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2주가 지났다. 아쉬운 것도 뿌듯한 것도 있지만, 팀원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 짧게나마 회고를 남겨본다.
나는 몰입하면 한가지 일을 제대로 끝내기 전까지 다른것에 잘 집중하지 못한다. (누가 불러도 잘 듣지 못할만큼..) 그래서 상대적으로 빨리 내가 맡은 부분을 끝내긴 했지만.. 다른 팀원들의 진행상황을 세심히 살피고, 도움을 주느라 나중에 밤을 새워 자신의 일을 끝마친 PM님을 보고, 많은 생각과 반성이 들었다. 결국 하나의 페이지를 팀 전체가 함께 만드는 것인데, 너무 경주마처럼 달린것은 아닌지 뒤돌아 봤다. 아마 아직까지는 내가 1인분의 몫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서, 내 것을 제대로 끝내기에도 급급했던것 같은데.. 다른 팀원들이 시간을 들여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같이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과업을 빨리 완수하는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마음의 여유는 실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해서, 다른 팀원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다른사람의 코드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돕고싶은 마음에 비해 효율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
프론트에서 데이터를 가공하던 중, 백에서 자료구조를 조금만 바꾸면 훨씬 간단한 문제를 너무 어렵게 어렵게 해결해야할 일이 있었다. 처음엔 백의 업무에대한 이해가 없어서, 데이터 테이블을 바꿔야하는건 아닌지. 너무 번거롭진 않을지 걱정하면서 제대로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게 구조를 바꿔 보내주셨고, 고민하던것이 어이없을 정도로 문제가 쉽게 풀렸다. 자료구조에 대한 공부를 하면 조금 더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을것같다는 생각과 함께, 프론트의 입장을 잘 정리해서 백엔드와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통신도 데이터 통신 못지않게 중요하다는것을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서버를 열고 서로 합을 맞춰가면서.. 에러를 해결해가고, 마지막에는 줄줄이 200OK를 외칠때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다!
경주마처럼 내달리는 우리에게 멘토님들은 얼마나 빨리, 많이 구현하는지 보다 제대로 된 코드를 한줄이라도 짜는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물론 당시에는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그런 말들이, 자꾸 조급해지는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게 해준것같다. 문제를 얼마나 많이 해결 했는지 보다,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제를 풀어도, 100문제를 풀 수 있는 힘.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때도, 새로운 스택을 배울 때도,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태도와 문제해결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에러를 봐도 초연한 마음이 든다. 어쨌든 해결될 테니까.
"코드는 내가 쓰는것 보다 읽힐 일이 더 많다" 는 멘토님의 말을 이제야 알겠다. classname이 사소한것 같지만, 다른 개발자와 미래의 나(?)를 위해 semantic하게 작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알게되었다. 내가 다시읽기 싫은 코드는 남도 읽기 싫을 테니까.. 누가 봐도 무슨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추가적으로 누군가 질문을 했을때, 다른 사람이 짜 놓은 코드를 보면 로직이 달라서 코드를 이해하는 데만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는데, 여러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해보는 경험이 다른 코드에 대한 관대함(?)과 수용성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접근한 다른 사람들의 코드가 알게 모르게 내게 스며들어, 새로운 영감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팀프로젝트는 많은 책임감과, 노력을 요했지만 나는 어쩐지 혼자 할 때보다 더 재밌고 뿌듯했다. 혼자라면 할 수 없었을 성과를 서로에게 서로가 있었기에 해낼 수 있었다. 또 각자가 잘하는 부분이 생겨나는것이 신기했다. 우스개소리로, 우리 한 명 한명이 컴포넌트라고 할 정도로.. 말미에는 hover master, slick master, fetch master 가 생겨났다. 그렇지만, 어떤 역할이든 너끈히 소화해 낼 수 있도록, 주말에는 내가 구현한 부분 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의 코드도 꼼꼼히 살펴보면서 공부 해야겠다 :)
와라! 2차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