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 (1)

이동창·2023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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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이란?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이란 단어 그대로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암호화폐의 한 종류에요. 유지하는 가격은 스테이블 코인마다 다르지만, 미화 1달러를 기반으로 가격을 유지하는 달러(USD) 화폐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이 일반적이에요.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 USDT나 USDC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 코인은 왜 필요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스테이블 코인이 왜 필요한가요?

암호화폐는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가격 변동성이 큰 편이에요.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은 암호화폐의 사용을 제한하는 가장 큰 방해요소죠. 우리가 흔히 활용하는 해외 송금을 예로 들어볼까요? 암호화폐를 이용한 해외 송금은 은행을 통한 송금보다 시간도 훨씬 적게 걸리고, 수수료도 더 저렴해요. 하지만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통해 해외 송금을 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죠. 이러한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스테이블 코인이에요. 스테이블 코인의 종류는 어떤 방식으로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냐에 따라, 크게 3가지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어요. 그럼 스테이블 코인이 작동하는 대표적인 방식들을 살펴볼까요?

다양한 스테이블 코인

1. 법정화폐 담보방식(Fiat Backed Stablecoin)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를 받고, 그 법정화폐 가치만큼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주는 방식이에요. A라는 사람이 100달러 가치만큼의 스테이블 코인(미화 1달러 가치를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STB라고 가정)을 받고 싶다고 가정해볼게요. A가 실제 100달러를 스테이블 코인 발행 재단에게 주고, 그 재단은 A에게 100 STB를 발행해요. 스테이블 코인 가격 유지와 발행에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죠.

이때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은 어떻게 조절할까요?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와 상승했을 때, 두 가지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0.9달러로 하락했다고 가정해보죠. 사용자들이 스테이블 코인을 0.9달러에 산 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 재단에게 법정화폐 1달러로 교환하면 0.1달러의 이득을 봐요. 사용자가 이득을 보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의 수요는 늘 수밖에 없고, 수요가 늘면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가격은 1달러로 다시 안정돼요.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상승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스테이블 코인이 1.1달러로 상승했다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재단에게 1달러를 주고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 받은 뒤, 거래소에서 발행 받은 스테이블 코인을 1.1달러에 팔면, 0.1달러의 이득을 볼 수 있어요. 이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의 공급은 늘고, 가격은 하락해 가격이 1달러로 안정되죠.

법정화폐 담보방식은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가격 유지 원리를 이해하기 가장 쉬워요. 또한 해당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재단의 신뢰성과 보유 자산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되면 가격 유지도 어느정도 보장되어, 담보 가치와 동일한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법정화폐 담보방식은 담보 가치를 보장하는 특정 재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 3자에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존재해요. 암호화폐는 분산원장을 통해 탈중앙화를 지향하는데, 가격 안정성을 위해 결국 제 3자를 포함시키게 돼요. 또한 재단이 담보로 받은 법정화폐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알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해요. 시가총액이 가장 큰 스테이블 코인 ‘테더’(Tether)조차 부실 채권 보유 의혹, 담보 자산 장부의 조작 가능성 등의 운영 투명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아왔어요.

2. 암호화폐 담보방식(Crypto Backed Stablecoin)

암호화폐 담보방식은 담보물이 암호화폐라는 것 외에는, 법정화폐 담보기반 암호화폐와 유사한 방식이에요. 중앙은행에 의해 가치가 유지되는 법정화폐와 달리,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이 심해요. 암호화폐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담보의 가치가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보다 낮아질 수 있어요.

그래서 암호화폐 담보방식은 암호화폐의 가격이 하락했을 때를 대비해, 담보의 현재 가치보다 낮은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야 해요. 이더리움을 담보로하는 STB라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고 예를 들어 볼게요. 현재 기준으로 100달러만큼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한다면, 100 STB를 발행 받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낮은 60 STB를 발행받는 것이죠. 100 달러를 담보로 하고 100 STB를 발행 받았던 법정화페 담보방식과의 차이, 정확히 아시겠죠?

법정화폐 담보방식과 달리, 암호화폐 담보방식은 스마트 컨트랙트 상에서 투명하게 거래 돼요. 또한 담보 자산은 얼마나 있는지, 발행된 코인의 양은 얼마인지 등이 블록체인 상에 공개되기 때문에, 법정화폐 담보방식보다 탈중앙화된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가격 안정성에 단점도 가지고 있어요. 담보의 현재 가치보다 낮은 가치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했다고 해서, 암호화폐 담보방식이 100% 안전하다고 할 수 없어요. 보유한 담보의 가치가,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또한, 담보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가치를 평가하려면 특정 암호화폐의 가격이 필요한데, 누가 그 가격을 정할 것인가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죠. 특정한 개인이 암호화폐의 가격을 정한다면, 탈중앙화라고 보기 어렵겠죠?

3. 알고리즘 기반 방식(Algorithm Controlled Stablecoin)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 방식은 종류가 다양해요. 이번 클래스에서는 이중 토큰 구조 (보조 토큰 -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 다루어볼게요. 이중 토큰 구조에서는 두 가지 토큰(코인)이 존재하는데, 바로 ‘보조 토큰’과 ‘스테이블 코인’이에요. 여기서 보조 토큰은 무엇일까요?

보조 토큰은 쉽게 말해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기 위한 재료의 역할이에요. 보조 토큰을 이용해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고, 스테이블 코인을 ‘소각’해서 보조 토큰을 다시 받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발행과 소각은 가격 변동성 조절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요?

먼저, 하나의 스테이블 코인(STB)이 1달러의 가치를 보장한다고 가정해볼게요. 알고리즘 방식은, 하나의 STB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1달러 가치의 보조 토큰을 소각하면 되고, 반대로 1달러 가치의 보조 토큰을 얻기 위해서는 하나의 STB를 소각하면 된다고 설정해 볼게요.

1달러의 가치를 보장하는 스테이블 코인(STB)이 만약 1.1달러로 상승했다면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요? 사람들은 1달러 가치의 보조 토큰을 구매해 1 STB 코인을 발행한 뒤, 이를 시장에 판매하면 1.1달러를 얻으며, 0.1달러의 차익을 보게 돼요. 가격 상승 직후에는 이런 거래를 통해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차익 거래자가 많아지면 STB의 발행량(공급)도 많아져 STB의 가격이 점점 떨어져요.

반대로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0.9달러로 하락했을 땐 어떨까요? 이때 사람들은 0.9달러로 1 STB를 구매해 STB를 다시 소각하면, 1달러 가치의 보조 토큰을 받을 수 있어요. 이 보조 토큰을 시장에 판매하면 1달러를 얻게 돼, 마찬가지로 0.1달러의 차익을 보게 돼요. 스테이블 코인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초반에는 가격 차이를 이용한 거래로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스테이블 코인(STB)의 소각으로 시중 STB 공급량이 줄어들면, 스테이블 코인(STB)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죠.

이 때 ‘알고리즘’은 발행과 소각을 허락할지, 얼마만큼의 보조 토큰을 받거나 지급할지와 같은 것을 정하는 과정과 논리를 뜻해요.

암호화폐 담보방식은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유지를 제 3의 주체에 덜 의존하여, 보다 탈중앙화된 방식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는 방식이에요. 또한 암호화폐 담보 기반은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으로 담보 가치보다 낮은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밖에 없지만, 알고리즘 기반 방식은 보조 토큰과 스테이블 코인 간의 같은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줄 수도 있어요.

반면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방식에서 보조 토큰의 가치가 불안정하면, 그 여파가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 변동성에도 바로 영향을 준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 점 때문에 많은 알고리즘 기반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유지를 위한 여러 보조장치를 마련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보조 토큰의 발행과 소각 시에 수수료를 걷어서, 추후 가격 하락과 상승을 방어할 수 있는 공용금액으로 저장해두는 것도 이에 해당돼요.

마무리

오늘은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을 해결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개념과 대표적인 3가지 종류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다음 시간에는 스테이블 코인의 다양한 활용 사례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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