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본은 왜 갓겜인가

김태성·2024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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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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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꿈에서도 비버가 튀어나와 댐을 쌓게 만든 그 게임이다.
최근 큰 업데이트가 있다고 하는데 정글끝나면 다시 해야겠다.

얼마나 했는가


1월 3일 기준으로 58.5시간 했다.(정글 입소가 1월 8일인데 직전에도 했다...)
나름 비버 400마리 넘게도 키워봤고 길이 30칸이상 * 높이 6칸짜리 벽도 세워봤으며 큰 토목공사를 할 기반도 마련했었다.
한 화면 가득찬 식림지가 2개정도 있었던거 같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뽕뽑는'플레이는 다 해봤던거 같으니 앤딩을 봤다고 해도 무방하다.

어떤게임인가?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이라고 나와있지만 내가 봤을땐 멜서스 트랩에 기초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게임에서 필요한 자원은 크게 4가지가 있다.

  • 식량
  • 개체수
  • 행복도

위의 자원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멜서스 트랩에 기초한다고 말한 것은 티어와 기반시설의 산출량에 비례해 비버의 개체수가 조절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영해야 되나?

우선은 물이 가장 중요하다. 게임의 수원에서는 끊임없이 물이 차오르고 , 물이 흘려 강을 이룬다. 강 옆에서만 식물이 자랄 수 있으며 비버들은 건물을 지을 재료나 먹을 음식을 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 일정 주기마다 가뭄기가 오면서 물의 공급이 끊기는 시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물이 끊기게 되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 물이 끊기면 땅이 마름

  • 땅이 마르면 식량 / 물을 못구함

  • 비버가 굶어죽거나 탈수로 죽음

  • 비축해둔 식량으로 버틴다고 해도 가뭄이 길어지면 농작물 생산량이 줄어서 비축량이 부족해질수 있음

  • 부족하면 비버들 다죽음

약간 다키스트 던전과 비슷한 경향이 있는데(이전 포스트 참조) , 팀버본에서도 위의 순환을 끊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물을 꾸준히 공급할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다.

팀버본의 컨샙

팀버본은 3D에서 사는 비버들이 집을 짓는걸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다.
위의 사진은 비버 집의 대략적인 구성이다. 하지만 개체수가 늘어나고 비버가 오래 살기 시작하면 강 한가운데를 나무더미로 막아 물 흐름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만든걸 비버 댐이라고 한다.

팀버본은 이러한 비버의 습성을 이용한 게임이고 , 댐을 만들어 가뭄에 대비하는걸 기본적인 컨샙으로 잡고 있다.

약간 말이 엇나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 이것이 바로 팀버본을 재대로 플레이하기 위한 사전지식이 되겠다.

플레이의 목적성

유저들은 팀버본을 플레이 할때 처음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식량 생산을 늘리다가 나무 생산을 늘리다가 이러저러한 일을 하다 결국에는 넘쳐나는 비버의 먹성을 감당못하고 대규모 기근이 발생하거나 , 댐을 짓지 못해 물이 싹 말라버려 멸종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유저의 최우선목표는 댐을 짓는걸로 설정해야 한다.
다음은 필자가 생각한 올바른 성장 순환이다.

  • 식량을 충분히 확보한다.

  • 비버의 개체수를 늘린다.

  • 늘어난 개체수를 잘 활용해서 잉여 인원을 남긴다.(비버 1마리의 식량 생산량은 여러마리를 먹일 수 있음.)

  • 잉여 개체수로 나무를 채취해서 댐을 짓는다.

여기까지 하면 1차적인 가뭄은 막아내지만 , 큰 가뭄은 버티지 못한다.

  • 이후 과학력 / 철 등의 고급 재료를 채취한다.

  • 또한 나무를 가공해서 종이 / 고급 목제 등으로 가공해 고급 테크 건물을 짓는다.

  • 이 모든 여유 인력들을 감당해낼 식량 생산 비버는 계속 증가해야 한다.

  • 하지만 비버는 생애 주기가 있기 때문에 탄생 -> 유년기 시절은 일을 못한다.

  • 그렇기 때문에 비버의 증가 / 감소 / 가용 / 비가용 개체수를 주의깊게 살피며 확장의 타이밍을 잘 노려야한다.

  • 이 모든게 잘 굴러가서 일정 이상의 개체수가 유지된다면(약 비버 300마리 + 골램 100개 이상 정도) 안정권에 들어서게 되고 , 이후 토목공사를 하던 자율적으로 한다.

결국 이 게임은 다시 멜서스트랩에 빠지게 된다.
비버가 살아남으려면 개체수를 늘려서 고급인력으로 빠지는 비버를 먹여살릴 농부가 필요하고 , 농부를 늘릴려고 하면 순간적으로 늘어나는 먹이 소모를 감당하지 못하며 , 개체수를 늘리더라도 유년기가 있기 때문에 체제전환을 빠르게 하지 못한다.

이러한 것을 조절하는 것이 팀버본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결론

하다보면 참 묘하게 빠저드는 맛이 있는 게임이다. 이번 포스트는 이상하게도 왜 재밌는가 보다는 어떻게 운영이 되고 어떤식으로 플레이하게 되는지의 방향성에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샜지만 , 결국 저러한 시스템이 정교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플레이 하는데 '불합리함'은 느끼지 못하였고 , 오히려 자신의 플레이를 반성하게 되는 상황은 많이 나왔었다.

여러 게임에서도 말했다시피 , 재밌는 게임들은 합리적인 요구 , 정밀한 게임 시스템 , 그리고 부가적으로 잘 만든 그래픽 , 사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면 필자는 인디게임이라도 게임의 시스템이 합리적이고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줄 수가 있다면 그래픽/사운드/게임의 규모는 우선순위가 밀린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스팀 게임의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하며 이와같은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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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되고싶은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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