바 '길치'유저들은 길이 선형적이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데 , 맵이 복잡하기도 하고 큰 것도 한몫을 하지만, 길목길목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몬스터들을 피해 도망치다 보면 자신이 어떤 길을 탐험했는지 잊어먹기도 쉽고, 맵을 꼼꼼히 탐험하는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다크소울의 스토리는 '선택받은 불사자'가(다크소울2에는 저주를 짊어진 자 , 다크소울3에는 재의 귀인) 여러 고난을 거치고 '장작의 왕'의 자격을 갖춰나가는 이야기이다.
다크소울3에는 진입장벽이 2개가 있다.
처음 시작하고 조금 진행하다 보면 강력한 보스가 길을 막고 있다.
그 보스는 재의 심판자, 군다 라는 보스인데 많은 사람들이 군다도 못잡고 다크소울을 지운다...
약 84프로가 군다를 깼다고 나온다.
보통 다른 게임들 같은 경우는 첫보스는 대부분이 클리어 한다.
그리고 다음 보스인 볼드를 잡은사람도 크게 줄어든다.
약 66프로의 사람이 볼드 도전과제를 깼다고 나온다.
이것은 단순히 통계만 보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다크소울3를 처음 시작할 때 '기사'태생을 선택한다.
기본 선택이 기사이기도 하고 다크소울3를 처음 시작한다고 하면 모두가 기사태생을 추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사 태생은 '물리경감률 100프로 중형방패'와 '롱소드'를 가지고 시작하는데,
이 롱소드라는 무기가 다크소울3 전체 무기중에서도 탑티어 급의 성능을 가지고있는 벨런스 잘 잡힌 무기이고, 물감100프로 중형방패는 일반몹이든 보스몹이든 물리공격을 방패로 막았을때 아무런 피해 없이 흘려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물론 큰 기술을 막았을때 스테미너가 다 떨어져서 가드가 깨지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이런건 맞으면 한방에 죽는다.)
다음 보스인 차가운 골짜기의 볼드를 잡으러 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맵을 다 알고있는 고인물들 기준으로는 그냥 대충 뛰고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하면 2~3분이면 보스방까지 도착할 수 있지만, 내가 처음했을때 볼드 찾으러 가는 시간만 거의 2시간은 썼던거 같다.
길이 어디인지 몰라서 몹들도 다 죽여버리고 맵도 사소한곳 까지 다 뒤지면서 진행을 했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어려운 몬스터가 있는 구역은 특별한 '보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특별한 '보상'이 없더라도 그 몬스터를 잡는 것 만으로도 '보상'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진행 중 '로스릭 창기사'가 나오는 방은 강화 아이템 여러개와 '에스트조각'을 루팅 할 수 있으며, 볼드방 앞에 있는 '로스릭 기사'들을 잡으면 일정확률로 강화 아이템인 '쐐기석 파편'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초보자가 보스를 잡다 한계를 느낄때, 이전맵을 탐험하면서 소울, 강화재료를 파밍하면서 맵을 더 둘러볼 여지도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다크소울의 디랙터인 '미야자키 히데타카'는 게임을 정말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야자키가 깰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를 조정해서 내 놓는다고 한다.
위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초보자가 이러한 좋은 태생으로 군다를 잡았다는것은, 침착하게 보스의 공격을 보고, 피하고, 생각을 할 만큼 숙련이 되었다는 뜻이다.
볼드를 잡았다는것은 일반적인 플레이어를 기준으로(전작을 플레이하거나 일명 '재능'있는 플레이어 제외) 맵을 충분히 탐험하여 캐릭터의 스팩과 장비 강화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 이후, 다크소울3를 클리어하는 사람의 비율은 무려 25프로가 된다.
66프로에서 25프로가 되었다는 것은 무려 볼드를 잡은 사람 중 37프로나 게임을 클리어 했다는 뜻이다!
놀랍지 않은가? 그 어렵다고 사람들이 거품을 무는 게임이 처음 고비를 건너면 무려 40프로 가까이 클리어를 마친다는 것이다.
진짜 클리어율이 낮은 게임들을 보자면
팩토리오 같은 게임들이 있는데,
이게임은 '취향이 맞는 마이너한 사람'들이 주로 사는 게임이고,
클리어를 위한 청사진이 인터넷에 검색을 조금만 해도 쏟아지는 수준이라 딸깍딸깍 좀 열심히하면
별 생각도 어려움도 없이 클리어 할 수 있다.(물론 팩토리오도 정말 잘 만든 게임이고 팩토리오 하다가 현생 망가지는사람도 많다.)
하지만 다크소울의 경우는, 방송에서 많은 사람들이 했었고, 상대적으로 팩토리오보다도 훨씬 유명하기 때문에(게임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이면 대부분 알 것이라 생각한다.) 게임 구매 장벽도 훨씬 낮다.
실제로 다크소울은 출시 2달만에 300만장 이상 판매를 하였고, 2020년까지 1000만장 이상을 팔았다.
현제 2024년 시점에도 꾸준히 유입이 있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다크소울3를 플레이 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불특정 다수들이 게임을 했을때, 클리어율 25프로라는 것도 놀랍고, 첫 고비를 넘긴 사람들 중 40프로 가까이가 생존을 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 생각한다.
말이 잠깐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요약을 하자면
다크소울3에는 초반 2개의 '통곡의 벽'이 있다.
그중 하나인 '재의 심판자 군다'는 어려운 보스를 잡았을때의 재미를 준다.
다른 하나인 '차가운 골짜기의 볼드'는 보스를 잡으러 갈 때 탐험의 재미를 준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재미'를 느낀 플레이어는 게임에 몰입하게 되고, 이후 클리어율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이후 다른 보스를 클리어 할때도 똑같이 이루어진다.
처음 봤을때 말도 안되게 느껴지는 보스들이 트라이를 거듭할수록 패턴이 눈에 들어오고, 약점이 보이며 대처할 여유도 생기게 되고,
그러한 보스를 도저히 잡을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필드를 탐험하면서 아이템을 루팅하고, 몬스터를 잡아 '소울'을 얻어 캐릭터의 스탯을 올리기도 하고, 맵을 탐험하면서 만난 npc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이드 스토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도전'과 '성취감'은 다크소울이 주는 근본적인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저 사악하게 생긴 빡빡이는 현 프롬소프트웨어의 사장이자 다크소울 시리즈의 디렉터(2는 다른사람이 했다.)인 미야자키 히데타카 이다. 이 사람이 다크소울을 만들때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다크소울3 2번째 DLC의 보스인 '데몬 왕자'를 작업할 때, 몹 디자이너가 화려한 갑옷을 입은 '멋있는' 보스를 만들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미야자키는 게임 캐릭터를 그려왔다고 화를 냈다고 한다.
이후 데몬 왕자는 한없이 약해보이고 노쇠한 디자인을 가지고 나왔고, 플레이어로 하여금
'이녀석의 전성기였으면 졌을것이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다.
프롬 소프트웨어가 게임 플레이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러한 디테일은 설명하는것 조차 힘들만큼 다양한 방면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이전 '다키스트던전' 글에서도 꾸준히 말해왔던 것인데, 게임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크소울은 어두운 세계관, 중세 갑옷들, 강력한 보스들의 시련을 이겨내는것, 그리고 멸망해버린 세계의 다음 선택지를 '플레이어'가 정하는 것 등등 매력있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위의 예시 중 하나는 다크소울3 npc인 지크펠트 스토리이다.
거인의 왕인 '욤'이 자신이 미쳐버렸을때 자신을 죽여달라는 부탁을 친구인 지크펠트에게 부탁했었고,
이러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난관을 거치며 친구의 소원을 이뤄준 후 목적을 달성하고 마지막을 받아들이는, 지크펠트의 스토리는 많은사람들이 '다크소울'세계관에 몰입 할 수 있게 하는 '장치'로서 활약하였다.
하지만 처음 게임을 할 때 공략을 보지 않고는 이러한 이벤트를 발생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클리어하고 일명 '다회차'를 돌때도 이런 이벤트를 찾는 것 또한 즐거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컨샙에 충실한 몹 디자인, 맵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bgm들, 그리고 npc의 서사와 진행 등
프롬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과몰입'들이 유저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킹스필드'부터 쌓아온 노하우들의 정수가 다크소울 3라고 생각한다.
다크소울은 세계관에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는 것과, '정당성', 그리고 높은 디테일의 몹 디자인과 어렵지만 합리적인 몹의 공격 패턴 등등 게임을 하면 할수록 감탄이 나오는 게임 디자인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글을 쓰는 시간이 짧아서 디테일에 관한 내용도 많이 적지 못해 논리의 비약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직접 플레이 하기 전에는 느끼지 못하는 것들도 엄청 많지만, 이러한 '도전'하는 종류의 게임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들어본 사람들에게는 스팀 할인할때 한번쯤 사서 해보는걸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