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에 프로그래밍을 접했다.
그리고 2022년, 25살에 스타트업 대표가 되었다.
(가독성을 위해 경어체를 생략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카카오와 NC소프트 사옥이 보이는 좋은 환경이다. 9층은 오픈 스페이스였는데 이제 지정석으로 변경됐다.
창업 후 지금까지 수차례 실패했다.
혼자서 일정 궤도까지 올린 후 팀원을 모으고자 했으나 한계에 직면했다.
어떻게 달려왔는지 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겨서 공유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어떤 장점을 지닌 사람인지 있는 그대로 적었다.
동료와 멘토를 찾고자 한다.
가벼운 대화도 괜찮으니 언제든 연락 주시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기술과 일찍 친해졌다. 리눅스 네트워크 레퍼런스 바이블이라는 책을 통해서 리눅스라는 단어와 프로그래밍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어휘력 대비 책이 너무 어려웠다.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무엇인지 정도만 이해했다. ‘OSI 참조 모델과 TCP/IP 계층’같은 파트는 읽다가 잠들었다. 끝없이 시도했지만 안 읽히는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창업 전 UI/UX 디자인을 배우러 갔던 학원에서 모니터 받침대로 사용되었다.
과학과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책장에는 기술 관련 서적이 빼곡했고 수시로 꺼내 읽었다. 시간이 흘러 10살 무렵 상세히 이해 가능한 책들이 생겼다. 포토샵, 일러스트 같은 디자인 서적과 플래시, 웹개발 같은 프로그래밍 서적이었다.
3학년 때부터 초등학교 졸업까지 매일같이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래서 특기 항목에 프로그래밍과 그래픽이 보인다.
특히 프로그래밍에 미쳐있었다. 생각한 것을 코드로 구현할 때마다 정말 행복했다. 그 시절 잠도 아껴가면서 코딩을 했다. 7할은 플래시 액션스크립트였다. 맞다, 게임 개발이 유독 재밌었다. 플래시 커뮤니티, 개발 커뮤니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결과물을 학교 발표에 활용하곤 했다.
학교생활에도 성실히 임했다. 사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중학교에 진학할 무렵 모든 게임을 끊었다. 좋은 게임을 발견하면 ‘어떻게 구현했을까’ 생각했다. 얼른 성인이 돼서 내가 만든 서비스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군 전역 후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계획을 세워봤다.
기업 형태: 1인 기업으로 시작한다. 많은 스타트업 책들과 아티클을 봤을 때 망하더라도 혼자 망해야 한다. 어떤 기술도 MVP(최소기능제품)를 만들 정도는 빠르게 습득 가능하다. 초기 트래픽이 많이 나온다? 오히려 좋다.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면 매각을 하거나 그때 투자를 받아 팀 빌딩을 하면 된다.
기술: 앱 기반 사업을 한다. 향후 투자 받기도 용이하다. 사실 웹이든 앱이든 깊게 들어가면 똑같이 어렵다. 그런데 펀딩 기사나 심사역 인터뷰를 분석해 보니 앱 개발 능력을 더 높이 평가한다. 웹빌더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 같다.
위치: 판교 또는 강남에서 정부 지원 사무실을 통해 시작한다. 투자 유치와 채용에 유리하다. (스타트업 '놀이'가 아닌 ‘사업’이다. 사무실은 부차적인 조건일 뿐 핵심은 오직 팀과 아이템이다.)
대략 이런 플랜을 기반으로 준비에 돌입했다. 스타트업은 나의 오랜 비전이었다. 그래서 항상 행복했고 드디어 살아 숨 쉬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정말 고독하고 고된 시간이었다.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마음 독하게 먹자.
1인 개발로 안드로이드와 IOS를 모두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크로스 플랫폼을 채택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도 리액트 네이티브와 플러터가 양대 산맥이었다. 한국 웹 개발이 React로 굳혀지는 모양새고 플러터는 구글에서 언제 버릴지 모르는 초기 프로덕트였다. 팀 빌딩 측면에서는 리액트 네이티브를 선택하는 게 맞았다.
그러나 내가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기능은 플러터로 구현하는 것이 더 쉬웠다. RN으로 구현하기에는 네이티브 컨트롤이 많이 필요해서 부적합했다. 또한 MVP를 만든 뒤 투자를 받을 생각이었다. 이후 기술 부채가 쌓이기 전에 RN이나 네이티브 앱으로 마이그레이션 하면 된다는 생각에 플러터를 선택했다.
개발을 하면 할수록 디자인이 아쉬웠다. UI/UX 디자인 학원을 찾아보았다. 많은 학원 중 커리큘럼이 구체적이고 실용적으로 채워진 곳을 찾아갔다. 좋은 선택이었다. 필드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신 유능한 선생님을 만났다.
개발은 프레임워크나 라이브러리가 아닌 기본기가 중요하다. 코어 지식이 잘 잡혀있으면 어떤 프레임워크든 금방 배울 수 있다. 디자인 선생님께서도 툴이 아니라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수업 때 기초를 열심히 다진 덕분에 이후 피그마도 금방 배웠다. 현재 디자인 작업은 대부분 피그마로 진행한다.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리뉴얼한 페이지 중 하나다. 각자 리뉴얼 하고 싶은 서비스를 정해서 포토샵, 일러스트, 어도비xd 등을 활용해 만들었다.
디자인 학원까지 수료하고 드디어 창업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판단했다. 많이 부족하지만 나머지는 필드에서 부딪치며 성장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제 남은 건 정부 지원 사무실이다. 인재 채용 측면에서는 직주근접이 1순위다. 투자 및 브랜딩을 고려하면 판교라는 네임밸류가 제일 좋다. 둘 다 만족하는 사무실이 하나 있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이곳은 커리어 플랫폼 ‘인프런’을 운영하는 인프랩 대표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됐다. 모집 공고를 기다린 뒤 신청하고 합격했다. 오랜 준비와 기다림 끝에 2022년 05월 02일 ‘프로리슨’을 설립했다.
현재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어 왔는지, 지금의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작성해 볼 예정이다. 이 기록들이 내게 힘이 되기를,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타산지석이 되기를 바란다.
일찍이 프로그래밍을 접해서 세상을 바꾼 천재들과 달리 나는 지극히 평범하다. 하지만 그들과 비교하지 않고 오랜 꿈을 좇아가는 중이다.
30대에 코딩을 시작해도 되냐고? “당연하죠.”라고 말하고 싶다.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50대에 시작하셔도 상관없다. 일찍 시작하는 건 중요치 않다. 얼마나 밀도 있게 학습하는지가 중요하다. 7살에 영어 배웠다고 무조건 잘하는가? 20대, 30대에 높은 밀도로 학습한 사람이 더 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쿠팡을 보라. 다들 망한다고 말했다. “계획된 적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지!”라며 조롱하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그러나 결국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흑자 기업이 되었다. 남들이 뭐라 말하든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소신껏 살아가자.
다음 글: 영재 소년, 택배 상하차를 뛰다.
안녕하세요 우연치 글을 접하게되었습니다.
저도 1인개발을 꿈꾸는 2년차 개발자입니다.
백엔드는 많이 접해보았는데 프런트쪽은 제가 공공프로젝트만 접하다보니 넥사크로나 엑스빌더같은 드래그앤드랍 형식의 ui만 접해왔습니다. 현재 리액트를 혼자 공부하면서 html을 막 해보는데 잘 모르겠고 감이안와서 학원을 다녀야하나 싶은데 혹시 어떻게 접근하는게 좋은가요?
대단하십니다. 최근 들어 느낀 건 늦었다고 세상 핑계대며 찌질하게 사느니 지금이라도 꾸준히 뭔가를 해서 이뤄내보자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서른중후반에 접어든 사람입니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 후, 6개월의 직장생활을 끝낸 후 전공은 손을 떼고 살아왔으나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다시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vba 크롤링부터 다시 공부중입니다. 사무자동화에 관심이 있어서요. 하고자 하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크롤링으로 이미지를 모은 후 학습으로 데이터를 쌓고 일정 데이터가 쌓이면 그 신뢰성을 바탕으로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무언가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머신러닝이라고는 들었는데, 어떠한 것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막막해 댓글을 남깁니다. 사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업아이템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만들어보고싶은것부터 차례대로 만들다보면 떠오르지 않을까하는 막연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부터 velog를 작성하고 있어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저와 밟아오신 길이 아주 비슷하신 것 같네요
저 또한 초등학교 5학년에 C프로그래밍을 시작으로 넓고 얕게 많은 기술 스택을 쌓아오고
현재는 클라우드 분야로의 취업을 꿈꾸고 40~50대에 개인 사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꼭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네요. 잘 될겁니다
멋진 인생 스토리네요 댓글로 어떤 창업하시는지도 알았구요 같은 창업을 하는 팀원은 아니지만 창업계에있는 동료로서 종종 소통했으면하여 가입해서 댓글 남깁니다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저는 21살에 국비로 C언어를 접해보고 개발자로 길을 전향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자신의 한계를 자신이 정하지만 않는다면 뭐든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멋진 도전 이십니다 ^^ 저도 늦지않은 나이에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직군에 도전중인데 언젠가 기술스택 & 경험이 충분히 쌓인다면 한번쯤 뵙고 얘기듣고 싶네요
어린나이부터 잘 선택하셨네요. 2000년 초반 저도 고등학생 때 한창 홈페이지를 만들며 html, 포토샵 공부하고 그러던게 생각나네요. 화이팅하세요!
멋진 글 잘 봤습니다!! 저 또한 많이 늦은 나이에 백엔드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대표님의 '30대에 코딩을 시작해도 되냐고? “당연하죠.”라고 말하고 싶다. '라는 멘트에 오늘도 공부하는 힘을 얻고 갑니다!!! 훗날 저도 기술을 많이 쌓아서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당장이라도 '함께하고 싶어요!'라고 하고프지만 제가 아직 부족하니 먼 훗날 서로의 기술 나누었으면 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대표님!!!
와, 10살에 CEO라니! 정말 놀랍군요! 이렇게 어린 재능이 스타트업 씬에서 성공적으로 활약하는 걸 보는 건 정말 멋지네요. 이 아이는 천재이면서도 큰 야망을 품고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응원합니다!
글이 빠르게 잘 읽히네요! 답글들도 굉장히 깊이 있고 존중할 줄 아시는 멋진 분 같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20대 후반에 늦게 시작하여 아직 6개월 차 응애 개발자이지만 말씀하셨듯 살아가는 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아주 찐하게 공부하여 언젠가는 꼭 판교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잘봤습니다 ㅎㅎ 어떤 서비스를 준비중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