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취업 회고록

김건우·2025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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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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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회고록을 1년 단위로 작성하지만 이번에 취업을 하게 되었기에 예외적으로 상반기 회고록 겸 취업 회고록까지 작성하겠다.

3학년이 되

정말 힘들었던 2학년이 지나고 어느새 눈을 떠보니 3학년이 되었다. 주변에 인문계 친구들은 전설의 고3이 되어서 수능 준비에 바빠졌지만 정작 나는 매우매우 여유로운 학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수업이라고 해봤자 결국 면접을 대비한 기술/인성 모의 면접이거나 2학년 때 했던 코스 수업 (필자에 경우 백엔드)을 하는 정도였다.

조금 특별한 과목이 있다면 커뮤니케이션과 성공적인 직장생활이라는 과목이 있다는 정도? 근데 이것도 그렇게 많은 시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부담이 없었다.

애초에 2과목만 3학년은 기말고사만 치고 나머지 과목들은 죄다 수행평가로 대체 되었기에 원래도 내신은 신경 안쓰던 나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물론 선생님들께서 들어오실 때마다 취업 얘기를 귀에서 피가 나도록 말하셔서 좀 힘들긴 했다..

취업 준비

2학년 말부터 노션으로 정리해뒀던 포트폴리오가 있었어서 내용 자체는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나의 엄청난 디자인 실력이 발목을 잡았다.

탬플릿도 써보고 그냥 노션을 이용해서 꾸며도 보고 했지만 이렇게 구려보일 수가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내가 인사팀이었다면 디자인 보자마자 떨궜을 것이다.

약 4번 정도 포폴을 갈아 엎고 드디어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내용도 그럭저럭 괜찮게 꾸며넣을 수 있었다. 3학년 때 한 일들 중 가장 고통스러웠던 작업이다.

포트폴리오 링크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피드백 언제나 환영입니다)

포폴을 적으면서 느낀 점은 "내가 과연 이 기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Redis를 이용해 캐싱 처리를 했다고 적어놨는데 정작 Redis가 뭔지도 모른다면 거짓을 적는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최소한 내가 이 기술을 설명하고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안 적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가능한 이미지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원래는 포폴에 내용을 길게 하고 가능한 "있어 보이기" 위해서 줄글을 많이 적었지만 이는 오히려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것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명하냐의 문제이기에 이 또한 내가 얼마나 잘 알고 있냐에 문제이다.

무의미한 줄글은 직관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읽기 힘들고 지루해 진다. 결국 내 포트폴리오는 그저 흔해 빠진 포폴1 또는 2가 되는 것이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통해 설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떤 문제에 대한 개선사항을 적을 때는 before/after 사진을 넣어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다.

원서를 넣어보자

4월 달 부터 원티드, 사람인 등의 취업 사이트를 통해 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선생님들께서 5월에서 6월까지 가장 공고가 많이 올라올 시기라고 하셔서 4월부터 둘러보면서 넣기 시작했다.

말로만 어렵다 들었는데 실제로 마주해 보니 그냥 어려운게 아니라 지옥이었다. 신입 고졸 공고가 없지는 않다, 백엔드 기준 생각보다 많은 편이었다. 사람인 기준 200여 건이 검색되고 원티드에도 꾸준히 업데이트가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공고 자체는 많은 편이었다.

다만 우대사항에 그 놈에 "n년 이상 경력 우대" 같은 중고 신입을 원하는 공고가 대부분이어서 신입 공고가 더 이상 신입 공고가 아니게 되었다.

코딩테스트 / 과제전형

실제 온라인 코딩 테스트는 딱 한 번 해봤고 나머지 2번은 손으로 직접 코드를 쓰는 손코딩이었다. 온라인에서 했던 코테는 익숙한 형태이기도 하고 준비도 했었기에 문제의 80프로는 맞췄던 것 같다.

근데 손코딩이 진짜 사람 뒷목 잡게 했다, 소문으로만 들어봤지 내가 격을 줄은 몰랐다. 개발하면서 어느새 자동완성이 손에 익어버린 나에게 가장 큰 난관이었다. 물론 시원하게 말아먹고 광탈했다 부디 다른 분들은 이 부분도 열심히 준비해서 가시기를 바란다.

과제전형에 경우 토스하고 다른 외국계 기업에서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과제 자체는 안어려웠다, 그냥 요구사항대로 구현만 하면 되는거라서 시간만 투자하면 평소 하던 개발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나에게 가장 쥐약이었던 개발 요구사항 문서를 읽고 거기에 맞춰서 만드는게 너무 까다로웠다. 물론 실무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이기에 이런 테스트를 하는 것이겠지만, 너무 까다로워서 문서 읽다가 눈이 빠지는 줄 알았다.

면접

면접은 솔직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원래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성격도 아니고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막히는 파트 없이 대부분 잘 끝냈던 것 같다.

다른 면접 관련 블로그에서도 말하지만 내가 지원한 회사에 제품이나 플랫폼을 써보거나 쓸 수 없다면 (B2B 같은 경우) 적어도 뭐에 쓰는건지는 알고 가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꿀팁이 있다면 면접관 분들을 그냥 개발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와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하니까 긴장도 안되고 잘 풀렸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보통 궁금한거 있거나 마지막으로 할 말 있냐고 거의 90프로 질문할텐데 이 질문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회사에 대한 나의 관심이 이정도다, 나 니네 이정도로 관심 있다고 플러팅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난 이런 사람이야" 라고 마지막 어필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각자 멘트는 준비해 가야겠지만.

취업하고 싶어요

그래도 약 125개 정도 공고를 넣어보니 5월부터 슬슬 1차 서류도 붙고 면접도 보러 다녀왔다. 또 사람인에서 회사에서 나에게 역으로 제안이 오는 경우도 생기고 했지만 정작 최종 합격을 받기는 너무나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시기에 정말 내가 취업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던진 것 같다. 주변에는 하나 둘 취업을 나가는 친구들도 생기는데 또 다시 나만 제자리 라는 불안감에 빠지게 되었다. 물론 사람마다 나아가는 정도나 그 시기가 다르다지만 눈 앞에 현실이 이렇다 보니 불안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노션에 지원 내역을 정리한 건데 지금 다시 보니 정말 많이 지원했구나 싶었다. 기록 못하거나 까먹은 기업들까지 따지면 한 150개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나같은 경우 여러 취업 사이트를 이용했기에 이렇게 한 곳에 정리하는게 관리하기 편했다.

최종 합격

그러던 중 학교로 빅태블릿이라고 하는 회사가 채용 공고를 넣었다. 채용 설명회도 대표님께서 직접 하셨는데 AI를 활용해서 CCTV 영상 딥러닝 관련 산업을 하는 회사라고 들었다.

병특도 되고, 연봉도 좋기도 해서 귀가 솔깃했는데 무엇보다 대구에 회사가 있어서 대구에 사는 나는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아직 규모는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원래 취업을 시작할 때부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같은 작은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딱히 상관 없었다.

그렇게 서류를 넣고 한 달 뒤에 사실 까먹고 있었다 메일로 미팅 요청이 오게 되었고 온라인으로 미팅을 했다. 40분 정도 미팅을 하고 당일에 바로 최종 합격 했다는 소식을 선생님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러고 일주일 뒤에 합격 확인 이메일과 함께 현재는 슬랙에도 초대가 되어서 이제 나도 취업을 해서 사회에 나간다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마무리

내가 과연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이런 내가 취업을 해도 되는걸까 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계속 살아왔는데 이걸로 지난 2년 반 동안의 짐을 덜을 수 있어서 어느 순간 보다 즐겁고 가볍다.

아직 많이 부족한 나를 좋게 봐주시고 뽑아주신 대표님과 계속 응원해주었던 부모님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 회고록은 취업 얘기 위주였기에 아마 자세한 3학년 회고록은 연말에 쓰지 않을까 싶다. 다들 행복한 하루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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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드 개발자, 김건우입니다.

19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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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2일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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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2일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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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2일

축하드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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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4일

축하드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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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4일

축하합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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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27일

최뽀 축하드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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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30일

멋지십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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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30일

와 정말 축하드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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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4일

멋있어요

1개의 답글